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랜드그룹, 재무구조 개선 ‘잰걸음’
[이슈]이랜드그룹, 재무구조 개선 ‘잰걸음’
  • 김선재 기자
  • 승인 2016.09.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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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니위니 1조원 매각 계약체결…킴스클럽은 중단”
▲ 이랜드그룹이 지난 1일 자사 의류브랜드 '티니위니(Teenie Weenie)'를 중국의 '브이그라스(V-GRASS)'에 1조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했던 킴스클럽 매각 작업은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 왼쪽은 신동기 CFO, 오른쪽은 이규진 M&A 총괄담당 상무.


이랜드그룹이 자사 의류브랜드 ‘티니위니(Teenie Weenie)’를 중국의 패션업체 ‘브이그라스(V-GRASS)’에 1조원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랜드그룹은 티니위니 매각 이후에도 브이그라스와 협력관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티니위니 외에 매각이 추진됐던 킴스클럽의 매각 작업은 잠정 중단됐다.

이랜드그룹은 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티니위니 중국법인의 디자인 및 영업인력을 포함한 중국 사업권과 글로벌 상표권 등 지분 100%를 브이그라스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티니위니의 중국 사업권 등을 인수하는 브이그라스는 중국 난징에 본사를 둔 고급여성브랜드 기업이다.

본계약은 지난 1일 밤 11시에 체결됐고, 당초 제외됐던 글로벌 상표권(중국 포함 14개국)은 협상 과정에서 매수자 측에서 글로벌 사업을 함께 하고 싶다는 요구사항을 반영해 매각 대상에 포함됐다.

티니위니의 매각은 중국 법인(은영법인)에서 티니위니를 분리해 새로운 법인을 세우고 이를 브이 그래스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또한 이랜드그룹은 티니위니를 넘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 법인에 10% 지분을 투자하기로 했다.

티니위니 매각을 통해 확보된 금액은 이랜드그룹과 중국 법인에 1대3 비율로 유입되는데, 매각법인 지분가치(59억 위안)의 90%에 해당하는 자금이 이랜드그룹으로 들어온다.

이랜드그룹은 매장 이전 등 티니위니 매각과 관련된 남은 절차를 연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현재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속도를 위해 최종 결정하게 됐다”면서 “계약은 올해 안에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티니위니는 1997년 런칭해 2004년 중국에 진출했다. 현재 백화점 및 쇼핑몰에 1,162개 매장 등 1,300개의 직영점을 포함해 총 1,4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중국 내에서 인기 있는 의류브랜드에 속한다. 지난해 직영점을 통해서만 매출 4,218억, 영업이익 1,120억원, 당기순이익 863억원을 올렸다.

이 때문에 이랜드는 당초 매각대금을 1조3,000억~1조5,000억원 정도로 예상했지만, 최종 매각 대금은 1조원으로 결정됐다.

중국 내에서는 외자기업이기 때문에 직접 상장하는데 제약이 있지만, 현지 기업이 인수해 상장을 했을 때 인정받을 수 있는 브랜드의 가치 재고와 중국 패션 시장 내 확고한 입지를 굳힐 수 있다는 계산이 영향을 미쳤다.

이규진 이랜드그룹 M&A 총괄담당 상무는 이날 “시장과의 약속을 지키면서도 향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선에서 최종 협상을 타결하게 됐다”면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딜을 이어갔다면 더울 크게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있지만, 현재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속도를 위해 최종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2013년 기준 400%가 넘는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그룹 내 알짜 의류브랜드인 티니위니에 대한 매각을 진행해왔다.

지난 4월 중국계 투자은행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5월에는 인수금액을 1조원 이상 써 낸 5개 기업을 적격예비후보(숏리스트)해 6~7월 이들에 대한 세부실사를 벌였다.

티니위니 매각이 이랜드 사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 상무는 “이랜드는 매출 1,000억원 이상 브랜드를 8개 가지고 있고, 뉴발란스의 경우 한국과 중국을 합쳐 올해만 1조 정도, 중국만해도 5,000억원”이라며 “티니위니가 전체 볼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지만, 티니위니가 빠져도 전체 패션사업의 볼륨은 2조원 정도가 되기 때문에 사업 전반적인 부분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장 하나에 매출 1,000억원이라고 가정하면, 티니위니 매각으로 4,000억원이 빠졌지만, 올해 7개, 내년 20개 정도로 계획하고 있는 매장 오픈이 이뤄지면 이를 보완하도고 남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룹의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됐던 킴스클럽 매각은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그룹 내 자산매각의 최우선 목적이 재무구조개선이었는데, 킴스클럽 매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재무구조개선 효과가 크지 않을뿐더러 이번에 티니위니 매각 성사로 인해 필요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협상 과정에서 매수자와의 접점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은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

이 상무는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킴스클럽 매각을 진행해왔지만, 매수자의 니즈와 매도자의 니즈가 맞지 않아 추가적으로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매각 철회와 관련한 위약금에 대해 “KKR과 바인딩MOU(구속력이 있는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그 자체가 매각의사결정을 처리하는데 부담이 될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룹의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나머지 자금은 홍대와 합정역, 강남역 일대 보유한 토지를 매각해 확보할 예정이다.

이랜드그룹은 부채비율을 200% 초반으로 낮추기 위해 1조5,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이 상무는 “당초 목표한 부채비율 목표 달성을 위해 홍대역 부지와 합정역, 강남 점프 밀라노 등 3개에 대해 공개 입찰 매각을 진행 중”이라면서 “현재 4차가 진행 중이고 매각을 통해 4,000억원 가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해서 시내면세점 사업을 염두했던 합정역 부지를 매각하기로 하는 만큼 면세점 사업 진출에 대해서는 재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NICE신용평가는 앞서 이랜드그룹의 지주회사인 이랜드월드와 계열사일 이랜드리테일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낮췄고, 이랜드파크에 대해서는 BBB에서 BBB-로 한 단계 강등시켰다.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295.05%인 이랜드그룹은 이번 티니위니 중국 내 사업권 매각으로 부채비율이 200%대 초반에서 100% 후반대까지 떨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4,000억원대 매각이 진행 중인 킴스클럽과 홍대·강남역 일대 토지대금 3,000억원 등을 합하면 부채비율은 100% 중반대까지 내려가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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