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글로벌 대표기업 경영실적, 8개 업종 중 반도체 업종 매출 급성장, 철강 업종은 유일하게 매출 감소
국가별 대표기업들의 평균 매출액증가율은 우리나라가 가장 높고, 평균 영업이익률은 미국이 가장 높아
올해 상반기 한·미·일 대표기업들 중 성장세가 가장 높았던 국가는 우리나라였으며, 가장 좋은 실적을 거둔 업종은 반도체로 나타났다. 철강 업종은 8개 업종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22일 '한·미·일 업종별 대표기업 경영실적 비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경총에 따르면 한·미·일 대표기업들의 업종별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은 철강 업종을 제외한 7개 업종의 매출액이 모두 증가(전년동기대비)했으며, 그 중 반도체 업종의 매출액 증가율(81.3%)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작년 상반기에는 반도체(△15.3%), 정유(△8.8%), 철강(△6.2%) 업종의 매출액이 감소했으나, 올해는 8개 업종 중 철강 업종만이 감소(△6.9%)했다.
철강 외 나머지 업종은 상반기 매출이 증가했는데, 특히 반도체(81.3%) 업종의 성장이 두드러졌고, 제약·바이오(19.5%), 인터넷서비스(13.5%)도 매출액 증가가 크게 나타났다.
상반기 한‧미 반도체 업종 대표기업(4개사)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크게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반도체 대표기업 매출액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을 보면, 삼성전자 18.0%, SK하이닉스 132.8%, 인텔 3.6%, 엔비디아 171.0%로 성장했는데 지난해 상반기에는 삼성전자(∆20.2%), SK하이닉스(∆52.3%), 인텔(∆26.8%)은 하락했고, 엔비디아만 38.1% 성장했다.
다만, 2022년 수준을 넘어선 SK하이닉스, 엔비디아와 달리 삼성전자와 인텔은 아직 2022년 상반기 매출액 수준까지 회복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각국 반도체 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올해 상반기 23.0%로 2023년 상반기의 부진(△4.1%)을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한편, 분석대상 국가의 기업은 아니지만,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대만의 TSMC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28.0% 증가, 영업이익률도 42.3%로 높은 수준 유지했다.
유일하게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감소(△6.9%)한 철강 업종의 경우 2021년과 2022년 상반기 매출액은 증가폭이 컸으나 2023년 상반기부터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2023년 상반기부터는 하락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올해 상반기 국가별 대표기업들의 경영실적은 우리나라의 성장세(매출액 증가율)가 가장 높았고, 영업이익률은 미국 대표기업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8개 업종을 기준으로 한 올해 상반기 국가별 대표기업의 경영실적 비교에서는 한국이 평균 매출액 증가율 17.1%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평균 영업이익률에서는 미국이 18.5%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주요업종 전체의 성과를 비교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은 8개 업종, 일본은 6개 업종 평균 경영실적을 분석했는데, 평균 매출액증가율은 ‘우리나라(17.1%) > 미국(14.6%) > 일본(7.1%)’ 순이었고, 평균 영업이익률은 ‘미국(18.5%) > 우리나라(9.5%) > 일본(7.5%)’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매출 성장 면에서 강세를 보였으나, 영업이익률 측면에서는 미국 기업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의 경우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률 모두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일본 대표 기업이 없는 반도체와 인터넷서비스 업종을 제외한 올해 상반기 6개 업종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우리나라가 8.9%로 가장 높았으며 평균 영업이익률은 미국이 14.6%로 가장 높았다.
6개 업종 평균 매출액증가율은 ‘우리나라(8.9%) > 일본(7.1%) > 미국(1.7%)’ 순이었고, 평균 영업이익률은 ‘미국(14.6%) > 일본(7.5%) > 우리나라(7.3%)’ 순이다.
상반기 각국가의 주요 업종별 매출액 증가율은 우리나라는 반도체(75.4%)와 제약·바이오(38.1%) 업종이 매출액 증가율 상위 2개 업종으로 나타났고, 미국에서는 반도체(87.3%)와 인터넷서비스(19.5%) 업종이, 일본에서는 자동차(16.7%)와 제약·바이오(14.6%) 업종이 매출액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매출액 증가율이 가장 낮은 하위 2개 업종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철강(△9.4%)과 통신업(2.1%)이, 미국에서는 철강(△11.9%)과 통신업(0.0%)이, 일본에서는 철강(0.5%)과 유통업(2.6%)이 집계됐다.
유통 업종의 올해 상반기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7.5%로 2023년 상반기(8.4%)보다 낮았는데, 그 중 매출액 상위 2개 기업 중 온라인 기반의 대표기업이 포함된 한국(11.5%)‧미국(8.3%) 유통업은 오프라인 기업만 포함된 일본(2.6%) 유통업보다 성장세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한·미 온·오프라인 중심 유통기업 실적을 보면 쿠팡은 2020년 상반기에 이마트 매출액의 52.6%에 불과했으나 2023년에 이마트 매출액을 추월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이마트 매출액의 140.6%에 달했는데, 이는 2020년 상반기 월마트 매출액의 60.3% 였음에도 아직 월마트 매출액을 추월하지는 못한 아마존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온라인 기반 유통업 약진이 두드러졌음을 보여준다.
경총 하상우 경제조사본부장은 “2024년 상반기에는 반도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선전으로 우리 대표기업들의 성장세가 미국·일본에 비해 눈에 띄게 높았다”며, “고금리‧저성장 기조 장기화, 러우 전쟁‧중동 정세로 인한 불안 등 글로벌 환경 변화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경쟁국 수준의 세제 지원, 규제 완화 등으로 기업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업종은 반도체, 철강, 자동차, 유통, 제약·바이오, 정유, 통신, 인터넷서비스 등 8개업종이다. 기업선정 기준은 ‘2024 Global 포츈 500 List’의 국가별 상위 기업 및 각국 상장회사 중 매출 상위기업(우리나라, 미국 16개 기업·각국 8개 업종별 2개 기업), 일본 12개 기업(반도체, 인터넷서비스 업종 제외한 6개 업종별 2개 기업)으로 총 44개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