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순자산, 처음으로 전체 가구 평균 상회
고령층 자산·소득 구조 반영한 복지·재정·자산 정책 전환 필요
고령층이 단일한 경제적 취약집단 아닌 자산계층과 빈곤층이 공존하는 이질적 집단임을 확인하고, 연령대와 자산 보유 여부에 따라 차별화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이 나왔다.
국회미래연구원은 5일(목) 연구보고서 '고령인구 자산 분포와 불평등 구조의 변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는 한국이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이행하는 가운데, OECD 통계와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통해 고령층의 소득과 자산 구조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 고령층 소득, 전체 가구 대비 빠르게 상승 … 전기·후기 고령자 간 격차 뚜렷
보고서에 따르면, 2012~2024년 동안 고령층의 소득은 전체 가구 소득에 비해 의미 있게 상승하였다. 전체 가구 평균 대비 65세 이상 가구의 소득 비율은 경상소득은 2012년 0.429배에서 2024년 0.609배로, 처분가능소득은 0.454배에서 0.645배로 상승했다. 다만 고령층 내부를 세분하면 전기 고령자(65~74세)와 후기 고령자(75세 이상) 사이에 확연한 격차가 발견된다.
전기 고령자의 경상소득 비율은 2012년 0.517배에서 2024년 0.764배로 상승하여, 전체 가구 평균의 80% 수준까지 따라잡았다. 반면 후기 고령자의 소득은 같은 기간 0.278배에서 0.405배로 상승하긴 했으나, 2024년에도 전체 가구 평균의 40%에 불과해 절대적 저소득 상태가 지속됐다.
보고서는 이러한 결과에 기초해 노후소득보장 정책과 빈곤 대응 전략을 전기와 후기 고령자 집단별로 차별화해야 할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진단했다.
◇ 소득 구성, 근로·재산소득 비중 확대 … 중·상위 분위로 계층 이동 뚜렷
다음으로 보고서는 원천별 소득 구성 분석을 통해 고령층의 소득 구조 변화를 확인했다.
먼저, 65세 이상 가구 소득에서 근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2년 26.3%에서 2024년 32.4%로 증가했으며, 75세 이상에서도 11.7%에서 19.8%로 거의 두 배가 되어 은퇴 연령 이후에도 경제활동이 지속되고 있다.
다음으로, 사업소득 비중의 경우 고령층 전 연령대에서 감소하였는데 이는 자영업 기반의 위축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자산에서 발생하는 재산소득이 확대되었으며 특히 후기 고령자의 재산소득 비중은 17.3%에서 23.1%로 크게 늘었다.
아울러, 이전소득의 경우 국민연금·기초연금 등 제도적 이전소득 규모가 확대됐음에도 다른 소득원의 증가로 인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상대적 비중은 오히려 감소했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고령층의 저소득층 탈출이 뚜렷이 관찰된다. 하위 20%에 속하는 65세 이상 비중이 2012년 58.7%에서 2024년 44.5%로 14.2%p 급감했다.
특히 전기 고령자에서는 1분위 비중이 48.6%에서 29.6%로 19.0%p나 하락하고, 상위 20% 소득에 속하는 비중이 5%에서 10%대로 두 배 이상 상승하여 중상위 소득 구간은 물론 최상위 소득 구간에서도 전기 고령자의 분포가 두터워졌다. 반면 후기 고령자는 2024년에도 64.0%가 하위 20%에 속해 있어 소득 기준 경제적 취약성이 지속되었다.
◇ 부동산·거주주택 보유, 고령층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
자산 분야 분석에서 보고서는 부동산자산 보유가구의 연령 구성이 고령층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전체 부동산 보유 가구 중 65세 이상 가구주 비중은 2012년 23.0%에서 2024년 30.0%로 7.0%p 상승했으며, 55~64세를 포함한 준고령 이상 가구주의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거주주택자산 보유가구에서도 65세 이상 비중이 같은 기간 25.1%에서 32.2%로 확대되었다. 특히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의 부동산 보유 비중이 7.4%에서 12.5%로 5.0%p, 거주주택 보유 비중이 8.3%에서 13.5%로 5.2%p 증가하여 부동산 자산의 고연령층 집중에 후기 고령자의 비중 증가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주택 보유 통계에서도 동일한 변화가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60세 이상 주택 보유 비중은 2015년 약 33%에서 2024년 45% 이상으로 상승해 주택 소유 중심축이 고령층으로 이동했으며, 특히 12억 원 초과 고가주택의 경우 2024년 고령층 비중이 54.2%로 과반을 넘어섰다.
보고서는 고령층이 보유 주택을 매각하기보다 자산 축적·투자 및 상속을 위해 보유하는 경향이 강해, 수명 연장과 초고령화에 따라 주택자산이 장기간 동결되는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 65세 이상 순자산, 처음으로 전체 가구 평균 상회 … 금융자산은 여전히 부족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당 평균 자산 보유액에서도 고령층의 상대적 지위가 빠르게 상승했다. 전체 가구 평균 대비 65세 이상 가구의 순자산 배율은 2012년 0.914에서 2024년 1.038로 13.6% 상승하여 고령층 평균 순자산이 전체 가구 평균을 처음으로 상회하게 됐다. 전기 고령자의 경우 같은 기간 1.074에서 1.176으로 9.5%가, 후기 고령자는 같은 기간 0.636에서 0.856으로 34.6%나 급등하여 후기 고령층의 자산 지위가 크게 개선되었다.
그러나 금융자산의 경우 고령층의 상대적 수준은 여전히 매우 낮다. 65~74세의 전체 가구 대비 고령층 가구의 금융자산 배율은 2012년 0.616에서 2024년 0.807로 상승했으나, 75세 이상은 0.446에 머물렀다.
이는 고령층의 자산이 부동산 중심으로 편중되어 있어, 순자산 지위는 상승했지만 실제 사용 가능한 유동자산은 매우 부족한 '자산은 부유하나 현금은 빈곤한' 상태에 놓해 있음을 보여준다.
◇ 고령층 내부 자산 양극화 … 고자산 소수와 저자산 다수의 공존
보고서는 지난 10여 년간 한국의 자산 구조 변화를 네 가지로 요약했다.
먼저, 자산과 부채가 동시에 팽창하는 부동산·담보대출 중심의 자산 확대 구조가 고착화됐다. 다음으로, 총자산·순자산·금융자산 모두에서 자산 보유의 중심축이 준고령층에서 고령층, 특히 후기 고령자 연령대로 이동하고 있다. 또한, 고령층 내부에서는 중·상위 자산층으로의 상향 이동과 저자산 고착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중구조적 자산 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순자산 분위별 분석에서도 이러한 양극화가 확인된다. 65세 이상 가구 중 순자산 1분위(하위 20%) 비중이 2012년 27.4%에서 2024년 22.8%로 감소하면서 전반적 자산 하한선이 상승한 반면, 후기 고령자 내부에서는 상위 5%와 1% 비중이 각각 2.6%에서 4.6%, 0.9%에서 1.3%로 크게 늘어 전체 평균 비율을 상회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는 후기 고령자 그룹 내에서도 고자산 소수와 저자산 다수가 동시에 존재하는 양극화 구조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소득 중심 지표의 한계 … '자산은 부유, 소득은 빈곤' 고령층 다수 존재
보고서는 소득 중심 분배지표가 갖는 구조적 한계를 함께 지적했다. 한국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2022년 기준 39.7%로 OECD 평균(14.9%)보다 압도적으로 높아 조사 대상 33개국 중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소득 지표는 포착된 소득 흐름만을 반영하기 때문에 고령층이 보유한 주택 등 실물자산의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보고서는 고령층의 빈곤율 지표와 자산 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한국에서는 순자산과 부동산자산으로 평가한 고령층의 실질적인 경제적 계층이 상승하였음에도 통계상으로 빈곤층으로 분류되는 '자산은 많으나 소득은 빈곤한(asset-rich, income-poor)' 고령층이 상당수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소득 중심의 빈곤 지표가 고령층의 실제 경제력을 과소평가하여 정책 대상 선정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자가주택 보유에 따른 간주임대료나 자산의 암묵적 소득을 포함한 실질소득 측정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복지·재정·자산 정책의 재설계 필요
보고서는 이상의 분석을 토대로 정부가 고령층의 자산 구조를 보다 정밀하게 파악하고, 세대 간과 세대 내 불평등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복지, 재정, 자산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복지정책 영역에서는 먼저, 고령층을 전기와 후기 고령자로 명확히 구분하는 정책 프레임을 마련하고, 다음으로, 임대소득, 간주임대료 등을 포함한 실질 소득 측정 체계를 구축하여 빈곤율 측정의 왜곡을 방지하며, 자산 취약 고령층에게는 복지 급여를 집중하고 자산 부유층에게는 자산 활용을 유도하는 이원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자산정책 영역에서는 자산은 많지만 현금 흐름이 부족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주택연금 유인 강화를 제안했다. 가입 대상 가격 상한을 완화하고 실거주 장기 보유자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여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는 한편, 고령층이 중소형 주택이나 공공임대로 이전할 수 있도록 양도소득세 완화 및 연금 전환 프로그램 마련 등 다운사이징 지원을 체계화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보유세의 점진적 강화를 통해 자산의 상속 대기 및 동결 유인을 낮추고, 확보된 재원을 취약 고령층 임대료 지원 및 주택연금 보조금 등으로 환류시켜 자산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초고령사회로의 이행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른 한국에서 고령층 내부의 이질성은 향후 10~20년 동안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며, 현재의 단순 연령 기준 정책으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고령화가 심각한 사회경제적 부담으로 전환되지 않도록 자산 구조에 기반한 정교한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