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구조개혁 촉진”, “노동시장 선진화”, “규제 개선” 필요 90% 이상
경제학자들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평균 1.6%로 정부 예측(1.8%)보다 낮게 보고 있으며, 향후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응답자의 64%가 “상당 기간 경제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가 경제학자들(경제학과 교수 100명, 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실시해 2일 발표한 '최근 경제 상황과 주요 현안 조사' 결과에서 이같이 나타났났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의 우리 산업경쟁력에 대해 “비관적”(56%)이라는 응답이 “낙관적”(9%)에 비해 크게 높게 나타났다.
이 조사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하여 시행(조사기간 : 1월 6일 ~ 1월 17일)했다.
경제학자 100명의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6%로, 정부 전망치(2025년 1월)보다 낮게 나타났다.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정부가 전망한 1.8%보다 낮을 것이라는 응답이 58%로 가장 많았고, 1.8%보다는 높을 것이라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향후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한 설문에서, 우리 경제가 “상당 기간 동안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는 응답이 64%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일정 기간 하락 후 완만한 속도로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응답이 35%였으며, “일정 기간 하락 후 반등해 가파른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응답한 경제학자는 없었다.
업종별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향후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산업경쟁력에 대한 전망에서는 '비관적'이라는 응답이 56%로 가장 많았다. '중립적'이라는 응답은 34%로 나타났으며, '낙관적'이라는 응답은 9%에 불과했다.
1월 출범한 트럼프 정부 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3%가 “美 보호무역 강화 등으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전반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답했다. “미-중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 한-미 협력 강화 등 우리 경제에 전반적으로 긍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응답은 8%에 그쳤다.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저성장 극복을 위한 정책 필요성과 시급성을 평가(10점 척도)한 결과 산업 구조개혁 촉진, 노동시장 선진화, 기업 규제 개선은 필요하다는 응답이 90%를 넘었으며, 시급성이 높다는 응답도 모두 70% 이상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법인세 現 최고세율(24%, 중앙정부 기준)은 더 낮춰야 한다는 응답이 65%로 나타났다. 다만, 응답자 중 34%는 “중장기적으로는 더 인하하되, 당분간은 현행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7%, 지금보다 인상해야 한다는 응답은 8%로 나타났다.
기업 영속성 확보를 위해 상속세 現 최고세율(60%, 최대주주 주식 할증 포함)을 낮추거나 폐지하고 자본이득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응답이 76%로 나타났다. 상속세 최고세율을 '현행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17%, '인상' 응답은 7%로 각각 집계됐다.
탄핵 정국과 여야 대립 등 최근 정치 혼란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단기간 동안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나, 중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57%로 가장 높았다. “단기는 물론, 중장기적으로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도 40%로 나타났으며,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응답은 없었다(0%).
국가재정 운용 기조에 대해서는 “확대가 필요하지만,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는 응답이 40%로 가장 많았다. “재정을 대폭 확대하는 적극적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21%로 “긴축재정이 필요하다”는 응답(7%)보다는 높았다.
환율(원/달러)은 올해 연간 최저 1,364원, 최고 1,512원 범위 내에서 변동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경제학자 대다수가 美 금리인하 속도 조절 같은 요인들로 지금의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올해 연말 기준 韓銀 기준금리(現 3.00%)는 현행보다는 하향 조정될 것(76%)이라는 응답이 많았으나, '2.5% 이상 3.0% 미만 전망'이 65%로 인하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 경제학자가 많았다. '2.5% 미만 전망' 응답은 11%였으며, '3.0% 이상'으로 전망한다는 응답은 24%로 나타났다.
경총 하상우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첨단기술 경쟁 심화, 보호무역 확산, 소비 부진 같은 요인들로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경제학자들도 지금의 경제 상황과 향후 전망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자국 우선의 냉혹한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생존하고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