제조업체 71% “코로나19로 기업활동에 피해 입었다” ... “1Q 매출감소 전년比 -22% 예상”
全업종, 全지역 체감경기 모두 기준치(100) 이하
정부 정책과제: 금융·세제지원(72%), 기업조사 유예(35%), 조업재개 위한 외교노력(31%) 順
코로나19로 국내 소비와 생산은 물론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2분기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하락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2천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지난 1분기보다 18포인트 하락한 57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의 '55'에 근접한 수치로 낙폭 역시 이 때(-24p) 이후 최대치다.
대한상의 기업경기전망지수는 100이상이면 '이번 분기의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이하이면 그 반대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감염병 확산에 따른 매출 감소와 생산 차질이 자금 회수를 차단해 기업을 극심한 자금 압박에 몰아넣는 실물-금융 간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미국·유럽 등지에서 감염병이 급속도로 퍼지는 등 장기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체감경기의 반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느끼는 피해는 수치로도 입증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활동에 피해를 입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71.3%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내수위축에 따른 매출 감소(70.3%),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른 수출 감소(30.1%), 중국산 부품·자재조달 어려움(29.4%), 방역물품 부족(29.4%), 자금 경색(24.0%), 물류·통관 문제(14.5%) 등을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작년 1분기 실적 대비 올해 1분기 매출액 감소폭’에 대한 예상은 평균 22%로 집계됐다. '과거 경제위기와 비교한 산업현장의 피해 정도'에 대해서는 ‘IMF 외환위기 때와 유사(41.4%)하거나 더 크다(35.6%)’는 응답이 ‘더 적다’(23.0%) 보다 높았다.
또 '금융위기 때와 유사(41.8%)하거나 더 크다(41.4%)'는 응답이 '더 적다'(16.8%)는 답변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이에 따라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체감경기전망은 모두 큰 폭으로 떨어졌다. 2분기 수출기업의 경기전망지수는 63으로 전분기보다 25포인트 하락했으며, 내수부문은 56으로 15포인트 떨어졌다.
지역별 체감경기는 전국의 모든 지역이 기준치를 밑돌았다. 특히, 코로나19로 2월 관광객이 40% 넘게 감소하는 등의 피해를 입은 제주(43)와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이 높은 충남(43), 대구(50), 경북(51)등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감염병 피해가 큰 대구·경북지역에 밀집한 섬유·의류(45), 자동차·부품(51), 기계(59)부문을 중심으로 모든 업종의 체감경기가 기준치를 밑돌았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 과제로는 금융·세제 지원(72%), 공정거래, 세무조사 등 기업조사 유예(35.3%), 조업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31.4%), 내수·관광 회복을 위한 인센티브(28.5%), 서비스·신산업 관련 규제개혁(15.7%) 등을 차례로 답했다.
대한상의 코로나19 대책반장을 맡고 있는 우태희 상근부회장은 "코로나의 경제적 충격이 大-中企, 내수-수출, 금융-실물에 관계없이 매우 광범위하고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장기화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정상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일시적 자금경색으로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일선 창구에서의 자금 집행 모니터링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