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경영악화...영업이익 5.9% 감소
한경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 영향 조사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국내 수출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하여 매출액 5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을 대상(100개사 응답)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 영향 조사'를 진행한 결과, 기업들의 올해 원자재 구매 가격은 전년 대비 평균 1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기업 경영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응답 기업의 83.0%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기업 경영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반면, 12.0%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기업 경영 환경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응답했고, 5%만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전년 대비 올해 원자재 구매 가격이 상승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이익의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원자재 구매 가격이 상승한 기업 중 83.5%는 영업이익이 하락했다고 응답했다. 평균 영업이익 변동률은 -5.9%로 조사됐다,
업종별 영업이익 변동률은 일반기계‧선박이 -8.8%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석유화학‧제품 -7.1%, 바이오헬스 -6.0%, 철강 -5.7%, 자동차‧부품 -5.2%, 전기전자 -1.8%였다.
전년 대비 올해 원자재 구매 가격이 상승한 기업들의 과반(65.2%)은 제품가격 인상(34.1%), 원자재 외 원가절감(31.1%)을 통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원자재 선구매 및 확보 15.9%, 대체 원자재 발굴 12.2%, 대응없음 3.0%, 옵션 등 파생상품 활용 1.1%, 공장 가동 중단 0.4% 등이 대응방안으로 제시됐다.
한편, 제품가격 인상을 통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한다는 기업들의 평균적인 제품가격 인상률은 13.8%로 나타났다.
업종별 제품가격 인상률은 석유화학‧제품 19.6%, 철강 18.4%, 일반기계‧선박 12.5%, 자동차‧부품 10.4%, 바이오헬스 7.5%, 전기전자 6.9% 순이었다.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전망을 묻는 질문에서 76.1%가 원자재 가격 상승이 6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응답하여, 적어도 내년 2분기인 2021년 4~5월까지는 원자재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 기간 전망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개월 이내 0.4%, 3개월 이내 3.3%, 6개월 이내 20.2%, 1년 이내 45.8%, 3년 이내 24.2%, 3년 이상 6.1% 등이었다.
기업들의 매출원가 중 원자재 구입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1.0%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제품 53.3%, 철강 46.7%, 전기전자 37.0%, 바이오헬스 36.2%, 일반기계‧선박 34.4%, 자동차‧부품 33.7% 등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이 구매하는 전체 원자재 중 수입 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1.7%로 나타났다. 업종별 비중은 석유화학‧제품 47.9%, 바이오헬스 46.2%, 전기전자 45.0%, 일반기계‧선박 38.5%, 자동차‧부품 38.3%, 철강 27.5% 등이었다.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부 정책으로는 해외자원개발 지원 등 안정적 원자재 수급처 확보(44.0%), 원자재 수입관세 인하(37.9%), 폐자원 재활용 지원을 통한 원자재 확보(9.9%), 정부의 원자재 비축물량 방출(8.2%) 등을 제시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자원 빈국인 한국은 원자재의 수입 비중이 높아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성에 취약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원자재 수입관세를 인하하여 생산자 물가 안정화 및 소비자 물가로의 전이를 막고, 장기적으로는 해외자원개발 지원 등을 통하여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