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배경은

엔저 비롯 주요국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하 부담 작용 전망

2013-05-09     윤종우 기자
▲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9일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지속돼 기준금리를 현행 2.75%에서 2.5%로 0.25% 인하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그동안 김중수 총재가 강하게 금리 동결을 시사해온 것과는 달리 업계는 예상 밖의 결과라는 분위기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달에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이번 금리 인하 배경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일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75%에서 2.5%로 0.25% 인하한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해 7월과 10월에 이어 7개월만이다.

특히 금융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인하 배경에 대해 엔저 장기화를 비롯해 유럽중앙은행, 호주연방준비제도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도 한은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더욱이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지속되고 있고, 정부의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한 추경예산 확대, 부동산 등 경기부양정책에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한 금리인하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이날 금리인하와 관련해 김중수 총재는 “국제금융시장과 각 나라 정책금리 수준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 면밀히 정책 효과를 분석해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시장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엔저의 폭도 문제지만 너무 급하게 변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엔저현상이 아직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이냐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금융권 전문가는 “기준금리인하가 과연 대출금리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은행의 대출금리가 떨어지려면 가산금리를 내려야 하는데 예대마진 관리상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은행대출 금리는 대출기준금리(코픽스, CD, 국고채금리 등)에 예대마진금리를 고려한 가산금리를 더한다. 여기에 고객의 대출한도, 소득, 신용등급 등 대출건전성 및 금융거래(금융사의 대출상품) 등에 따른 우대할인 금리를 빼는 방법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연계효과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정부의 추경이 성장률을 0.3~0.4%p,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0.2%p 올릴 경우 내년 성장률이 4%대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총재는 금리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및 물가 상승 우려에 대해 “가계부체 총량이 크게 늘지 않아 가계의 이자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물가 상승에 대한 인플레이션도 우려할 만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4% 성장과 관련 “잠재성장률이 실질성장률보다 높을 순 있지만 마이너스인 GDP갭을 플러스로 성장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총재는 지난 3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인도 뉴델리를 찾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의 지난달 금리동결 결정에 대해 물가상승을 우려해서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김 총재는 “금리를 동결하며 물가를 가장 처음에 언급한 것은 한은이 무엇을 하든 물가를 가장 먼저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것과 관련, “정책조합이란 것은 타이밍이 다를 수 있다”며 “한발씩 가야 하는데 여러분은 두 발로 한꺼번에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꼬집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