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에 태어난 X세대 10명 중 6명은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정작 본인의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6일 우리금융그룹은 X세대를 다룬 '2024 우리금융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전국 만 20~69세 1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X세대의 특징과 경제력, 일상, 미래준비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가족(자녀, 부모)에게 경제적인 지원 여부 (단위 : %)
우리금융은 축적된 경험과 경제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X세대의 사회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베이비부머 세대, MZ세대와 비교 분석을 통해 세대간 이해와 공감을 도모하고자 해당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1970년대에 태어난 X세대가 이전 세대와 달리 스스로 개성을 표출하며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을 창조해 트렌드를 이끌며 현재 사회의 주축으로 자리잡은 세대라고 평가했다.
조사 결과, X세대의 월평균소득은 624만원으로 M세대(밀레니엄세대)와 베이비부머세대보다 100만원 이상 많았다. 소비액은 289만원으로 이는 밀레니엄세대보다 70만원, 베이비부머세대보다 49만원 많은 수준이다. 빠듯한 생활에 X세대의 대다수인 90%는 소비를 줄이려고 했고, 심지어 71%는 추가 소득 마련을 위해 노력했다고 응답했다.
보고서는 X세대가 어느새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고 있는 와중에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가족 부양에 대한 책임감으로 정작 본인의 노후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가족에 대한 경제적 지원 여부를 묻는 질문에 '부모와 자녀를 모두 지원한다'는 응답은 X세대가 43%로 M세대(23%), 베이비부머세대(22%)에 비해 가장 높았다. 반면, '부모와 자녀를 모두 지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5%로 M세대(29%), 베이비부머세대(40%)에 비해 가장 낮았다.
등장 당시 기성 세대로부터 도무지 알 수 없는 신인류라 불렸던 X세대도 이제 직장에서는 소위 꼰대 취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세대의 61%, Z세대의 58%S는 X세대인 40~50세대를 직장 내 빌런으로 지목했다. X세대의 55% 또한 '주변에서 나를 꼰대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또, 세대차이를 체감하는 비율도 X세대는 87%를 높은 수치를 보였다. X세대의 두 명 중 한 명은 '젊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고, 특히 부장(55%)과 임원 이상(54%) 관리자들의 응답이 더 높았다.
'나'를 중요하게 여겼던 X세대의 자녀 사랑은 남달랐다. 자산 증여에 대해서는 자녀가 미성년자일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응답이 X세대는 19%로 베이비부머세대 9%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또, 자녀 명의 금융상품 저축률도 X세대 47%, 베이비부머세대 20%로 2.4배 만큼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우리금융지주가 발간하는 첫 번째 금융트렌드 보고서로 X세대를 비롯한 전 세대가 서로를 공감하고 미래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우리금융은 '우리 마음속 첫 번째 금융'이 되어 고객님께 유익한 정보를 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