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외환위기 수준에 맞먹는 충격…민간소비 -6.4%로 코로나19 영향에 소비 급감 원인
자동차, 기계류, 화학제품 수출 감소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로 수출 -2% 감소에 그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 GDI(국내총소득)도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치'에 따르면, 국내 실질 GDP는 전기대비 1.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질 GDI도 0.6% 감소했다.
GDP 성장률 -1.4%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난 2008년 4분기 GDP 성장률 -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에도 불구하고 2009년 3분기 0.9% 이후 10년 반만에 가장 낮은 수치인 셈이다.
GDP 항목별로 보면, 정부소비, 건설 및 설비 투자의 증가폭이 둔화된 가운데, 민간소비와 수출이 감소로 전환됐다. 민간소비는 재화(승용차, 의류 등)와 서비스(음식숙박, 오락문화 등)가 모두 줄어 6.4% 감소했다.
소비자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의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과 권고에 의해 외출을 스스로 제한하면서 소비 감소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을 중심으로 0.9% 증가했으며,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1.3%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운송장비가 늘어 0.2% 높아졌다.
정부소비는 작년 4분기 증가율이 2.5%를 기록했기 때문에 올해 1분기엔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정부가 예산을 조기 집행하면서 오히려 증가로 돌아섰다.
자동차, 기계류, 화학제품 등 수출이 크게 감소했지만, 반도체 수출이 호조세를 유지한 덕분에 -2% 하락에 그쳤다. 수입은 원유와 자동차 등이 줄면서 4.1%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 수입 감소는 지난해 부터 이어지고 있는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영향에 따른 일본 브랜드 자동차 수입 감소 때문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경제활동 별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모두 감소로 전환했다. 서비스업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민간 소비 감소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다.
제조업은 반도체가 늘었으나, 운송장비, 1차금속제품 등이 줄어 1.8% 감소했으며,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6.5%), 운수업(-12.6%), 문화 및 기타서비스(-6.2%) 등을 중심으로 2.0% 감소했다.
1분기 실질 GDI는 전기 대비 0.6% 감소했지만,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실질 GDP 감소폭을 상회했다.
한편, 글로벌 IB(투자은행)들은 글로벌 코로나19 충격과 경기위축을 이유로 올 한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기존 전망치에서 내리고 있다. ADB(아시아개발은행)은 기존 전망에서 1.0%p 낮춘 1.3%로 제시했으며, 바클레이즈와 JP모건은 0.8%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0.7%, 크레디트스위스는 0.3%로 크게 낮춰 잡고 있으며, 시티 1.0%, UBS 1.5%로 전망했다. 노무라는 1.4%로 내다봤으나, 코로나19 영향이 확대될 경우 -5.5%에서 최대 -12.2%까지 급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