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硏 "국내은행, 장기적으로 사이버 보안 전략 마련해야"

“디지털 발전과 사이버 보안 간 기술격차…취약한 보안 환경에 노출된 은행” "사이버 리스크 대응 전략은 은행의 신뢰성과도 연결"

2022-09-05     임영빈 기자

국내 은행이 지속적인 사이버 보안 위협에 대응하려면 장기적 관점에서 보안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일 정윤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은행의 새로운 경쟁력, 사이버 보안'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정 연구원은 "디지털 금융 환경 변화로 사이버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은행의 사이버 보안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발전의 가속화로 금융회사의 편의성은 향상됐지만, 사이버 리스크 또한 그만큼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금융산업 사이버 사고 건수 추이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그는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 확산, 핀테크 기업과의 디지털 경쟁 심화, 오픈뱅킹 도입 등 은행 영업환경이 격변하면서 은행이 보안에 취약한 환경에 노출되는 경우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급속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T) 시도로 발생하는 디지털 발전과 사이버 보안 간 기술격차로 인해 은행이 민감한 데이터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는 상황에 노출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더해 온라인 사기, 데이터 유출, 멀웨어 및 랜섬웨어, DDos(디도스) 등의 다양한 형태의 사이버 공격이 발생하고 있으며 관련 범죄도 점차 증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해 Cybersecurity Venture는 전 세계 사이버 범죄 규모가 오는 2025년까지 연간 10조5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정 연구원은 은행의 사이버 보안 관리 영역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 광범위하게 형성되므로,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 보호를 위해서는 영역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미 주요 글로벌 은행들은 자체 보안 시스템 등 관련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JP 모건(JP Morgan)은 2014년 7천600만 가구와 700만 중소기업의 계정 해킹 공격에 노출된 이후, 사이버 보안 인식 및 사기 방지팀을 통해 다양한 교육 및 전문가 지원을 제공해오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사이버 보안 포함 기술 영역에 12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실제 보안 설계 솔루션 구현 담당 전문가 및 엔지니어를 포함하는 모니터링 팀을 구성해 보안 위협을 분석하고 있고, 지난 2019년에는 Immersive Labs의 사이버 보안 기술 플랫폼에 800만 달러 투자를 주선하기도 했다.

정 연구원은 최근 오픈 API, 오픈뱅킹 등 잇따른 개방 조치로 국내 은행이 지속적인 보안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보안원 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국내 소매금융 취급 은행 17곳이 받은 사이버 공격은 총 109만1천606건으로 매일 598건의 사이버 공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도 이에 대응코자 보안 프로그램 구매, 자체 보안 기술 개발, 관련 인력 충원 등의 방식으로 보안 시스템을 적극 구축 중이다. 금융당국도 전자금융거래법 및 전자금융감독규정을 기반으로 사이버 보안에 대한 검사를 실시 중이며, 지급결제 기관에 대해서는 망분리 제도를 시행 중이다.

정 연구원은 "사이버 공격이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가운데 은행의 사이버 리스크 대응은 신뢰성과 열결될 수 있어 중요하다"며 "디지털 금융의 기반에는 보안성이 전제되는 만큼 국내 은행도 단기적 대응뿐만 아니라 장기적 관점의 사이버 보안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