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상화폐 거래 점검에 은행들 “순응”

정부, 관련 제도 정비…은행 자금세탁방지의무 시스템 강화

이유담 기자 | 기사입력 2018/01/09 [17:53]

정부 가상화폐 거래 점검에 은행들 “순응”

정부, 관련 제도 정비…은행 자금세탁방지의무 시스템 강화

이유담 기자 | 입력 : 2018/01/09 [17:53]

[파이낸셜신문=이유담 기자]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 관련 현장점검에 지난 8일부터 돌입하면서 은행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농협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6개 은행들은 대부분 가상계좌 운용과정에서의 문제점이 발각되면 정부 정책에 맞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9일 밝혔다.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은 오는 11일까지 가상화폐 취급업소에 가상계좌를 제공하고 있는 6개 은행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날 “가상계좌가 자금세탁 등 불법에 쓰일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은행마다 전문 시스템으로 걸러내고 있지만, 자금세탁방지의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적발되면 시스템을 강화하고 보완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금융당국과 같은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에서 지침이 내려오면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 관련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8~9일 검사를 받았다. (사진=이유담 기자)

 

가상화폐 거래에 있어서 은행들은 거래소에 가상계좌를 제공한 대가로 수수료를 받고 무이자로 예치해준 금액에 대한 이자도 받을 수 있다. 거래소는 거래를 하러 온 이용자들에게 수수료를 받는다. 

 

가상화폐 거래는 현행법상 마땅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은행들이 거래소에 가상계좌를 공급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볼 수 없다.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 은행으로서는 가상계좌를 제공해주고 얻는 수수료 사업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가상계좌를 통해 유사수신, 사기, 자금세탁 등 불법적인 거래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거래소나 고객에게 돌리고 ‘나 몰라라’ 할 수는 없게 됐다.

 

이처럼 은행들은 가상화폐 불법거래에 대비해 각자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등 준법감시 업무를 제대로 이행해 왔는지 심판대에 올라 있다. 은행들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되면 당국 조치를 받게 된다.

 

지난달 기준으로 6개 은행에 만들어진 거래소 관련 계좌는 111개, 예치 잔액은 약 2조원에 달한다. 각 계좌는 최대 수백만 개 가상계좌를 파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은행들이 가상계좌를 거래소에 유출시킬수록 투기성은 심각해지고 불법거래 부작용이 확대될 위험이 있다. FIU와 금감원의 합동검사는 가상화폐 거래시장 과열을 식히고 은행의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강화할 수 있는 양날의 칼이다. 

 

정부는 은행들의 상황을 세밀하게 파악해 자금세탁방지 관련 업무가이드라인을 제정·시행할 계획이다. 실명거래를 유도하기 위해 실명전환 시스템을 구축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아나키스트적인 ‘가상화폐’를 화폐로 인정할 이유가 없다”면서 “매매계정도 아니면서 가상화폐를 통해 계좌 서비스를 이용하는 추세를 가라앉히고 불공정거래 취급업소를 차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상화폐 관련 제도를 제대로 만들어 나가는 것은 정부의 몫으로 남았다. 

 

한편 은행들은 정부 정책에 따라 지난해 말에 가상계좌 신규 발급과 기존 가상계좌 신규 회원 추가를 차단했다. 아울러 기존 거래자에 한해 실명전환제를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명전환은 오는 20일 이후 각 은행과 거래소의 전산시스템 개발에 맞춰 진행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실명전환 시스템은 은행의 거래를 무조건 막는다기보다 실명거래를 통해 투명하게 거래를 유도하겠다는 입장도 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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