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연 "하반기 수출 회복 탄력성 강화 시급하다"
현경연 "하반기 수출 회복 탄력성 강화 시급하다"
  • 임권택 기자
  • 승인 2024.05.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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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 '수출 경기 리질리언스(resilience)의 강화' 발표
한국 경제 수출의존도(상품수출/GDP), 2023년 36.9%
미국과 중국 시장에 대한 수출, 2023년 수출의 42%
"2024년 중 상저하고 경기 흐름 가능성 크지 않다"

한국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수출 경기의 회복탄력성(resilience)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6일 '수출 경기 리질리언스(resilience)의 강화-하반기 수출의 리스크 요인과 전망'에서 "최근 수출 경기는 그동안의 침체를 벗어나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주력 시장과 주력 품목의 수출이 반등하는 모습이지만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예상보다는 수출 경기의 리질리언스(resilience) 강도가 강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수출의존도(상품수출/GDP)는 지난해 현재 36.9%로 2020년 이후 증가 추세에 있으며, 주요국 대비 비교적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IMF-IFS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경제 규모(GDP) 20위권 내 국가군에서, 한국(수출의존도 35.4%)은 네덜란드(81.5%), 스위스(46.8%), 독일(38.2%), 멕시코(37.7%)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수출의존도를 가진다.

또한 한국의 수출의존도는 경제 규모 상위 국가(top 3)인 미국(7.4%), 중국(18.7%), 일본(15.0%)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 증가율은 2023년 10월에 증가세로 전환되어 올해 4월까지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 중이다.

수출 시장별로는 대 미국 수출 경기가 대 중국 수출 경기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하면서 현재 전체 수출 경기를 견인 중이다. 대 미국 수출 증가율은 2023년 8월부터 9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4월 현재 전년동월대비 24.3%를 기록 중이다.

한편, 대 중국 수출 증가율은 2022년 6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19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다가, 2024년 증가세로 전환되어 4월 현재 전년동월대비 9.9%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대부분 수출 품목이 수출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일부 품목은 침체를 지속 중이다. 기저효과(수출 증가율은 1년 전 같은 달 대비 기준으로 작성)의 영향으로 대부분 품목의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됐다. 단,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철강, 이차전지, 전기차 등은 여전히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제공
현대경제연구원 제공

연구원은 수출 경기의 리스크 요인으로 5섯 가지를 꼽았다.

먼저 세계 경제의 저성장 국면 진입으로 한국 수출 확장 속도가 제약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IMF에 따르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2011~19년) 연평균 3.5%에서 이후(2022~29년) 3.2%로 하락하는 추세다. 선진국 경제성장률은 팬데믹 이전(2011~19년) 연평균 1.9%에서 이후(2022~29년) 1.8%로 하락하는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개도국·신흥시장 경제성장률은 같은 기간 4.8%에서 4.1%로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경제가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한다는 것은 글로벌 교역도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한다는 말과 동일하기 때문에, 향후 한국의 수출 증가 속도를 코로나 이전의 높은 수준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는 의미이다.

다음으로 세계 경제의 저성장 국면이 전개되는 가운데,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교역에 따른 부가가치 창출력마저 크게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경제 전반이 성장하는 데에, 교역이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세계 교역탄성치는 2023년 1.3p에서 2024년 0.9p 그리고 2025년에 0.7p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세계 교역 탄성치가 급격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보호무역주의의 대두로 한국 수출의 확장이 당분간 크게 제약받을 우려가 존재한다.

또한 우리 수출의 약 42%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 경제의 방향성에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우리 수출 전체에서 차지하는 미·중 시장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 경제의 향방이 우리 수출 경기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다.

미국과 중국 시장에 대한 수출은 2023년 기준으로 전체 수출의 42%이며,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23.7%(중국 본토 19.7%, 홍콩 4.0%), 대 미국 수출 비중은 18.3%에 달한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교역 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최근 이스라엘을 둘러싼 중동 지역의 갈등이 완화되는 분위기이기는 하지만, 우발적 사건의 발생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하고 그 경우 원유 생산과 수송의 차질로 재차 ‘오일 쇼크’가 나타날 여지가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간 교전, 예멘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 이스라엘-이란 간 갈등 등의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중동 지역의 정세가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한편,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의 하향 안정화가 이어지고 있으나, 생산 여력이 시장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려운 불안정한 수급 상황이기 때문에, 이상기후나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다시 급등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중국에 대한 디리스킹을 꼽았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견제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어, 우리의 직접적인 대중 수출 위축과 미·중 갈등에 따른 세계 교역 침체를 경유한 간접적 수출 경기 둔화 압력이 증폭 중이다.

우선 트럼프 노믹스 2.0의 가능성과 미·중 2차 관세전쟁에 따른 세계 교역의 위축을 우려했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트럼프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중국에 대해 수입관세율을 60%까지 높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는 2018년 대중국 수입관세율을 평균 3% 수준에서 2019년 21%까지 높였었는데, 당시 세계 경제성장률은 2017년 3.8%에서 2019년 2.8%로 하락했으며, 세계 교역증가율도 같은 기간 5.6%에서 1.2%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당시 한국의 전체 수출 증가율은 2017년 15.8%에서 2019년 -10.4%로, 대 중국 수출 증가율은 같은 기간 14.2%에서 -16.0%로 급락했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규제 강도도 경쟁적으로 높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미·중 간의 관세전쟁에 따른 글로벌 교역 침체가 예상보다 이른 시간에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의 4배인 100%로 올리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중국은 수입차(대형 배기량 엔진)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올해 수출 경기는 작년의 침체를 벗어나는 국면에 위치할 것이나, 하반기 수출 회복의 강도는 기대만큼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2024년 중 상저하고의 경기 흐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햇다.

그러면서 최근의 수출 경기 및 예상되는 리스크 요인들은 지난 1월 전망 시점에서의 전제 조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연간으로 수출 증가율은 2023년 -7.5%에서 2024년 9.3%(1월 현대경제연구원 경제 전망 유지)로 예상했다.

다만, 언급된 수출 경기 리스크 요인들의 발현 여부에 따라 수출 경기의 리질리언스(resilience) 강도에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했다. 우선 낙관적 시나리오(12월 638억 달러 - 기존 월간 최대치 추세 가정)의 경우 대체로 월간 두 자릿수 증가율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립적 시나리오(12월 600억 달러 – 추세순환 최대치 추세 가정)의 경우, 9월부터 수출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관적 시나리오(현 추세치 575억 달러 유지)의 경우 12월 중 마이너스 성장까지도 가능하다.

이에 연구원은 한국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수출 경기의 리질리언스(resilience) 강화를 위해 회복 강도의 강화를 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다음으로, 미국의 정치 불안정성에 따른 포퓰리즘 확산이 가져올 시장의 규제 강도 변화와 미·중 갈등 격화에 따른 시장분절화(경제블록화) 심화 가능성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수출 경기의 회복 강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수출 회복세가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응하여 내수 부문의 경기 안전판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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