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숙소 임차 보증금 과다 청구…상사 결재 ID·PW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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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공사현장 경리 담당 여직원이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포스코건설은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 하수처리장 공사현장에서 경리업무를 맡은 김모씨(35·여)가 30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내부 감사에서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사실은 연말정산을 위해 포스코건설이 자체 내부 감사를 하던 도중 적발됐다.
지난 2010년에 입사한 김씨는 물품 구매 비용과 공사장의 근로자 숙소 임차보증금, 장비 임대차 비용 등을 과다 청구하는 수법으로 2년여 동안 공사대금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규직인 김씨가 이처럼 거액의 돈을 횡령할 수 있었던 것은 업무의 신속성을 위해 회사간부가 결제시스템 접속권한을 준데서 가능했다.
김씨는 결제 권한이 있는 회사 간부가 업무 처리 편의를 위해 결제시스템 접속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준 것을 악용해 공사대금을 횡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횡령한 돈으로 생활비와 시계와 가방 등 해외 유명 상품 등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건설 감사팀은 지난해 말부터 감사를 진행했으며 김씨의 횡령 동기와 횡령 기간, 횡령자금 사용처 등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고 관련자를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김씨가 횡령한 돈은 공사비가 아닌 회삿돈”이라며 “추가 조사를 하면 횡령액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기는 했지만 공사는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감사결과를 토대로 구체적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모씨가 안양 공사장 외에도 김포, 파주시 등 수천억원대 하수관거 정비 공사현장에서도 비슷한 수법으로 공사대금 100억여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어 횡령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건설업계는 이 같은 대형횡령사고가 발생한 것은 포스코건설의 돈 관리시스템이 그만큼 허술하다는 것을 적실히 드러낸 것으로 내부통제시스템을 강화하지 않으면 이와 같은 대형횡령사고는 또다시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 건설은 경기도 안양시 박달동에 하수처리장을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공원을 조성하는 3000억원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3년 11월 공사를 시작해 2017년 1월 준공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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