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북한 리스크 한국 신용도에 영향 없어"
국제금융센터 세미나 … "한국기업 신용도 추가 향상 쉽지 않아"
 
이유담 기자

[파이낸셜신문=이유담 기자] 국제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북한 리스크가 한국의 신용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며 전망치도 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국제금융센터는 14일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속 한국 신용도 개선은 가능한가'라는 세미나를 열었다.

 

주제발표에 나선 킴엥 탄 S&P 아태지역 국가 신용평가 팀장은 "북한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지만 전쟁이 발발할 확률은 적어 한국 신용등급에는 영향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성장은 고소득 국가와 비교해도 최근 실적이 매우 건전한 편"이라며 "경제성장이 지속적으로 담보성을 유지하려면 해결해야 되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탄 팀장은 수출이 한국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이지만 시가총액비율에서 삼성‧현대‧SK 등 주요 기업의 편중도가 심해졌으며 가계부문의 국민소득 기여도는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킴엥 탄 S&P 아태지역 국가 신용평가 팀장이 '수출은 한국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유담 기자)    

 

박준홍 S&P 한국기업 신용평가팀장은 사드에 따른 한‧중간 갈등뿐 아니라 중국업체와의 경쟁도 한국 기업 신용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팀장은 "확대된 중국 위험과 공급 증가로 인한 경쟁심화 등을 고려하면 한국 기업의 신용도는 추가적으로 상승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S&P가 중국 시장에서 경쟁심화로 현대, 기아차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했으나 제품개발 등 대응은 늦다는 점에서 현대‧기아‧모비스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또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 중국업체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며, 삼성과 LG 디스플레이는 OLED(유기발광 다이오드)를 장착한 패널을 개발하는 게 해답이라고 지적했다.

 

박 팀장은 한국기업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중국위험과 함께 초과공급위험, 규제위험을 언급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초과공급 위험이 SK하이닉스에 큰 위협이 될 수 있고, 디스플레이패널 시장에서도 초과공급 위험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 팀장은 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한국전력이 수익성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고, 새 정부의 규제 강화가 통신‧유통‧인프라 등 관련 기업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 S&P는 한국기업 신용도가 대체로 안정적 등급을 유지하고 있으나, 중국업체와의 경쟁은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 이유담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의 신용도는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됐다. 

 

박 팀장은 한국 기업신용에 좋은 영향을 주는 요소로 '수출', '안정적 저유가 환경', '제품 차별화'를 꼽았다.

이에 따라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을 올렸다고 밝혔다. 

 

또 정유 및 화학 업체의 양호한 수익성과 현금흐름 개선에 따른 차입금 감소로 SK이노베이션 등 정유사의 신용도를 좋게 내다봤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적자를 회복하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가전 부문 수익성이 좋다는 점에서 '안정적'으로 상향조정됐다.

 

이들 기업의 신용도 향상을 두고 S&P는 최근 2년간 정유‧화학, 전자, 철강, 전력가스 업종에서 차입금 감소가 지속되고 저금리로 인해 이자보상배율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제시된 S&P 측 의견을 종합하면 북한 리스크가 한국 신용도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는 상황이며 오히려 정책규제 등에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탄 팀장는 특히 한국의 가계부채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문제삼았다.

 

탄 팀장은 "한국의 순가계 저축비율이 올라가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가계부채가 늘어나면서 저축율도 높아지고 있는 점이 문제"며 "이는 부의 격차가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고용상황에 대해서는 청년실업률을 큰 문제로 꼽았다.

 

그는 "한국에서 교육과 관련한 투자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청년실업률이 높아지는 것이 이상했다"면서 "젊은 세대의 생계와 관련한 기술 등 교육 투자가 올바른 방향으로 활성화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 라이언 창 S&P 전무가 한국 은행업의 약점으로 지적한 '과거 일관성이 부족한 은행권 위기 예방 규제 정책' 에 대한 질의응답을 받고 있다. (사진= 이유담 기자)

 

한편 S&P는 한국 은행산업에 대한 국가리스크 평가도 공개했다.

 

라이언 창 중국한국 금융기관 신용평가 본부장은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조정될 확률은 낮고 안정적인 예금기반, 경제회복력 등은 한국 은행업의 장점"이라면서도 "민간 부문의 높은 레버리지 비율과 영업환경 불확실성, 은행권 위기 예방을 위한 정책 규제 등은 위험요소"라고 지적했다. 

 

레버리지 비율이 높다는 것은 외부 차입금이 자기자본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많이 빌려왔다면 이자로 나가는 고정비용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정홍택 S&P 메이팅 이사는 "한국의 은행들은 과거 IMF 외환위기와 카드사태, 이어 2008년 유동성 위기, 저축은행의 급격한 신용위험 등 많은 이슈를 겪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가계부채로 인한 제2금융권 풍선효과를 우려해 당국이 대출심사를 강화한 점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입력: 2017/09/14 [14:12]  최종편집: ⓒ파이낸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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