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해외 매출액이 국내에 비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매출 100대 기업 중 국내외 분류가 가능한 64개사를 분석한 결과 해외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55.1%)이었다.
한경연은 “주요 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이 5년 전에 비해서도 증가했고 특히 상위 10대 기업, 5대 기업으로 갈수록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매출 상위 10대 기업의 총 매출액은 695.6조원으로 이 중 2/3(65.9%)를 해외에서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 5대 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은 72.9%로 더 높았는데 삼성전자가 86.1%로 국내 비중이 13.9%에 불과했고 기아자동차(66.9%), LG전자(63.5%), 현대자동차(62.0%)의 해외 비중도 모두 60%를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97.9%로 10대 기업 중에서는 해외 비중이 90%를 넘어서는 유일한 기업이었다.
주요 기업 10개 중 6개사는 5년 전에 비해서도 해외 매출 비중이 증가했다. 전체 64개사 중 2014년과 비교 가능한 54개사를 분석한 결과 35개사(64.8%)의 해외 비중이 2014년(41.4%)에 비해 9.2%p 늘어난(50.6%)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매출액 증감을 보면 전체 54개사는 국내 매출액이 3.2%, 해외 매출액이 15.2%가 증가한 반면 해외 매출 비중이 증가한 35개사는 국내 매출액이 1.5% 감소하고 해외 매출액은 42.6%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또 매출액 상위 5대 기업 중 삼성전자는 5년 전과 비교해 여전히 80%대의 해외 매출 비중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도 각각 6.7%p, 4.5%p 늘어 6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 및 국가별로는 전기·전자(82.6%)와 아시아(43.7%)에서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전자업종에 속한 7개 기업 중 SK하이닉스(97.9%), LG디스플레이(93.5%), 삼성전기(89.0%), 삼성전자(86.1%), 삼성SDI(81.5%) 등 5개 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이 80%를 넘었다.
지역별(지역별 분석은 해외 매출 지역을 구분한 57개사를 대상으로 함)로는 아시아에서의 해외 매출 비중이 43.7%로 가장 크고 그 밖에 미주(31.5%), 유럽(18.7%)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요 기업들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벌었지만 국내 법인세수에 대한 기여는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대상 64개 기업 중 2018년 법인세차감전이익이 적자인 기업 등을 제외한 52개사의 2018년 법인세비용은 22.9조원으로 전체 법인세수 70.9조원의 32.3%를 차지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국내 매출 비중이 13.9%, SK하이닉스는 2.1%에 불과하지만 법인세 부담액은 각각 11.6조원, 5.6조원으로 두 기업이 전체 법인세수(70.9조원)의 1/4 가량(24.3%)을 차지했다.

또 2018년 매출액 상위 10대 기업의 전체 법인세비용은 18.9조원으로 2018년 우리나라 일자리 예산(19.2조원, (출처=기획재정부 재정정보공개시스템 ‘열린재정’)과 비슷한 수준이며 현재 6세 미만 모든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지급되고 있는 아동수당(9월부터 만7세 미만 아동으로 대상 확대) 예산(2.2조원, 국비 기준 예산임 (출처=보건복지부 ‘2019년도 보건복지부 소관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개요’))의 8.6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64개사가 근로소득세 과세대상 근로자의 5.6%를 고용하고 해당 근로자들이 근로소득세수 전체의 12.8%를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근로소득세 과세 대상자는 1061.5만명, 이들의 급여총액은 529.2조원이었는데 그 중 64개사의 고용인원이 59.2만명으로 5.6%를 차지하고 급여총액은 49.1조원으로 9.3%를 차지했다.
한경연은 “2017년 법인세 신고 기업이 약 70만개정도임을 감안할 때 전체의 약 만분의 일에 해당하는 기업이 5.6%를 고용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를 토대로 64개사의 근로자들이 납부하는 근로소득세를 추산한 금액이 4.5조원으로 2017년 전체 근로소득세수(35.1조원)의 12.8%에 해당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해외 매출 비중이 2/3수준에 육박하고, 5년 전에 비해서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세수나 고용 등에 기여하는 바가 큰 만큼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법·제도 정비 및 정책 마련 등을 통한 경영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파이낸셜신문=이광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