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금융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됐으나, 정작 이에 대한 재무적 성과는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금융회사들이 한 번의 완벽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formation, DT)을 추구하기보다는 고객 참여 기반의 반복적인 개선 전략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디지털 전환에서 기대했던 재무적 성과 달성 정도
11일 연구소가 발표한 '디지털 전환, 완벽함보다 반복적인 개선'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비대면 니즈가 증대되면서 비즈니스 운영에서 디지털 도입 정도는 약 7년 가속화됐으나, DT로 기대했던 재무적 성과를 달성한 정도는 약 25~31%에 불과하다. 더욱이 사용자 경험 개선 프로젝트 중 79%는 실패하거나 미뤄졌다.
보고서는 특히 전통적 금융회사들의 경우, DT에 민첩하게 반응하면서도 기존의 안정성과 신뢰도, 규정 수준 등을 유지하기 위해 한 번에 많은 일을 빠르게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보고서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재무적 성과를 높인 기업은 고객의 니즈가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점에서 ‘고객 참여’를 중시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더불어 ‘한 번에 완벽한 전환’보다 ‘빠르게 출시 후 반복적으로 개선’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주장도 함께 언급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이미 DT 과정 중 다양한 형태로 주기적 개선을 수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일례로 미국의 상업은행 U.S. Bank는 고객이 참여해 피드백하고, 반복적으로 개선하는 과정을 통해 DT를 추진하는 '고객 공동 개발(customer co-creation)' 과정을 적극 활용했고, 그 결과 9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던 작업을 단 몇 주 만에 해결한 바 있다.
또, BofA(Bank of America)는 고객 활동을 측정한 뒤, 불만 사항을 종합해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 AI 챗봇인 Erica를 통해 개인화를 위한 고객 상호작용 데이터를 수집해 주기적으로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금융회사도 DT 과정에서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Agile 조직, BaaS, 코어 뱅킹의 클라우드 전환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하거나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보고서는 해외 사례에 비춰봤을 때, DT로 기대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고객 참여와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 등에도 함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비스 제공 이후 고객 피드백 반영, 제공된 서비스의 추가적인 기능적 발전 등 반복적인 개선 과정이 DT의 긍정적 성과 달성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근거를 제시했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