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금융허브를 추진하자
 
임권택 기자

[파이낸셜신문=임권택 편집위원] 한국의 금융산업을 이대로 나둘 것 인가. 2017년 은행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었지만 미래의 우리 은행 모습은 암울하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정부시절에는 금융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을 해왔다. 참여정부시절에는 동북아 금융허브를 위해 노력을 해왔지만 그림만 그리다가 중단됐다.

 

금융산업만을 볼 때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금융산업 국제화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국책은행의 경우 부실기업을 정리하는 기관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현재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도 금융산업 발전방안에 대한 로드맵이 없다. 지난해 12월20일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최종 권고안을 보면 금융산업의 육성책은 빈약하다. 관리 감독 등 과거부터 수없이 반복되었던 조직개편문제만 두드러져 보인다.

 

은산분리문제, 대형IB 등 자본시장 육성책이 보이지 않는다. 그간 제도가 미비해서 문제가 생긴 게 아니라 운영의 원칙을 찾지 못해 금융산업이 낙후 된 것이다.

 

지난해 7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의 참여정부 시절 추진하다가 답보 상태에 놓인 '동북아 금융허브' 정책을 자산운용 중심으로 재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생각난다.

 

당시 황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동북아 금융허브 구상이 나온 지 10년이 됐지만 이뤄진 것이 없다"며 "펀드시장이 활성화되고 참여자가 늘며 '백가쟁명' 시대로 들어온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금융허브 전략을 세울 때"라고 말 한 바 있다.

 

외국의 투자은행(IB), 자산운용사, 은행을 우리 자본시장의 동반자로 생각해 '웰컴' 정책을 펴고 장애 요소들을 제거해야 한다는 게 그의 요지이다.

 

그는 런던과 같은 종합 금융허브, 자산운용 위주의 싱가포르형 금융허브, 금융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룩셈부르크형 금융허브 가운데 우리 체질에 맞는 금융허브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사실 우리나라는 연기금 규모가 크고 세계적 자본시장인 도쿄, 베이징, 상하이 등과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 경제권에 걸맞게 자금도 풍부하다.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국민연금 관계자들을 찾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 규모만 해도 617조원에 달한다. 한국에 풍부한 자금이 많아도 세계적인 자산운용사를 키우지 않아 운용할 기관이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펀드를 운용하고 기업 평가를 할 수 있는 인력이 없어 투자자 펀드를 만들어도 돈이 항상 남는다.

 

청년들은 창업자금이 없어 고민이고 은행을 비롯하여 연기금 기관들은 평가를 못하니 돈을 투자할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부동산이나 개인대출에 목메는 상황이 된 것이다.

 

금융기관들이 해외에 나가 투자는 생각도 못하고 교포들만을 대상으로 이자마진에만 만족해왔다. 어느 한국 증권사는 걸 맞는 인력은 확보하지 않은 채 투자했다가 엄청난 손실을 가져 온 게 현실이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가장 가까이에 있는 중국이 지난 40여 년간 경제호황을 누리고 있어도 투자부문에서 이익은 아주 미미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시절 자본시장 육성 등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원화의 국제화는 물론 금융산업 세계화를 위해 경쟁력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따라서 동북아 금융허브를 재추진하여 거기 맞는 금융인프라를 만들 경우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증권사들도 한국에 동반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시장 참여자와 투자자의 기대가 큰 만큼 2018년을 '퀀텀 점프'(대약진)의 원년으로 삼자.

 

자칫 시기를 놓칠 경우 우리의 금융산업은 앞으로 기회가 없을지 모른다. 지금 여유가 있을 때 구조조정도 단행하고 시대에 걸맞은 산업으로 재탄생시켜야 한다,

 

금융은 경제의 혈맥이다. 피가 돌아야 모든 부문에서 건강하다. 금융이 서비스기관이 아닌 산업으로 인식하여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우리경제가 순환된다.

 

 


기사입력: 2018/01/05 [10:43]  최종편집: ⓒ파이낸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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