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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이어지는 BMW 화재…'EGR'만 교체하면 끝일까?

황병우 기자 | 기사입력 2018/08/02 [15:49]

연일 이어지는 BMW 화재…'EGR'만 교체하면 끝일까?

황병우 기자 | 입력 : 2018/08/02 [15:49]

수입차 사상 최대, BMW 10만6천여대 자발적 리콜…"내차에서도 불?" 불안한 소비자들 집단소송도 불사

 

▲ 2일 오전 11시 47분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흥호리 영동고속도로 강릉방면 104㎞ 지점에서 리콜(시정명령) 조치에 들어간 차종과 같은 모델인 BMW 520d 승용차에서 또 불이 났다. (사진=강원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올해 들어 주행 중인 BMW 차량에서 27건의 화재가 발생해, BMW가 자발적인 리콜을 결정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쉽사리 가시지 않고 있다.

 

BMW코리아는 지난달 26일 최근 엔진과 관련해서 화재사고가 우려되는 BMW 차량 10만 6000여대에 대해 자발적인 리콜을 밝혔다. 

 

뒤이어 이달 1일에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4일 까지 실시 중인 안전진단 기간 중에는 전국 주요 렌터카 업체들과 협의해 무상으로 렌터카를 제공하겠다고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다.

 

이번 자발적 리콜 대상이 되는 BMW 차량은 520d 등 총 42개 차종 10만6317대로, 화재 사고가 집중 발생한 520d는 3만5115대, 320d는 1만4108대, 520d x드라이브는 1만2377대다.

 

5시리즈와 3시리즈 뿐만 아니라 1시리즈, 4시리즈, 6시리즈, 7시리즈 등의 일부 모델들도 이번 리콜에 해당하며, 공교롭게도 디젤 엔진 모델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업계에 따르면, BMW가 공식적으로 밝힌 차량 화재의 원인은 디젤 엔진에 탑재된 부품인 EGR(배기가스 재순환 장치)의 결함이다.

 

EGR은 디젤 자동차의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배기가스의 일부를 흡기다기관으로 재순환시키는 장치다.

 

엔진에서 발생한 고온의 배기가스는 곧바로 배출하지 않고 EGR 쿨러(냉각기)를 거쳐 식힌 뒤 엔진에서 재연소해 유해물질을 줄이는 과정을 거친다.

 

리콜 대상이 된 BMW 차량의 경우 EGR 쿨러와 배기가스 양을 조절하는 EGR 밸브가 오작동해 제대로 식지 않은 고온의 배기가스가 흡기다기관으로 다량 유입되면서 구멍이 나고, EGR 파이프에 껴있는 침전물에 불이 붙어 엔진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EGR이 국내 판매 차량뿐만 아니라 전 세계 대다수의 디젤 차량에 장착된 부품인데도 해외에서는 EGR이 원인인 화재 사고가 보고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일부 자동차 전문가들은 국내 판매 차량에 적용된 시스템의 설계상 오류가 있거나 엄격한 국내 배출가스 규제에 맞추기 위해 만든 특수한 흡기 구조 때문일 수 있다는 추정을 내놓고 있다.

 

다만, 국내 디젤차 배출가스 규정은 유럽의 규정(EURO-6 등)을 거의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배출가스 규정이 특별히 엄격하다는 이야기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 지난달 30일 낮 12시께 인천시 서구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 구간(인천김포고속도로) 내 북항터널에서 달리던 BMW 차량에 불이 붙었다. 화재가 발생한 차량은 리콜대상 차량인 BMW 4시리즈 420d 그란쿠페 (사진=인천 서부소방서)

 

> 연일 이어지는 BMW 차량 화재, 소비자 첫 집단 소송 나서

 

잇따른 주행 중 화재로 리콜(시정명령) 조치에 들어간 BMW 차량과 관련해 첫 소비자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화재를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으나 자동차 이용에 제약이 발생해 금전적·정신적 피해를 봤다는 내용으로, 소비자의 적극적인 손해배상 청구 사례다.

 

지난달 30일 업계에 따르면 BMW 차주 4명은 서울중앙지법에 BMW 코리아와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번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사용이익 침해에 따른 손해와 위자료를 합산해 손해액으로 각 500만원을 청구했다"며 "추후 감정 결과 등에 따라 손해액을 확대해 청구할 계획이며, 소송 참여자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BMW 코리아가 밝힌 리콜 계획은 내시경을 통해 차량을 검사한 뒤 EGR(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모듈에서 결함이 확인될 경우 해당 부품을 교체한다는 내용인데, 추가적인 검사 없이 전부 교체하지 않는 한 화재 위험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 없다고 차주들은 주장했다.

 

아울러 차주들은 잇단 화재로 중고차 구매 수요가 급감해 중고차 가격이 하락하게 됐다며 이에 대한 배상을 요구했다. 배상 책임 근거로는 BMW 코리아가 결함을 은폐한 정황이 있다는 내용이 소장에 적시됐다.

 

이와 별도로 직접 화재를 경험한 차주 1명도 BMW 코리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차주는 "BMW 코리아가 '보험을 통해 보상받은 경우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부당한 방침에 따라 손해를 배상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신적 충격 등을 포함해 1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 BMW 디젤엔진에 장착되는 국내업체 제조 EGR 부품 (사진=인터넷 자동차 커뮤니티)

 

> 자발적 리콜로 끝? 언발에 오줌누기?

 

BMW가 최근 리콜 발표 후에도 잇단 차량 화재로 소비자 불안이 증폭되자 1일 안전진단 중 렌터카를 무상 지원하는 내용의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추가 대책은 국토교통부 요청에 따른 것이다.

 

BMW 코리아와 국토부에 따르면 BMW는 주행 중 화재 위험으로 리콜과 함께 실시하는 긴급 안전진단 서비스 기간에 고객이 원할 경우 무상으로 렌터카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인력이 제한된 서비스센터에 안전진단을 접수하려는 고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즉각적인 진단이 이뤄지기 어렵고, 진단이 완료되기까지 차를 주행하기가 불안하다는 고객들의 불만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BMW 코리아는 매일 약 1만여대를 차량을 처리해 오는 14일까지 안전진단을 모두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터넷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BMW의 안전진단 일정에도 회의적이다. 대부분은 "10만대를 어떻게 2주일 내로 진단을 끝낼 수 있겠느냐"는 의견이다.

 

일부에서는 커뮤니티를 통해 이번 화재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BMW의 디젤엔진에 장착되는 EGR부품이 독일산에서 국산으로 바뀌었다면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BMW 코리아는 국내 판매 차량에만 특정 부품을 사용해 불이 났을 것이란 일각의 추측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BMW 코리아 관계자는 "리콜 대상이 된 차량은 모두 독일에서 제조됐고, 독일에서 생산돼 다른 나라로 수출된 차량과 동일한 부품이 사용됐다"며 "국내에만 특정 부품이 들어갔다는 추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 지난달 23일 오전 0시 10분께 인천시 남동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장수IC로부터 일산 방면으로 1㎞ 떨어진 지점을 주행하던 BMW 520d 승용차에서 불이 나 20여 분 만에 진화됐다. (사진=인천소방본부) 

 

> EGR만 해결하면 끝일까? 2016년 연료호스 결함 연관성은?

 

BMW코리아가 과거에 보인 모습에 비해서 이번 리콜 문제를 상당히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나선 것은 반길만한 일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리콜이 지난 2016년에 발생한 BMW 차량 화재 사고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2016년 9월 국토교통부는 BMW차량의 엔진에 장착된 연료호스에서 균열이 발생해 주행 중 시동 꺼짐이 발생할 수 있고,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며 리콜 명령을 내렸다.

 

과열된 엔진과 관련 부품 등에 유출된 연료로 인해 불이 붙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때문이다.

 

다만, 당시 실제로 화재가 발생한 BMW 차량에 대해서는 차량이 전소된 이유로 명확인 화재 이유를 밝혀내지 못했다.

 

2016년 9월 리콜 대상 BMW 차량은 약 1700여대로 대부분 3시리즈 였는데, 당시 최근 12건의 화재 사고 가운데 11건은 5시리즈와 7시리즈 등에서 발생했었다. 그럼에도 5시리즈와 7시리즈 등 중대형 차량의 리콜은 그 수가 적었다.

 

BMW는 2016년 국토교통부의 리콜명령에도 "실제 연료호스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일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과거 사례를 바탕으로 보면, 올해 발생한 BMW 차량 화재 사고가 주로 5시리즈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2016년 연료 호스 결함 리콜에서 5시리즈가 상당수 제외돼 있었다는 것과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국토부는 BMW 코리아의 긴급 안전진단 점검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조치를 취하는 등 국민 안전과 불안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근 BMW 차량 화재원인과 관련해 국토부는 지난달 26일 BMW 코리아로부터 디젤엔진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으로 고온의 배기가스가 흡기다기관에 유입되면서 발화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소개했다.

 

국토부는 이달 3일 이 보고의 근거가 되는 기술근거자료를 BMW 코리아가 제출하면 실제 화재 차량에 대한 조사와 함께 면밀히 검토할 방침이라고 했다.

 

아울러 EGR 결함 외에도 제어 소프트웨어 결함,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흡기다기관 내열성 문제 등 각계에서 제기하는 의견에 대해서도 자동차안전연구원을 통해 다각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2016년 9월 KBS의 시사프로그램 '창'을 통해 방영된 BMW 차량의 연료호스 결함이 구체적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엔진의 연료호스 결함으로 연료가 분무기처럼 유출되는 모습 (사진=KBS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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