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회사들이 임베디드 금융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IT 투자와 비금융회사와의 제휴 및 지분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금융회사의 임베디드 금융 활용법'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금융회사들이 비금융회사와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ace)의 형태로 전략적 협력에 나서는 경우가 확대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임베디드 금융이란 비(非)금융사가 본업을 수행하면서도 자사 플랫폼을 통해 금융 기능을 내재화하여 금융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를 말한다.
임베디드 금융은 소프트웨어 플랫폼, 마켓플레이스, 소매업체 등 비금융사와 제휴를 통해 금융사가 낮은 비용으로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고객 관계가 B2C에서 B2B2B, B2B2C 등으로의 복잡화, 고객과의 직접 관계 포기에 따른 리스크 관리의 어려움, 비금융사에 의한 시장잠식 등 문제점도 함께 뒤따른다.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회사 규모, 채널 및 고객 기간·상품 포트폴리오 등에 따라 임베디드 금융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지역 또는 특정 부문에 한정된 은행의 경우, 임베디드 금융을 통해 시장 확장이 가능하다. 대표적 사례로 미국 북동부 지역 은행인 Citizens Bank가 애플의 구매자금 조달을 위한 할부대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대출 기반을 미국 전역으로 확대한 바 있다.
상품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어 있는 대형은행은 임베디드 금융을 활용함으로써 더 촘촘하게 상품을 구색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일례로 홍콩상하이은행(Hongkong and Shanghai Banking Corporation, HSBC)는 B2B 핀테크 플랫폼 Tradeshift 및 디지털 물류회사인 FrightAmigo와의 제휴를 통해 무역금융에서의 틈새시장까지 확보하는 등 경쟁력을 더욱 강화했다.
금융사가 비금융사를 인수하거나 구축해 임베디드 금융을 내재화할 수도 있다. 미국의 M&T Bank는 변호사가 고객의 자금을 추적·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소프트웨어 'Nota'를 직접 개발했고, 변호사 협회와 제휴해 해당 소프트웨어를 변호사에게 배포한 사례가 있다.
보고서는 글로벌 은행들이 임베디드 금융을 발전시켜 디지털화(化)가 어려운 기업금융 부문에 비금융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등 기업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대형은행 중 하나인 Santander 은행은 수출입금융플랫폼을 구축해 무역금융에서 경쟁력을 확대하고 영국의 NatWest는 소기업 전문플랫폼인 Mettele을 별도로 독립법인화해 운영 중이다.
일본의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SMFG)은 비금융회사와의 제휴뿐만 아니라 비금융자회사를 설립해 데이터관리, 인사, 마케팅, CRM, 보안, 문서관리, 기업컨설팅 등 종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디지털플랫폼인 Plaritown을 별도 법인으로 설립해 그룹 내 비금융자회사와 외부 제휴 비금융회사를 기업에게 연결해 디지털전환 지원과 비금융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보고서는 국내 금융회사들이 비금융사 역량을 자사 플랫폼으로 확장시키는 등 임베디드 금융을 활용함으로써 복합적인 금융·비금융서비스 제공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
은행 유형에 따른 임베디드 금융 형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