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회장 "232조가 세계 기업과 소비자에 엄청난 손실 초래했다" 평가
미국 의회에서 무역확장법 232조 개정 논의가 재점화된 가운데,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6일 무역확장법 232조의 개정을 위한 ‘무역보안법(Trade Security Act)’을 대표발의한 美 상원 롭 포트먼 의원(공화당)과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당) 등에게 서한을 보내 환영과 지지의 뜻을 전달했다.
허 회장은 서한을 통해 “미국과 굳건한 경제동맹국들이 美 무역확장법 232조가 세계의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엄청난 손실을 미치는 것을 보아왔다”고 평가하는 한편, “이러한 시점에서 개정안을 마련한 美 의회의 노력이 매우 시의적절하다”며 감사를 표했다.
美 무역확장법 232조는 지난 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재에 관하여 부과한 수입규제 행정 명령의 근거가 된 법으로, 특정 수입 품목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해가 된다고 판단될 경우 美 대통령의 수입량 제한, 관세부과 권한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후 美 상무부가 동 조항을 근거로 자동차 대상의 25% 고율 관세 부과를 검토하는 등, 미국의 보호무역 통상 기조의 근거로 작용되어왔다.
이에 미국은 물론 한국을 포함한 관세 부과 대상국의 관련 업계와 기업들은 무역확장법 232조의 개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전경련은 최초로 232조 에 따른 행정명령이 본격화된 ‘18년 당시 미 의회와 행정부 유력 인사를 대상으로 철강 수입 제재 대상국 중 한국을 제외해줄 것을 요청한 이래, 2019년에는 美 상‧하원 지도부에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수입 자동차‧부품 관세부과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개 서한을 발송했다.
작년 11월 개최한 제32차 한미재계회의에서 미국상공회의소(US Chamber of Commerce)와 무역확장법 232조 개정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채택했다. 올해 1월 허창수 전경련 회장 명의로 제117대 美 하원 한국계 의원에게 보낸 당선 축하 서한에도 232조 개정을 위한 美 의회의 관심을 당부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이번 서한 역시 전경련이 그동안 대미채널을 통해 무역확장법 232조와 관련한 한국 경제계의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해 왔던 것의 연장선” 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실장은 “국가간 통상 문제와 관련해 민관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바이든 신정부 내 무역확장법 232조 개정 가능성이 주목을 받는 지금, 양국 경제계의 숙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우리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의된 개정 법안인 무역보안법(Trade Security Act)에는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결정과 절차에 있어 의회의 권한을 확대하여, 232조에 대한 美 대통령의 행정권을 견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롭 포트먼 상원의원측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에는 특정 수입 품목으로 인해 국가 안보의 위협이 있는지 여부를 美 상무부가 아닌 국방부가 판단하도록 하고, 232조 적용 과정을 美 국방부의 조사(investigation) 단계 - 美 상무부의 무역 구제(remedy) 단계로 나누어 담당기관을 이원화 하며, 현재로서는 원유(oil)에만 해당되는 의회의 불복 의결 품목을 전반적으로 확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번 법안 발의에는 美 공화당 의원 5인, 민주당 의원 2인 등 총 7명의 의원들이 참여했다.
‘무역보안법(Trade Security Act)’ 발의에 참여한 美의원들은 롭 포트먼(공, 오하이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 캘리포니아), 조니 에른스트(공, 아이오와), 키어스틴 시너마(민, 애리조나), 뎁 피셔 (공, 네브라스카), 로저 위커 (공, 미시시피), 토드 영(공, 인디애나) 등이다.
이번 개정안에 대하여 美 경제계도 환영하는 뜻을 밝혔다. 지난 3월 23일 美 장비제조업협회는 데니스 슬레이터 장비제조업협회 회장 명의의 환영 성명에서 “무역확장법 232조 개정은 대통령과 의회가 국가 안보에 대한 진정한 위협에 대응하도록 하며, 법령의 본래 취지와도 더 잘 부합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허 회장은 이번 서한에서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양당 상원의원들의 지역구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투자에 대해 언급하며, 美 의원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공화당 롭 포트먼 의원의 지역구인 오하이오주에는 지난 2019년부터 2022년 가동을 목표로 2조7천억원 규모의 LG에너지솔루션-美 GM사 합작공장이 설립되고 있다. 민주당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 지역구인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농심이 올해 내 양산을 목표로 2억달러(약 2,400억원) 규모의 북미 제2공장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