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가상계좌 실명확인 서비스 '신중'
FIU‧금감원 "은행들 자금세탁방지 의무 제대로 지켰나" 점검 연장
 
이유담 기자

[파이낸셜신문=이유담 기자] 은행들이 가상계좌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 도입을 앞두고 여전히 신중을 입장을 보이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상계좌 거래 관련 현장점검을 연장했다.

 

점검 사항은 가상계좌를 통해 유사수신, 사기, 자금세탁 등 불법적인 거래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해당 은행들이 자금세탁방지의무 이행에 충실했는지 등을 파악하는 일이다. 

 

▲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상계좌 거래 관련 현장점검이 연장됐다. (사진=이유담 기자)

 

그동안 은행들은 가상계좌 실명확인 서비스 도입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점, 가상화폐 시국이 급변하고 있는 점 등을 지적해 왔다. 

 

이러한 가운데 금융당국과 6개 시중은행들은 지난 12일 오후 회의를 열고 실명확인 서비스 도입 등 가상계좌 관련 현안을 논의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는 관련 시스템 개발 상황과 실제 도입 여부 등 실무적인 협의가 이뤄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은행 내부적으로 가상계좌 거래 안전성을 확보할 만한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나아가 자금세탁방지 의무에 소홀한 점이 발각돼 가상계좌 거래를 아예 차단하려 드는 것은 아닌지 추측도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에서 요구하는 가이드라인에 맞추되 은행에서는 자금세탁방지 관련해 법령을 지켜가야 하는 것"이라며 "그런 부분들이 제대로 확보될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섣불리 실명확인제를 도입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금융위원회 소속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은 지난 6일~11일 가상화폐 취급업소에 가상계좌를 제공하고 있는 6개 은행(우리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농협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그간의 현장점검 결과는 밝혀진 바 없다.

 

▲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가상계좌 실명확인 서비스 도입에 있어 신중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유담 기자)

 

정부는 지난달 28일 특별대책을 통해 가상화폐 취급업자에 대한 가상계좌 신규 발급을 중단하고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실명확인 서비스는 오는 20일 이후 은행들 중 먼저 관련 시스템이 갖춰진 곳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었다. 

 

이 서비스는 거래자의 실명계좌와 가상화폐 취급업자의 동일은행 계좌만 입출금을 허용하는 가상계좌 서비스로 거래자의 신원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가상계좌가 가진 비식별성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인 셈이다.

 

이에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은 이날 가상계좌에 대한 실명확인 서비스 도입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농협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사입력: 2018/01/13 [10:12]  최종편집: ⓒ파이낸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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