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에 처한 웅진그룹 계열 극동건설과 웅진홀딩스가 잇따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극동건설은 그제(24일) 만기도래한 어음 150억 원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낸 데 이어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과 만기 연장협상을 벌였지만 실패했다.
최대 주주로서 1조 839억 원 상당의 연대보증 부담을 진 웅진홀딩스도 연쇄 도산을 염려해 곧바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시공순위 38위 극동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6016억 3700만 원을 기록했다.
극동건설은 그제(24일) 만기도래한 어음 150억 원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낸 데 이어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과 만기 연장협상을 벌였지만 실패했다.
최대 주주로서 1조 839억 원 상당의 연대보증 부담을 진 웅진홀딩스도 연쇄 도산을 염려해 곧바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시공순위 38위 극동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6016억 3700만 원을 기록했다.
웅진그룹, 불황 파고 못 넘고 좌초 |
웅진출판이 모태..창립 32년만에 최대 위기,극동건설 인수 후 자금난으로 그룹 와해 위기를 맞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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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매출액 15조원, 영업익 2조원 달성하겠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지난 2010년 창립 30주년을 맞아 밝혔던 포부다. 한때 수처리와 태양광 사업 분야에서 ’세계 1위’를 꿈꾸던 웅진그룹은 관련 사업체들을 잇달아 인수하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무리한 인수합병(M&A)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던 경기불황의 파도를 넘지 못하고 26일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좌초하게 됐다. 웅진그룹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팔던 세일즈맨 윤 회장이 1980년 자본금 7천만원과 직원 7명으로 세운 웅진출판(현 웅진씽크빅)이 모태가 됐다. 책 방문판매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1988년 웅진식품, 1989년 웅진코웨이를 잇달아 세운 윤 회장은 32년만에 웅진그룹을 재계 서열 32위로 키워냈다. 지난해 기준 총자산 규모 8조8천억원, 매출액 6조1천500억원에 직원수는 4만5천명이며, 교육출판, 환경생활, 태양광 등 8개 사업군에 웅진홀딩스, 웅진코웨이, 웅진에너지, 웅진씽크빅, 웅진케미컬 등 상장사 5곳을 포함해 14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신제품 개발과 경영혁신으로 버텨냈다. 당시 코리아나화장품을 매각하고 웅진코웨이는 렌탈 사업방식을 처음 도입했다. 그 뒤 건설업과 금융업 진출을 시도하던 웅진그룹은 2003년 쌍용화재 인수를 협상 끝에 포기하고 대우건설, 벽산건설, 동아건설 인수전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그러다 2007년 극동건설을 인수하고 2008년 새한(현 웅진케미컬)을 인수하면서 태양광 사업에까지 발을 뻗었으며, 2010년에는 서울저축은행까지 사들였다. 거칠 것 없이 질주하던 웅진그룹의 발목을 잡은 것은 건설경기 악화 등 불황이었다. 2009년 2천789억원까지 늘어났던 당기순이익은 영업악화와 대출이자 증가로 지난해 410억원으로 급감했다. 무리한 인수합병(M&A) 후유증으로 자금난을 겪던 웅진그룹은 결국 지난 2월 그룹 내 현금창출력 1위로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온 웅진코웨이를 매각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우여곡절 끝에 웅진코웨이는 지난달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1조2천억원에 매각이 결정됐다. 매각대금이 들어오면 자금난을 해소하고 그룹 경영을 정상화할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결국 유동성난을 이기지 못하고 극동건설이 1차 부도를 내자 연쇄도산을 우려한 웅진홀딩스마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로 인해 돌파구로 여겨졌던 웅진코웨이 매각 작업마저 전면 중단돼 웅진그룹의 회생 여부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극동건설 인수 이후 자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웅진그룹은 26일 그룹 지주사인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동반 법정관리 신청으로 그룹 전체가 와해될 수도 있는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웅진홀딩스는 2007년 8월 론스타로부터 당시 업계가 예상한 3천억 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6천600억 원을 주고 극동건설을 인수했다. 출판·환경 가전·식품 등이었던 주력 사업에 건설 부문을 추가해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었다. 특히 계열사인 웅진코웨이의 정수기·공기 청정기·비데 사업, 뷔셀의 주방 가구 부문 등 사업 영역 전반에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자 극동건설의 실적이 나빠졌고 웅진홀딩스의 경영 사정도 악화하기 시작했다. 웅진홀딩스는 그동안 극동건설의 회생을 위해 유상증자로 마련한 1천억 원을 포함해 지금까지 4천400억 원을 직접 지원했다. 지난달에는 '알짜 계열사'인 웅진코웨이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1조2천억 원에 매각해 극동건설 인수로 인한 자금난을 해소하기로 결정했다. 이때만 해도 매각 대금을 이달 안에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급한 불은 어느 정도 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극동건설의 법정관리 신청과 이로 말미암은 지급보증 압박이 예상되면서 결국 웅진홀딩스는 26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게 됐다. 웅진폴리실리콘과 웅진에너지 등을 통해 추진하던 태양광 사업도 시장 환경이 악화, 웅진홀딩스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웅진홀딩스는 그룹 구조조정 차원에서 웅진폴리실리콘의 매각을 검토 중이다. 웅진홀딩스의 한 관계자는 "웅진코웨이 등 우량 자회사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기업회생 신청을 결정했다"며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웅진홀딩스의 대표이사가 된 것도 책임 경영을 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웅진홀딩스의 기업회생 신청으로 웅진코웨이의 매각 작업도 중단됐다. 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자산이 동결되고 채권·채무 행위가 중단된다. 자산 매각 계획은 법원의 계획안에 따라 재조정된다. 웅진코웨이는 사명 변경 등을 위해 27일 열려던 임시 주주총회를 11월9일로 연기했다. 웅진코웨이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투명 경영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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