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 거부 직원 ‘화장실 근무’…고용부 제재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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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부당해고에 법의 도움을 받아 복직한 직원들을 비인격적으로 대우한 기업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제재에 나섰다.
고용부는 희망퇴직을 거부한 직원들을 화장실 앞에서 근무하도록 조치한 철강회사 ‘휴스틸’에 대해 특별 근로감독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고용부에 따르면 휴스틸은 지난해 10월 회사 사정이 어렵다면서 과장 및 대리급 직원 98명에게 희망퇴직 명목으로 사직서 제출을 요구했고 87명으로부터 사직서를 받았다. 이중 10명은 다음 달 사직서가 수리돼 해고됐다.
이후 해고된 직원 10명 중 3명은 “명목상 희망퇴직이었지만, 실제로는 직원들에게 사직원 제출을 강요한 부당 해고였다”면서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달 이를 받아들여 복직 결정이 내려졌다.
중앙노동위의 복직 결정 이후 이들 3명은 회사에 복직했지만, 그들의 자리는 사무실이 아닌 화장실 앞이었다. 이들 중에는 회사에 30년 동안 다닌 부장급 직원, 15년차 과장급 직원도 있었다.
휴스틸은 이들의 책상을 화장실 앞에 배치하고 컴퓨터와 전화도 주지 않은 채 그냥 앞만 바라보고 있도록 했다.
이들은 노동청에 신고를 해서 하루 만에 화장실 근무에서 벗어났지만 옮겨진 자리는 사무실이 아닌 회의실 안. 역시 전화나 컴퓨터는 지급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휴스틸에 대해 특별 근로감독을 실시하기로 했다.
김주택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 사무관은 “사실관계 확인 후 부당한 조치가 이뤄진 것이 확인되면 노동관계법 전반에 걸쳐 감독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휴스틸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복직자들에 화장실 앞 근무를 하게 한 것은 잘못이지만 이후 바로 원직 복직이 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는 것이다.
휴스틸 관계자는 “복직자들이 근무수칙에 서명을 거부하는 등 회사와 대립각을 세우려고 하는 부분이 있어 좀 예민하게 대응한 것은 사실”이라며 화장실 앞 근무를 인정하면서도 “이후 이들이 원직에 복직하거나 해고 전 했던 업무와 같은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조치했고, 회사에서도 이같이 조치한 인사팀장에 대해 징계를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는 “복직자 3명 중 근무수칙에 서명한 남자 대리·과장급 직원은 바로 원직에 복직됐다”며 “나머지 두 사람은 근무수칙 서명을 거부해 4월 29일 하루만 화장실 앞에 자리를 배치하고 외부 방문객 관리 업무를 부여했었지만, 이후 강남시 근로감독관의 시정조치 지시를 받고 5월 2일부터 사무실에서 일할 수 있도록 발령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노동위원회에서도 과장급 남녀 직원에 대해서는 원직복직 이행이 완료된 것으로 처리돼 5월 10일자로 사건을 종결시켰다”고 덧붙였다.
여자 과장급 직원은 해고 전 당진공장에서 법무·보험 관련 업무를 했었는데, 5월 3일 13시부로 인사팀에서 법무·보험 업무를 하고 있다고 한다.
부장급 남자 직원에 대해서는 “복직을 위해 5월 16일부로 원래 없던 대구공장 부공장장 자리까지 만들어서 23일부터 그쪽으로 출근하라고 했는데, 부당발령이라면서 끝까지 퇴직 전에 일했던 대불공장 관리팀장 자리를 고집하며 회의실에서 버티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해당 직원이 퇴직한 것은 6~7개월 전이러서 당시 공석이었던 자리는 이미 대체 인원이 차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퇴직 전 업무와 비슷하고 인원 추가 요구가 있었던 대불공장에 자리를 만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다른 복직자분들은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치가 완료된 것으로 처리됐지만, 이분만 원직 복직 조치가 미흡한 것으로 처리돼 과징금 700만원이 부과됐다”고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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