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두각시 행장 선임 부끄러운 줄 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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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의 차기 행장으로 박진회 수석부행장이 내정됨에 따라 씨티은행 노동조합이 일제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27일 “꼭두각시 행장 선임 부끄러운 줄 알라”며 “박진회 부행장 행장 내정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박 내정자를 두고 “대기업 영업만을 위주로 수행한 인사로, GCG(소비자금융), CBC(중견기업대출), 리스크(위험)를 담당하는 아드난(리스크관리책임자)조차 컨트롤하지 못 하는 인사다”며 “이런 인사가 무슨 조직의 수장이란 말인가”라는 말로 비난했다.
이어 노조는 “그간 하 행장의 그늘에서 보신주의를 일관하며 조직을 위해 자신의 주장을 펼친 적이 없다”며 “삼성 외상매출채권 사기 사건이 발생했을 때 삼성의 ‘ㅅ’도 꺼내지 못하게 직원들의 입을 틀어막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노동조합이 구상권 행사를 요구하며, 배임에 해당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그 책임자가 바로 박진회 수석부행장이다”며 “소신도, 주장도 없는 사람이 이런 큰 조직의 경영을 맡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조는 박 내정자가 불법적인 영업까지 지시하고 있으며, 국내 정서와 맞지 않는 영업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직원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내정자는 하영구 행장의 뒤를 이어 한국씨티은행을 이끌어 갈 수장으로 거론되고 있고 있다. 그는 27일 오후 6시부터 개최되는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를 통해 차기 행장 후보로 이사회에 추천하며,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승인하면 최종적으로 행장에 임명된다.
행추위에서 후보가 발표되면 하 행장은 인수인계를 마친 뒤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박 내정자는 1984년 한국씨티은행 서울지점에 입행한 뒤 2002년부터 부행장을 역임했으며, 하 행장과 박 부행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 선후배 사이다.
이와 관련, 금융계 일각에서는 박 내정자가 행장이 된다면 하 행장이 상왕 노릇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면 하 행장이 상왕 노릇을 할 가능성은 농후하다”며 “중견기업 대출을 자신의 관할로 가져가서는 은행을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만들어 놓은 사람이다”고 성토했다.
이어 “능력이 없는 사람을 친분이 있다고해서 행장에 앉힌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그가 사퇴한다는 입장을 밝힐 때까지 노조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일침했다.
한편, 씨티은행은 아직 행추위가 개최되지 않았음을 거듭 강조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행추위가 시작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많은 추측과 억측이 난무하고 있는 것 같다”며 “행추위 단독 후보로 나서게 될 것인지도 결정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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