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사상 최대 실적 거두고도 채용비리로 몸살
국민·하나 은행 검찰 조사....은행권 인사태풍 예상
 
임권택 기자

 

[파이낸셜신문= 임권택 기자] 은행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고도 인사비리와 지주사 회장 연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를 기점으로 불거진 은행채용비리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자진사퇴를 시작으로 전 금융권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특히 김정태 하나금융지주는 3연임을 눈앞에 두고 있고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연임에연임에 성공했으나, 지금 둘 다 거취가 불투명해졌다는 게 금융계의 얘기다.

 

사실 최흥식 금감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금융회사의 사외이사나 감사독립적 견제장치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고 합리적으로 작동하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다고 말한 바 있다.

 

8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오찬간담회 기조연설에서 "감독당국이 변화를 강구하는 만큼 금융회사도 함께 엄중한 책임의식을 바탕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원장은 "감독당국과 금융회사 가운데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금융에 신뢰를 쌓기란 요원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금감원장은 기회 잇을 때마다 은행의 책임을 강조했고 그 연장선장에서 사외이사 물갈이를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감독기관이 예전같지 않다는 소리도 들린다.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 연임과 관련, 갈등설까지 불거지는 사례가 대표적이라는 것이다.

 

결국 심상정 의원의 하나은행 채용비리 기자회견 후 다시 촉발됐고 수사의 급진전을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 국민은행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고도 인사비리로 인하여 위기를 맞고 있다(사진= 이유담 기자)

 

관련, 6일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종오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 50분께 본점으로 수사관 25명을 보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무실과 채용담당 부서 등 6곳에서 채용비리와 관련한 증거를 확보했다.

 

검찰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20명으로 된 'VIP 리스트'를 관리하며 최고경영진의 친인척 등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확인한 국민은행의 채용비리 의심 사례는 3건이다. 특혜가 의심되는 3명에는 윤 회장의 종손녀가 포함됐다. 윤 회장의 종손녀는 2015년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840명 중 813등, 1차 면접 300명 중 273등이라는 성적을 냈다.

 

하지만 2차 면접에서 경영지원그룹 부행장과 인력지원부 직원이 최고 등급을 줘 120명 중 4등으로 합격했다.

 

김모 전 사외이사의 자녀는 서류전형에서 공동 840등이었는데, 서류통과 인원이 870명으로 늘어난 덕에 최종 합격했다.

 

또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정영학 부장검사)는 8일 오전 9시 10분부터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신사옥 내 행장실과 인사부 등에 검사 2명과 수사관, 디지털포렌식 요원 포함 총 16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실과 하나카드는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    하나은행도 인사비리와 전임 회장 문제로 은행 사상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다.(사진= 이유담 기자)

 

하나은행은 은행 사외이사나 계열사 사장과 관련된 지원자 명단인 이른바 'VIP 리스트'를 작성·관리하며 입사 과정에 특혜를 준 의혹을 받고 있다.

 

2016년 공채 지원자 중 리스트에 포함된 55명 모두 서류전형을 통과했고, 이들 가운데 시험 성적으로 당락이 갈리는 필기전형을 통과한 6명은 임원면접에서도 전원 합격했다.

 

하나은행의 계열사인 하나카드 전임 사장의 지인 자녀는 임원면접 점수가 당초 4.2점으로 '불합격'이었다가 이후 4.6점으로 높아져 '합격'으로 발표됐고, 리스트 내 다른 지원자들도 면접 점수에 특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은 또 같은 해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위스콘신대 등 특정 학교 출신 지원자 7명의 임원 점수를 올려주고, 명지대, 동국대 등 타 대학 출신 지원자의 점수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친 검사에서 채용비리가 의심되는 사례 22건을 적발하고, 국민은행 등 5곳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대검찰청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5개 은행의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한 수사 참고자료를 넘겨받아 5개 관할 지방검찰청에 배당했다고 5일 밝힌 바 있다.

 

수사대상은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2개 시중은행과 대구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등 3개 지방은행이다.

 

사건별로 국민은행은 서울남부지검, 하나은행은 서울서부지검, 대구은행은 대구지검, 부산은행은 부산지검, 광주은행은 광주지검이 각각 맡아 수사하고 있다.

 

한편, 하나금융그룹은 2017 년 연간 연결당기순이익 2조3백68억원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53.1%(7,063 억원 )가 증가한 수치로, 은행 통합 이후 통합 시너지 효과가 지속적으로 발휘된 결과 2005년 12월 하나금융지주 설립 이후 최고의 연간 실적을 달성했다 .

 

또 KEB 하나은행은 4 분기 5천9백3억원을 포함한 2017 년 연간 연결당기순이익 2조 1천35억원을 시현해 통합은행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또 다시 경신했다.

 

금융 정보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지난해 예상 당기순이익은 3조3천19억원이다. 이는 신한지주의 예상 실적인 3조2천1백51억원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은행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사비리, 금감원과의 갈등 등으로 곤욕을 치루고 있다.

 

이는 조만간 은행권 인사 태풍으로 불어 닥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사건에 대해 금융계는 경영진이야 책임을 지면 그만이지만 은행 신뢰가 무너지면 이는 곧 국가의 위기로 직결되는 만큼 조속히 마무리됐음하는 의견을 피력했다.  


기사입력: 2018/02/08 [14:24]  최종편집: ⓒ파이낸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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