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 보증잔액 1조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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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잠재력 높은 기업 투자 본래 취지 무색
기보, 보증연계투자 166건 중 20대투자 1건
신보, 2015년 이후 20대 투자 한 건도 없어
지난해 말 기준, 기술신용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의 ‘한계기업’에 대한 보증잔액이 1조원을 넘어서면서 이들 기업의 대출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양 기관의 올해 8월 기준, 총 보증공급 중 만기연장 비중도 80% 이상 되면서 한계기업의 증가를 부추긴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더욱이 기술신용보증기금(이하 기보)의 경우 보증연계투자 건수 166건 중 20대 창업주에게 투자된 건수는 1건에 불과했으며,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의 경우에도 지난해 이후 20대에 투자된 건수는 한 건도 없어 성장잠재력이 높은 기업에 대한 투자가 무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기술신용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에서 각각 제출받은 ‘한계기업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두 기관의 한계기업 보증잔액은 1조1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보가 7,552억원, 신보가 2,548억원이었다.
한계기업에 대한 보증잔액은 매년 늘고 있는데, 2011년말 8,264억원에 비해 약 2천억원이 늘어났다. 한계기업 수도 덩달아 695개에서 981개로 늘어났다.
기보의 경우 한계기업에 대한 기준을 5년 이상 된 기업 중 재무구조가 악화된 기업, 신보의 경우 10년 이상 된 기업 중 재무구조가 악화된 기업이 대상이다. 일단 한계기업의 대상이 되려면 보증기간이 길어야 한다.
제 의원은 “먼저 한계기업과 좀비기업이 될 우려가 있는 기업을 가려낼 수 있는 명확한 기준마련이 선행돼야 하고 이후 신보와 기보가 명확하고 일관된 기준으로 관리하되, 창업기업이나 일시적으로 재무가 어려운 기업의 회생을 위한 정책도 함께 마련해 기업의 재기 지원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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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보와 신보의 보증연장 현황도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8월 현재 총 보증공급 건수 대비 보증연장 건수는 두 기관 모두 80%를 웃돌았다.
기보의 경우 2013년 건수 기준으로 총 보증의 75%가 보증연장이었지만 2016년 현재 82%까지 증가했다. 금액 비중으로는 70%에서 76%까지 증가했다.
신보는 2013년 건수 기준으로 총 보증의 82%가 보증연장 건수였지만 2016년 현재 86%까지 증가했고, 금액 비중으로는 2013년 72%에서 75%까지 증가했다.
제 의원은 “기보의 경우 5년 이상 보증기업의 보증잔액이 10조로 전체 보증금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신보의 경우 5년 이상 보증기업의 보증잔액은 22조로 전체 41조 대비 54%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보 관계자는 “기관의 리스크 관리 상 엄격한 기준을 정했을 뿐이지 자사의 한계기업 기준안에 든 기업이 모두 고사상태에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기보와 신보는 서로 다른 기준으로 한계기업을 정의하고 있지만 명확하게 경영상 위험상태에 빠진 기업을 분류해낼 수 있는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성장잠재력이 높은 비상장 보증기업의 주식 및 전환사채 등 유가증권을 보증기관이 직접 인수하는 ‘보증연계투자’ 또한 당초 취지와는 달리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5년 금융위원회의 업무지침으로 시작된 보증연계투자는 2011년 6월 감사원으로부터 법적 근거가 미약한 사업이라는 지적을 받은 후 1년간 중단됐다가, 관련 법령을 추가하여 2012년 7월, 다시 재개됐다.
제 의원은 “보증연계투자 투자건수 현황을 보면 지난 2005년부터 2016년 8월 현재까지 투자된 총 166건 중 20대 창업주에게 투자된 건수는 1건에 불과했다”면서 “금액으로는 총 투자액 1,893억원 중 20대에게 투자된 금액은 5억원으로 0.2%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법적 근거 미비로 중단된 1년을 제외하고도 근 10년간 유지해온 제도임에도 사실상 총 투자건이 166건 밖에 되지 못해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제 의원은 “박근혜 정부는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창업을 부추기며 ‘창조경제’를 만들어가자고 했지만, 정작 청년들의 창업에 도움이 될 만한 투자제도에 청년들이 배제돼 있다”며 “20대 창업 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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