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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은 빚에 허덕이는 금호산업의 채무변재이익이 계획했던 것보다 줄어들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더 나아가 주가가 2만원대 후반을 찍으로면 자본잠식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어 경영 정상화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채권단은 금호산업 지분 일부를 대량매매 방식으로 시장에서 내다파는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공정위는 아시아나항공의 금호산업에 대한 출자전환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대물변제에 해당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790억 원대 금호산업 기업어음을 주식으로 바꾼 행위는 지배구조와 무관한 ‘빚 정리’로 간주된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은 채권단의 애초 계획대로 구조조정을 실행해 자본 잠식과 상장 폐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금호산업 주식이 연일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 발목을 잡았다. 공정위 발표 전부터 금호산업이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문제는 금호산업이 가지고 있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채무다. 채권단은 금호산업 사업장에 PF로 받은 채무 중 1조원 정도를 금호산업이 갚아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가 오르면 그만큼 채무면제 이익이 줄어 빚에 허억이는 금호산업이 자본잠식상태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채권단이 금호산업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때만 해도 금호산업의 주가를 1만570원, PF보증채무 출자전환 가격을 주당 20만원 선에서 정했다.
이 경우 1주당 채무면제 이익이 18만9천430원이 생긴다. 하지만 주가는 지난 7월 18일 1만1천700원에서 추석 연휴 전날인 지난 18일 2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40% 가까운 급등세로, 벌써 채무면제이익이 1주당 9천100원이 줄었다.
특히 채권단은 자본잠식이 50% 이상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연말사업보고서 발표시 자본 잠식률이 50%를 넘어가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현재 금호산업의 주가가 연말 2만8천200원을 초과하면 채무면제 이익 감소로 금호산업의 자본잠식률은 50%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정상적인 경영정상화가 어렵다는 것이 채권단의 판단이다.
한편 공정위의 최종 결정은 추석 이후에나 나올 예정으로, 업계는 공정위가 이번에 내린 결론이 번복될 가능성이 있어 더 지켜봐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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