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무술년의 교훈

조창완 기자 | 기사입력 2018/01/13 [11:56]

다시 보는 무술년의 교훈

조창완 기자 | 입력 : 2018/01/13 [11:56]

[파이낸셜신문=조창완 칼럼니스트] 무술년이 시작됐다. 한국 역사에서 무술년은 그다지 큰 존재감이 없는 해다. 하지만 중국 역사에서 무술년은 무술정변(戊戌政變)’이라는 사건으로 많이 기억된다.

 

그때는 꼭 120년전인 1898년이었다. 조선에서 갑신정변의 실패로 고종의 개혁이 실패했듯, 광서제(光緖帝)가 주도한 무술개혁도 서태후의 반발로 인해 쓴맛을 봐야 했다.

 

갑신정변을 주도한 김옥균은 국제적인 도망자로 살다가 상하이의 강가에서 같이 개혁을 도모하던 홍종우의 손에 처단된다. 청나라의 개혁 세력도 쉽지는 않았다. 청 황실을 인정하던 캉요웨이는 겨우 목숨을 건졌고, 량치차오는 국제 도망자가 되어야 했다.

 

두 육십갑자전 조선과 청에서 벌어진 개혁은 모두 실패했다. 그런데 이 개혁의 실패는 조선에게는 일제 식민지로 가는 도화선이 됐고, 청에게는 청일전쟁의 패배로 이어지는 단초가 됐다.

 

시진핑 정부 2년으로 가는 지금도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한국과 중국에 변화의 요구가 있다. 특히 두나라 관계에서도 변화요구는 크다.

 

짧게는 한중 수교 25년으로 말하는 기간 동안에 한중간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그간 한중간에 교역이 성장한 것은 한국이 잘 한 부분도 있고, 중국의 안정이 버팀목이 되어준 측면도 있다.

 

거기에 가장 큰 것은 동아시아국제분업구조(GVCs)라는 특색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국과 대만, 일본 등은 서로 주고받는 관계 속에서 균형을 유지했다. 가령 한국은 중국에 흑자를 보고, 중국은 일본에 흑자를 보는 등 구조가 복잡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축소되면서 한중 경제 교류는 축소되는 추세다. 그런데 한국이 중국에 팔 것이 사라지면서 한국의 역할이 없어지고 있다. 반도체로 인해 2014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대중국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는 12% 가량 증가세였지만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시작된 후는 가늠하기 어렵다.

 

결국 동아시아국제분업구조(GVCs)가 깨지는 상황에서 무엇을 봐야할까.

 

우선 기존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는 변화를 피할 수 없다. 가장 무서운 것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존재가 쇠를 먹어서 순식간에 커지는 불가사리처럼 변신했다는 것이다.

 

사회주의 엘리트가 주도하는 중국의 변화는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야하는 한국식 자본주의가 대적하기에 쉽지 않다. 가장 무서운 것은 산업에서 패러다임을 바꾸어 버리는데 어려움이 있다.

 

신용카드가 정착하기도 전에 모바일결제를 정착시켜, 금융과 정보통신혁명을 결합했다. 이 기초위에 전자상거래나 물류 혁명을 추가하면서 중국의 경제 구조는 가장 선진적인 형태가 됐다. 아직도 기존 거래 방식이 주류인 한국은 알리페이나 위쳇페이가 한국에 정착했을 때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자동차만 해도 가솔린, 경유 등 화석연료차를 배제하고, 전기차 시대로 직진해 버렸다. 기존 전기차 시대의 강자였던 비야디는 베이징자동차에 밀릴 만큼 시장도 급변한다. 이동전화의 순위 변동을 보면 복잡한 것을 넘어 어지러울 정도다.

 

이런 구조에서 한국이 이 분야를 대처하는 일은 쉽지 않다. 가령 알리페이나 위쳇페이가 한국에 정착했을 때, 이 거대한 금융 시스템을 막을 방법도 쉽지 않다. 물론 진출을 막으면 되겠지만, 이런 기초 없이 대중국 미래 산업을 만드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협력해야 하는 상황도 올 수 있다.

 

이런 흐름은 어느 한분야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마찬가지다. 필자는 앞으로 한중간 인건비가 비슷해지면 한국이 유리한 부분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 역시 아니다. 중국은 4차 산업혁명과 로봇 역시 선도적으로 추진해가면서 제조업을 선진화 시켰다.

 

세계 1위의 물동량을 가진 상하이 양산항에서 8명 정도의 기술자가 14000TEU를 처리하는 것을 보고,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아울러 이 시스템을 미국 등에 수출하고 있다.

 

이런 중국을 상대하는 입장에서 유리가 잘할 수 있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이 필요하다. 관광, 콘텐츠, 농업, 뷰티, 헬스케어 등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내도록 해야 한다.

 

물론 통일이라는 좋은 배경이 만들어지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시도가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지난 시간 동안 쌓아놓은 불신과 의심의 벽을 걷어내는 어려움도 필요하다.

 

또한 우리 스스로 단합할 수 있는가도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 그런 점에서 무술정변의 주인공 량치차오가 구유심영록에서 중국인에 대해 스스로 평한 글을 다시금 되새겨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아래 글에 한국인으로 된 부분은 원 글에서는 중국인이다.

 

"한국인의 결점은 조직능력과 법치정신이 없다는 것이다. 개개의 한국인과 외국인을 비교해보면 학생, 군인, 상인, 수공업자를 막론하고 우리의 성적은 그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인은 그렇지 않다.한 사람이 결합할 때 힘이 더 증가하지 않을 뿐더러 서로간의 충돌과 방해로 인해 능력이 소진되어 이전보다 도리어 역량이 감소한다."

 

*조창완

문화산업상생포럼 수석부의장, 유니월드 한국지사장, 알자여행(www.aljatour.com) 대표, 중국전문컨설턴트(투자유치, 방송, 관광객 유치 등) 저작: 노마드 라이프, 달콤한 중국,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중국여행지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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