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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매너-8] 매너는 자원이다

신성대 동문선 사장 | 기사입력 2018/03/19 [08:44]

[비즈니스 매너-8] 매너는 자원이다

신성대 동문선 사장 | 입력 : 2018/03/19 [08:44]

[신성대 동문선 사장] 기술 중의 으뜸이 사람 다루는 기술이라면, 매너야말로 자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최고의 무형자원입니다. 

 

▲신성대 동문선 사장

글로벌 매너는 글로벌 마인드로 세상을 보는 시야와 상대방에 대한 합당한 인식, 제3자 불특정 일반대중에 대한 배려, 당당히 대우받기 포함 전인적 소통능력, 비즈니스 협상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기혁신은 매너를 통한 사람됨이어야 합니다. 선진 시민들은 매너와 품격으로 경쟁합니다.

 

◇ 매너의 끝은 신뢰

 

자원 없는 나라 스위스는 무엇으로 먹고 살겠습니까? 

 

절박함입니다. 불과 150여 년 전만 해도 스위스는 용병이 아니고선 생계를 유지하기가 힘든 나라였습니다. 

 

오늘날 스위스를 시계의 나라로 만든 원동력은 목숨을 신의와 맞바꾼 용병 정신에서 나옵니다.

 

서양 법 정신을 한마디로 표현해 주는 라틴어 명제 ‘fides servanda, 신의는 지켜져야 한다’라는 정신이 체화된, 정확·약속·신뢰가 생명인 시계는 스위스의 상징인 것이지요.

 

세계의 신사들이 굳이 스위스 명품시계를 차는 이유가 반드시 돈 자랑하기 위한 것만이 아닙니다. 신사의 자격, 즉 신뢰를 사는 겁니다.

 

신의를 자원화한 나라가 스위스라면, 에티켓을 자원화시켜 성공한 나라는 일본입니다. 메이지 유신 근 백년간의 국민계몽을 통해 천황에 대한 충성과 복종, 사무라이 정신을 정직·성실·청결·친절이라는 글로벌 이미지로 구축한 것이지요.

▲ 매너가 자원이라는 것을 새삼 확인하게 해준 영화 '킹스맨' 포스터

 

거기에다가 지진, 화산, 쓰나미, 태풍 등 끊임없는 자연재해는 협동심과 질서의식, 집요한 과학정신을 길러주었습니다.

 

◇ 품격 없인 기적도 없어

 

한국은 가난에서 벗어나 경제성장, 산업화, 민주화, 인권, 복지에 매진해 왔습니다. 품질경영으로 국민소득 1만 불을 달성했고, 기술경영으로 2만 불 시대도 열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 민족이 어떻게 성숙되어야 하고 대한민국이 어떤 국가로 성장해 나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고 하겠습니다.

 

한 때‘창조경제’가 화두였던 적이 있습니다만, 표현상의 무리와 대 국민 소통상 미숙함으로 인해 진의가 오해되거나 정체성 혼돈에마저 빠져 있습니다.

 

한국사회 전체가 무한상상력으로 결집되어 다 같이 달려 나가야 할 국민적 패러다임에도 불구하고 일개 국지적인 정부 정책의 하나로 제약시키는 소통 난맥의 함정에 빠져 있지요. 창조경제! 그 출발점은 이를 가능케 하는 ‘모든 경제자원 요소와의 전인적 완전 소통’ 다른 말로, ‘품격경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어느 나라든 국민소득 1만 불까지는 성실, 2만 불까지는 기술로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3만 불은 문화, 4만 불 이상은 품격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고품격 매너가 아니고는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다는 말이지요. 첨단 기술 확보에만 열을 낼 것이 아니라, 이제는 최고 품격의 매너를 갖추는 데 공을 들여야 합니다. 기술, 문화, 품격을 동시에 축적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게 진정한 경쟁력입니다. 

 

청와대부터, 대통령부터, 재벌 회장, CEO부터 정격 글로벌 매너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그런 게 진짜 디자인입니다.

 

상품이나 사옥만 디자인할 것이 아니라, 국가 경영, 기업 문화, 리더의 품격부터 디자인해야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달리 돈 드는 일도 아닙니다. 인생을 제대로 즐기면서 돈 버는 일입니다. 그걸 왜 안 배우고 안 가르친단 말입니까?

 

‘품질’과 ‘품격’, ‘일등’과 ‘일류’는 다른 성질입니다.

 

결국은 기본입니다. 차라리 여기서 한 발 물리는 한이 있더라도 과연 우리가 중진국다운 매너와 품격, 그리고 문명인다운 자세를 지녔는지, 선진국으로 들어가기 위한 체질개선작업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 있어야겠습니다.

 

후대에 물려주어야 할 유산은 막장드라마 한류도, 또 다른 경제 기적도 아닙니다. 자기 가치를 높이는 선진문명적 교섭문화, 진품 매너입니다. 

 

선진국으로 들어설 준비를 못한 대한민국

 

88올림픽 이후 대한민국은 본격적으로 대중소비시대를 열었고, 내친 김에 96년에는 OECD회원국에까지 가입했습니다. 한 마디로 기고만장의 시대였지요.

 

당시 서구사회에선 한국이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렸다며 걱정 반 충고해줬지만, 저들이 배가 아파서 하는 시샘이겠거니 하며 들은 척도 안했습니다. 우리도 이제 선진국 문턱에 한발을 올려놓았으니 웬만한 선진국들을 뒤로 밀어내는 건 시간문제라고 자신했었습니다.

 

그러다가 고작 1년 만에 외환위기. 허나 그마저도 선진국들의 시기와 텃세 때문이라 치부하며 금모우기 등 특유의 순발력으로 극복해냈습니다.

 

그러자 더욱 기고만장해진 한국인들은 본격적으로 위스키, 레드 와인을 부어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이젠 우리도 선진국민이다, 아무렴 우리도 이제 선진 시민답게 우아하게 즐겨보자며 웰빙 시대, 명품 시대를 활짝 열었습니다. 

 

그렇지만 재물이든 권력이든 복지든 그것을 지닐만한 그릇이 되는 사람에겐 당연한 복이겠지만 그렇지 못한 이에겐 재앙이 될 수밖에 없는 일. 갑자기 복권에 당첨되었거나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았거나 일확천금의 수익을 잡은 이들 중 많은 이들이 오히려 패가망신하는 경우도 기실 미처 그걸 감당할 능력을 지니지 못한 때문일 겁니다.

 

아무렴 개인 국민소득 2만 5천 불은 우리가 흘린 땀에 비해 보잘 것 없고 욕심에 차진 않지만 기실 대부분의 한국인들에겐 분(매너)에 넘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해서 지금 급격하게, 소득 수준에 비례해서 한국 사회가 타락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한국은 지난날 후진국에서 개도국으로 넘어갈 때 치열한 체질개선작업을 했습니다.

 

<국민교육헌장>과 <새마을운동>이 그 대표적인 실천입니다. 책임과 의무, 그게 바로 주인의식이 아닙니까? 한데 이후 개도국에서 중진국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시기 역시 그에 부응할 만한 보다 업그레이드된 체질개선작업을 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타락해 버렸습니다.

 

바야흐로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는 순간 국민 모두가 뭔가 거대한 벽에 맞닥뜨린 것 같은 한계를 절감하게 된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그동안의 압축성장의 후유증으로 고산병, 잠수병을 앓고 있습니다. 이대로 선진국 문턱을 넘어서려다가는 엎어지거나, 미끄러지거나, 점점 더 타락할 뿐이다.

 

하여 끊임없이 실망하고 원망하고 분노하고 좌절할 것입니다. 또다시 역사의 무정함에 피눈물을 쏟지 않으려면 피를 갈고 뼈를 깎는 체질개선작업으로 된장독 근성을 내다버려야 합니다.

 

◇ 매너는 실천철학

 

은근과 끈기의 민족이라지만 한국인들은 인내는 강할지 몰라도 절제는 많이 부족한 듯합니다. 인내와 절제는 다른 성질. 절제는 매너를 통해 길러지고 품격으로 표현됩니다.

 

따라서 현재 수준의 매너에서 3만 불을 넘어선다면 한국인들은 더욱 타락할 것이라는 게 선진국 사람들의 선험적 충고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선진사회로 들어갈 체질개선작업, 즉 품격운동이 절박합니다.

 

그렇지만 이 땅의 그 많은 유학자, 예학자, 경학자들은 공맹만 받들 줄만 알았지 정작 이 시대의 예법엔 나몰라 하고 있습니다. 끔찍한 사고가 터질 때마다 ‘인성교육’ ‘선비정신’ 부재를 탓하며 《논어》를 뒤적거리는 게 고작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유교를 받들고 가르쳐 온 나라가 이렇게 타락했으면 그것에 뭔가 문제가 있음을 자각하고 달리 방법을 모색해야 함에 불구하고 오히려 전통예절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기실 유학은 그 시대에 가장 진보적인 매너학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군자론, 즉 통치학이었지 인간존엄을 위한 학문이 아니었습니다.

 

그나마 오늘에 남은 것은 조상 모시는 제례 혹은 어른 공경하는 의례적인 것뿐으로, 당장의 생활예법에 대해서는 무관심합니다.

 

무엇보다 지금 예법은 지금을 사는 우리가 세워 따를 수 있어야 합니다. 예법은 공자님만이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용(勇)이 없으면 오덕(五德)이 아니라 백덕(百德)도 무용지물! 변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것을 상상해 내고 실천해내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용기입니다.

 

◇ 반도굴기(半島崛起)와 신(新)선비정신

 

언제부턴가 이 나라 지도자들은 다른 나라들의 지도자들보다 덜 지혜롭고, 덜 정직하고, 용기를 덜 가진 것처럼 국민들에게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들의 능력에 대해 회의를 느끼다 못해 이제는 아예 그들의 존재양식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부정부패, 무사안일, 복지부동은 차라리 애교, 이제는 그들의 인간성마저 심히 의심받고 있습니다. 

 

성추행과 미투광풍으로 나라가 완전 아수라장입니다. 

 

지금 우리는 분명 새로운 문명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당연히 우리의 지도자들은 급격하게 변해야만 하고 정리해고, 수명의 연장, 경기침체, 부와 일자리 분배, 가치관의 변화 등등 온갖 변화들에 적응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매너 또한 기술입니다. 아무렴 ‘우리 것은 좋은 것!’이라는 맹목적 애국심으로 옛것에 집착해서 새것을 못 받아들이면 굴욕을 피할 수 없음이 역사의 대명제. 혁신 없는 전통은 박제일 뿐,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으로서의 혁신, 혁신 그 자체를 전통으로 삼아야 글로벌 시대를 선도해나갈 수 있습니다. 

 

품격을 다루며 양반 상놈 운운할 때마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라며 화부터 내지 말고 우리 모두가 하인 아닌 주인장 마인드로 매너, 교양, 지성을 업그레이드시키는데 힘써야겠습니다.

 

조선은 유학을 국본으로 삼았습니다. 이제는 글로벌 매너가 국본입니다. 군사력, 경제력만이 경쟁력이 아닙니다. 매너가 진짜 경쟁력입니다. 고개를 밖으로 돌려야 나라가 삽니다.

 

글로벌적 시각과 매너로 세계와 소통해야 합니다. 신성장 동력인 전인적 품격경영으로 자기 가치를 높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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