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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교수 “글로벌 스타트업 키우자”

본지 단독 인터뷰…“혁신 아이템 갖춘 기업들로 시장 확대되고 규제개선 뒷받침돼야“

이유담 기자 | 기사입력 2018/02/14 [11:34]

이병태 교수 “글로벌 스타트업 키우자”

본지 단독 인터뷰…“혁신 아이템 갖춘 기업들로 시장 확대되고 규제개선 뒷받침돼야“

이유담 기자 | 입력 : 2018/02/14 [11:34]

[파이낸셜신문=이유담 기자] “국내 혁신기업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이 두각을 이뤄 실질적인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 및 시장 환경이 개선돼야 합니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우리 스타트업의 소극성을 극복하려면 시장원리에 따라 혁신 아이템을 갖춘 기업으로 시장이 메워져 활발한 투자를 이끌어야 하고 실제 사업 성과를 내보일 수 있도록 규제개선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적으로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 육성과 시장선별을 거쳐 ‘제2의 삼성’ ‘제2의 우버’가 나타나면 노동시장 유연화가 발휘되고 그만큼 청년 일자리 문제도 개선된다는 해석이다. 

 

이 교수를 만나 우리 창업‧벤처 발전을 위해 가야할 길과 최저임금인상, 부동산규제 등 최근 논란이 된 경제 이슈와 관련해서도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이병태 카이스트(KAIST) 경영대학 교수  

 

-우리나라 스타트업 성장이 어려운데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가.

 

“우리나라 창업‧벤처 지원은 정부 주도로 자금을 퍼주고 있는 모양새다. 시장은 아이디어 빈곤시대이지 돈의 빈곤시대가 아니다. 또 창업이 된다 해도 물건을 팔 수 있는 시장이 없는 게 문제다. 돈으로써 창업을 지원하는 것은 지양하고 성장할 만한 스타트업이 많아질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우리 창업시장이 투자하고 싶은 기업들로 가득해지고 창업된 기업들이 실질적인 사업화를 이룰 수 있어야 청년일자리 시장도 발달할 여지가 확대된다.” 

 

-다른 나라 혁신기업 생태계는 어떻게 조성되나.

 

“우리나라와 달리 혁신성장을 이룰 만한 스타트업에 투입되는 만큼 큰 기업으로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적으로 성공할 사업 아이템들을 가진 스타트업이 대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내고 큰 기업으로 성장하는 케이스다. 일례로 이스라엘은 실리콘밸리에서 투자자들에게 인정받을 만한 스타트업을 혁신기업으로 삼고, 새로운 전문 지식‧기술 육성을 위해 테크니온 공대 등 대학 투자서부터 적극적으로 운영된다.”

 

-국내 기업들은 태생상 한계가 있다는 말씀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2016년 기준 GDP 대비 벤처캐피탈 투자가 전 세계 4위로 높은데도 건당 투자금액을 보면 매우 적은 편이다. 양적으로 혁신기업은 늘었을지 몰라도 글로벌적으로 성공할 만한 혁신벤처로 각광받는 기업은 없는 셈이다. 실제로 미국 등의 아이디어를 모방한 스타트업이 대부분이고 내수지향적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많다. 그런 기업들은 글로벌 시각에서 봤을 때 성공할 사업 아이템들을 가진 스타트업으로 비춰지기 힘들다. 

 

-우리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지식‧기술이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은 대학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대학교육을 지나치게 비용적으로 치우쳐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보다는 수월성 경쟁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선택과 집중’을 이끌어야 한다. 실리콘밸리에선 버클리대와 스탠포드가, 보스턴에선 MIT와 하버드가 양질의 스타트업을 발족하는 것처럼. 반값등록금 등 비용성 경쟁만 일으켜서는 혁신성이나 오리지널이 담보된 프로젝트가 나올 수 없다. 아울러 규제 혁신도 동반돼야 한다. 혁신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이 창업에 성공해 실질적인 사업화를 이끌어내는 데는 규제환경이 받쳐줘야 한다. 

 

-최저임금인상은 부작용이 많은 혁신인가 보다.

 

최저임금인상은 혁신이 아니다. 혁신이란 사회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함이다. 최저임금인상은 이번 정부의 매표행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난번 국감에 가서 최저임금 인상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경고했지만 여당에서 누군가 “남이 안 하는 걸 과감히 해보는 게 혁신 아니냐”고 하더라. 최저임금은 우리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최저임금인상으로 급여가 오른 사람도 있지만 영세 기업들이 망해가고 직원들은 일자리서 쫓겨났다. 시간당 임금을 올리자 일할 시간을 줄여 실제 소득은 늘지도 않는다. 일자리가 부족하고 사업이 돈을 못 버는데 임금만 올려놓으면 당연히 일자리가 줄고 실업자가 늘 수밖에 없다. 기업이 잘되고 돈을 많이 버는 시스템으로 가야 임금이 오르고 일자리도 늘어난다. 

 

-그래도 멀리 보면 좋아질 거라고 이야기한다. 

 

금년 미국의 실질임금이 3%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는데 이는 최저임금이 올라서가 아니라 실업이 줄고 일자리가 많아져서다. 통상적으로 미국 등 OECD국가들과 비교해 최저임금 인상을 논하는데, 미국을 예로 들면 최저임금에 해당되는 근로자는 0.9% 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처럼 35%의 근로자가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나라와는 경우가 다르다. 최저임금이 시급 만원이 됐을 때 근로소득은 우리 국민이 받을 수 있는 평균 급여보다 높아진다. 우리나라 경제여건에서 줄 수 없는 돈을 주고 있는데 좋아질 수 있을지 우려된다. 어떤 사안에 대해 과학적으로 ‘생각’할 게 있고 도덕적으로 ‘판단’할 게 있다. 임금을 올리면 노동의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은 과학인데….

 

-부동산 정책은 어떻게 보나.

 

우선 집값이 오르는 게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잘못됐다. 수요가 많은데 공급이 적으면 집값은 오르게 돼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분양제도를 갖고 있어 돈을 받은 뒤 건물을 짓는다. 분양 수요가 없으면 건물도 지어지지 않는다. 집이 지어져서 월세, 전세 건수가 많이 나오면 집값도 내려갈 텐데, 그런 점에서 보면 투기꾼이 집을 여러 채 사는 것을 굳이 나쁘다고 할 수도 없다. 무엇보다 부자들이 사는 강남 아파트 가격에 정부가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있는 점이 답답하다. 강남 지역 내 10~20억을 호가하는 아파트를 조금 낮춘다고 해서 청년들이 그 집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부동산 규제 때문에 대출이 막혀 청년들의 집 구하기는 더 힘들어진다. 정부 정책은 앞으로 소득이 있는 사람들이 집을 빨리 살 수 있게 해주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본다. 

 

-부동산 시장 불황에 따른 피해는.

 

부동산 시장의 불황은 또 다른 일자리 파괴를 일으킨다. 부동산 거래가 안 되면 공인중개사, 이삿짐센터, 인테리어 등 보통의 사람들 일자리에 특히 타격이 간다. 분양이 안 되니 건설회사는 당연히 어려워지고. 그런데 정부는 최저임금을 올려놓고 아우성을 들으니 카드수수료를 낮춰 버렸다. 정부 정책에 따른 국민들 손실을 막으려고 아무 때나 카드수수료를 낮춘다. 신용카드 회사는 카드수수료가 곧 매출인데 그 가격을 반으로 낮추면 카드회사의 영업사원들도 힘들어지기 마련이다. 은행에서 대출 영업하러 다니는 계약직 사원도 직장을 잃는 등 가려진 일면들이 많다. 

 

-정부 정책들이 어떤 목표로 나아가야 할지.

 

미래 수요 변화를 생각하지 않고 기존의 것만 지키려고 하면 혁신도 있을 수 없다. 일자리도 마찬가지다. 소위 기술 발전이 빈부격차를 확대하고 실업을 유발한다고 하지만 다른 한쪽에선 인력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유연화된 노동시장이 필요하다. 근로시간을 줄이면서 저녁은 많아지는데 가난한 저녁뿐이다. 외국의 경우 파트타임이 활성화되어 있어 여러 명이 일할수록 평균 노동시간은 낮아져 개인당 일을 적게 하는 것처럼 보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보면 노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일자리 관련 통계를 명확히 간별할 수 있는 지력부터 정부가 갖춰야 국민들이 일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아지도록 제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 일자리 발전을 위해 당부하고 싶은 말은.

 

‘노동시장 유연성을 개혁하라’는 이야기는 20년째 계속돼왔다. 노동시장 보호를 강화할수록 미래 일자리 창출은 점점 힘들어진다. 노동시장 유연성은 여간 용기 없이는 확보해가기 힘든 문제지만, 현 정부는 지나치게 노동시장 임금배분, 소득배분에 몰입돼 있다. 그들이 말하는 ‘혁신성장’이 되려면 유망한 창업인들이 시장에 진입해 물건을 팔 수 있도록 규제개혁 및 수요창출을 조성해야지 가격결정에 개입하면 안 된다. 지금부터 해도 오래 걸리는 일이라 당장은 인기가 없겠지만, 지금의 포퓰리즘 정책을 계속하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

 

이 교수는 2001년 6월 카이스트 경영대학에 부임한 뒤 테크노경영대학원 원장, 테크노경영연구소 소장, 경영대학 학장 등을 역임했다. 

 

2014년에는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 대표를 맡아 근 3년간 국내 스타트업 발전을 위해 유망한 청년기업가 발굴 및 양성에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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