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현대차 지주사 전환 요구…'현대 가속화 제안' 공개
엘리엇, 현대차 지주사 전환 요구…'현대 가속화 제안' 공개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8.04.2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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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홈페이지 통해 현대차-현대모비스 합병안 제시…자사주 소각·배당 확대·사외이사 추가선임  요구
▲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현대차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부족한 점이 있다며, 자신들의 개편안을 들고 나왔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석판(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환영의사를 밝힌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에 개편안을 구체화할 것을 요구하면서, 자신들이 구상한 지주사 전환 방안을 제시해 투자자들과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이지만, 주주로서는 당연한 요구를 한 것이며 지속적인 소통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4일 현대차그룹 지분을 1조원 가량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별도로 마련한 홈페이지(https://www.acceleratehyundai.com/)를 통해 23일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자신들의 안을 제시했다. 
 
엘리엇이 자신들의 지주사 전환 개편안  '현대 가속화 제안'(Accelerate Hyundai Proposals)'을 공개한 것은 현대차 그룹이 구체적인 개편안을 내놓는데 다소 지지부진한 것 때문으로 풀이된다.
 
엘리엇은 "지주사를 경쟁력 있는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OEM)로 재탄생시킴으로써 현재의 복잡한 지분 구조를 효율적으로 간소화할 수 있다"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합병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현 순환출자 해소방식은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에 충분하지 않다"면서,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안은 건전한 사업논리를 바탕으로 하지 않고 있으며, 소수주주에게 확실한 혜택이 없다"고 지적했다.
 
▲ 엘리엇은 별도로 마련한 홈페이지(https://www.acceleratehyundai.com/)를 통해 현대차 지배구조에 대한 자신들의 개편안들 제시했다. (이미지=엘리엇 홈페이지 캡처)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시장 친화적으로 마무리 하기 위해서는 다음 4가지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안은 타 지주사 기업에 비해 세금 및 자본 구조 측면에서 비효율적 ▲자회사 및 합병비율의 제안된 조건들은 모비스의 제조 및  AS사업에 불공정하며 AS를 물류회사와 결합하는 사업논리 의심 ▲ 개편안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현금흐름과 주주이익 환원 등 모든 세부사항에 침묵 ▲ 현대차그룹의 현 기업 지배구조는 글로벌에 미달하며 글로벌 업체로서의 위상과 불일치 등을 해결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이 위 4가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아래 4가지를 제안했다. 
 
▲ 더욱 단순하고 투명하면서도 효율적인 지주사 구조 ▲ 과다한 보유 현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 (현대차 6조, 현대모비스 6조 적정) ▲ 확실한 배당 정책 및 주주 수익 개선위한 노력 (당기순이익의 40~50% 현금배당+자사주 매입) ▲ 글로벌 기업 위상에 걸맞은 이사회 및 지배구조 표준 등을 제시했다.
 
엘리엇이 예시로 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합병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은 총 4단계로 이뤄진다.
 
▲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한 합병회사 구축 ▲ 합병회사를 상장지주회사(현대차 홀드코)와 별도의 상장사업회사(현대차 옵코)로 분할 ▲ 현대차 홀드코가 현대차 옵코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 진행 ▲ 기아차가 소유한 현대차 홀드코 및 현대차 옵코 지분에 대한 전략적 검토(순환출자 해소 및 기아차 자본 확충) 순이다.
 
엘리엇은 이번 제안에 대해 "이 제안을 받아본 현대차그룹 주주 대부분은 모두 개선점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며 "제안서를 채택하면 현대차그룹의 모든 이해 관계인들에게 유익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 엘리엇은 최종적으로 현대차그룹의 기업지배 구조가 단순하고 효율적인 지주사 체제 개편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지=엘리엇 자료 캡처)
 
한편, 증권가에선 '주주 환원 정책 강화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긍정적인 관측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24일 "엘리엇의 새로운 제안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주요 3사의 주가에 긍정적"이라며 "엘리엇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대규모 주주환원을 요구하고, 현대모비스의 분할 합병 비율에 대한 반대를 표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위주로 그룹주가 전반적으로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며 "배당성향 개선으로 현대차 주가 강세가 두드러지고, 현대차 우선주 역시 같은 맥락에서 모멘텀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금융계열사 분리 이슈, 대규모 인수합병(M&A) 필요성 등으로 지주사 체제를 채택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엘리엇이 각종 요구를 관철하기에 보유 지분이 부족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지웅 연구원은 "엘리엇은 보유 현대차그룹 지분이 10억 달러(약 1조원) 내외이고,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에 대한 지분을 각각 최소 1.5%씩 보유한 것으로 공개됐다"며 "엘리엇 단독으로 영향력이 크지 않아 현재 현대모비스의 분할, 현대글로비스 합병안이 무산될지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분석했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이 기존 개편안을 유지하면서 엘리엇의 요구에 포함된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29일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한 달 앞둔 현대차그룹은 기존 개편안의 적법성을 주장하며 주주들의 찬성을 끌어내기 위한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잉여현금흐름을 활용한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등을 제안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지웅 연구원은 "글로벌 경쟁사 대비 주주환원 정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현대차그룹 경영진 역시 긍정적인 입장을 밝혀온 만큼 엘리엇이 제시한 '순이익의 40∼50% 수준'의 배당정책은 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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