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속내는?

시민단체‧정치권 압박…그룹 개선방안 향후 행보 집중

2015-08-11     박지용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는 한국기업이다. 하지만 한일롯데의 완전분리는 기업가치를 훼손한다. 조속히 롯데호텔의 기업공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이날 "롯데호텔에 대한 일본 계열 회사의 지분을 축소하고, 주주구성이 다양해질 수 있도록 기업공개를 추진해 종합적인 개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까운 시기에 호텔롯데를 상장하고 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를 연내에 80% 이상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과문을 통해 "최근 불미스러운 사태로 많은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최근 사태는 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그의 대국민 사과는 그룹 경영권을 두고 신동주·동빈 형제간 다툼이 신격호·동주·동빈 3부자의 갈등으로 번져 전 국민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국민적 반감이 고조되자 나온 것이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롯데그룹 지주회사로 전환할 것이며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TF팀을 출범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이날 신 회장이 사과문을 통해 롯데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시민단체 뿐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까지 받고 있는 롯데그룹의 개선방안이 얼마만큼 실효성이 있을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신 회장의 발언으로 롯데그룹은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순차적으로 밟을 것으로 보여진다.

만일 신 회장이 기업 총수로서의 의지를 표명하는데에 그친다면 롯데에 대한 비난 여론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현재 반 롯데 정서는 대규모 불매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700만 회원을 가진 소상공인연합회는 앞서 10일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별 소상공인 단체와 함께 롯데카드 가맹점 해지 및 결제 거부를 선언하고 롯데마트, 롯데슈퍼에서 물건을 사지 말자는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비난하는 성명을 잇따라 내놓았다.

시민단체들은 “국내 최대 유통 재벌인 롯데그룹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을 운영하면서 비정규직 남발이나 독과점 횡포, 불공정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며 “이런 배경에 왜곡된 지배구조와 불투명한 회사 운영, 반사회적 경영 형태 등이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