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제회의 인프라 경쟁력 ‘열악’
우리나라 국제회의 인프라 경쟁력 ‘열악’
  • 김선재 기자
  • 승인 2016.04.2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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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교통 등 융복합화 통한 질적 개선 필요”
▲ 한국경제연구원은 21일 우리나라의 국제회의 개최 건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인프라 경쟁력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국제경쟁력을 갖춘 국내 유일의 시설인 코엑스(위)의 면적은 2013년 기준 세계 190위에 불과했고, 킨텍스(아래)는 세계 42위에 머물렀다.



우리나라의 국제회의 개최 건수는 증가하고 있는 반면, 인프라 경쟁력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1일 발표한 ‘MICE산업 인프라 구축의 문제점과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나라의 국제회의 개최건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회의장고, 숙박, 교통 등 인프라 시설은 열악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의 경우 2014년 기준 국제회의 개최건수는 249건으로 세계 5위를 기록했다.

MICE산업이란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전시(Event&Exhibition)를 융합한 산업을 뜻하는 개념으로, 산업 자체의 부가가치도 크지만, 행사를 주최하는 단체, 기획사, 개최지, 숙박, 음식점 등 다양한 산업과의 전후방 연계가 가능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 ‘굴뚝 없는 황금 산업’으로 불릴 정도로 부가가치창출이 뛰어난 분야로 주목받는 산업이다.

송용주 연구원은 “국제회의 개최가 가능한 서울시의 컨벤션센터 면적은 7만1,964㎡로 2013년 세계 20위권에 불과하다”이라며 “특히, 컨벤션센터와 호텔, 쇼핑몰 등 부대시설을 완비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국내 유일의 시설인 ‘코엑스(COEX)’의 면적은 4만7,130㎡로 2013년 기준 세계 190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또한 국내 최대 부지를 보유한 ‘킨텍스(KINTEX)’의 전시장 면적은 10만8,483㎡로 지난해 기준 세계 42위 그쳤다”며 “독일의 ‘하노버 메세(46만3,275㎡)’와 ‘프랑크푸르트 메세(36만6,637㎡)’, 이탈리아 ‘피에라 밀라노(34만5,000㎡)’ 등 세계 유명 전시회 개최지에 비해 뒤쳐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중국은 광저우(34만㎡), 충칭(20만4,000㎡), 상하이(20만㎡) 등에 초대형 컨벤션센터를 개장하는 등 MICE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MICE산업 인프라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중국에 수요를 뺏길 우려마저 있다”고 주장했다.

숙박과 교통 인프라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인구 100명당 호텔 객실 수는 우리나라가 0.2개로 조사 대상국 141개국 중 97위에 머물렀다. 또한 항공과 육상 교통 인프라 부문 역시 각각 세계 31위와 21위 수준에 그쳤다.

송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라스베이거스, 싱가포르처럼 대규모 부지에 컨벤션센터, 호텔, 쇼핑몰 등이 들어선 복합리조트가 없어 부가가치 창출이 미흡하다”며 “국내 MICE 인프라를 확충하고 전후방 산업과 연계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컨벤션센터와 주변 관광 인프라의 융복합화를 통한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대표적인 MICE산업도시인 라스베이거스의 경우 매년 세계 가전 박람회(CES)를 개최하고 있는데, 방문객은 17만명을 넘어서며 경제파급효과는 1조원 이상이다.

싱가포르는 2010년 마리나베이샌즈와 리조트월드 센토사를 개장한 후 1년 만에 매출액이 55억 달러를 넘어셨으며 6만명의 고용창출효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서울역 북부, COEX-잠실, 인천 영종도를 중심으로 복합리조트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나, 민자유치 실패와 기관간 이해갈등으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역 북부는 도심 MICE거첨으로서 발전가능성이 높지만, 서울시와 코레일(KORAIL)간의 이해갈등으로 2008년부터 사업이 지연되고 있고, 민자유치에 실패해 향후 구체적인 완공 일정조차 없는 실정이다.

특히, MICE 단지로 성장 잠재력이 큰 코엑스-잠실 지구 역시 서울시와 강남구, 서울시와 기재부 간 의견 차이고 개발이 지연돼 기존 계획보다 늦어진 2023년에야 완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송 연구원은 “현재 지연되고 있는 복합리조트 개발 사업의 민자유치를 유도하려면 강력한 투자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컨벤션센터, 호텔, 쇼핑몰 등은 도심에 토지·건물을 소유하는데 따르는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납부 금액이 크기 때문에 세금을 감면해 투자자의 수익성을 일부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국제회의산업육성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국제회의복합지구를 지정할 수 있게 됐지만, 조세감면 혜택이 누락돼 있고, 부담금 감면과 용적률 완화 혜택이 기존 지구단위계획에서 부여하는 혜택과 크게 다르지 않아 민간의 투자를 유인하기에는 제한이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국제회의복합지구 신청 절차가 기조자치단체 신청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특정 지역을 지정해 전략적으로 지원하기 어렵고, 지정요건 상 기존에 인프라가 일정 수준으로 갖춰진 지역이 대상이 되기 때문에 신규 개발을 장려하는 효과도 없다.

때문에 특히나 공급부족이 심각한 서울시의 전략 지역인 서울역 북부와 코엑스-잠실 지구를 국가에서 국제회의복합지구로 지정해 기관 간 갈등을 해소하고 민간 참여를 활성화하는 등 개발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한경연은 강조했다.

이에 한경연은 현재 국가나 지자체 소유 컨벤션센터에 부여하는 교통유발부담금 50% 감면, 재산세·취득세·등록면허세 비과세 혜택을 민간 컨벤션센터와 숙박, 판매, 공연장 등 부대시설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고, 장기적으로 2025년 GTX 완공에 맞춰 킨텍스-서울역-코엑스를 잇는 ‘K-MICE 벨트(가칭)’를 브랜드화하고 전략적으로 육성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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