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세계 각국을 유람한 실력파 여행 작가 유강호 일내다”

블로그는 영혼과 지성·감성의 또 다른 우주 공간...책 출간도

2010-11-15     윤종우 기자

“la에서 캘리포니아 드림을 노래하며 la 전체를 탐구하고, 구석구석 잘 알려지지 않은 세밀한 지역까지 즐겁게 여행하는 101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지난 20여 년간 미국에서 몸소 체득한 알토랑 같은 정보들로 향기 가득한 인기 블로그 ‘서니베일체리의 과수원길’(http://blog.joins.com.160sunnyvale)을 운영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문학가가 자신의 출신지인 la를 소개하는 책 ‘서니베일체리의 101가지 la다이어리: la에 반하다’를 출간해 화제다.

예순이란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 못지않은 끼를 과시하며 파워블로그 서니베일체리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아름다운 영혼을 이야기 해온 인기작가 유강호.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을 누빈 흔적을 꾸준히 블로그에 올렸던 것이 계기가 됐다는 저자는 희곡 작가이자 수필가로도 활동 중이며 현재 서니베일체리의 지킴이로 유명세를 달리고 있다.

이국생활이 아무리 힘들어도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힘이 솟는다는 그녀는 “블로그는 영혼과 지성·감성의 정신세계가 맞는 사람들이 모여 또 하나의 우주를 여는 광장”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문학에 대한 열정과 여행 매니아로서 진가를 책으로 낸 그녀는 이 책을 통해 la의 구석구석을 맛깔스럽고 정감 넘치는 이야기들을 담아냈을 뿐 만 아니라 아름다운 언어로 우리의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 책은 la에 담긴 역사와 문화에서부터 기본적인 지리 및 관광명소, 추천 레스토랑과 숙박시설, 이색음식들 등 여행자라면 궁금해 할만한 la의 모든 정보들이 빼곡히 수록되어 있어 친근감을 더해 여행기로서도 손색이 없다.

▲ 이국생활이 아무리 힘들어도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힘이 솟는다는 그녀는 “블로그는 영혼과 지성·감성의 정신세계가 맞는 사람들이 모여 또 하나의 우주를 여는 광장”이라고 말한다.

지난 95년 ‘프리웨이를 달리는 여자’라는 책으로도 인기몰이를 했던 그녀가 이 책을 출간하게 된 데는 우연한 기회에 la지역의 라디오 방송작가 모집에 지원하면서 계기가 됐다고 한다. 하지만 한때 잘못된 주식투자로 전 재산을 일어버리는 등 우울증에 빠져 자살을 기도했던 그에게 힘을 길러 준 것은 la의 아름다운 햇살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지난시절 죽으려고 자살을 시도했지만, 밤하늘에 떠 있는 무수히 많은 별이 떠 있는 것을 보고, 살아있음에 감사하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새로운 삶을 살고자 마음먹은 후에는 인생의 가치는 돈이 아니라 잘못된 내 자신을 내려놓고 더불어 사는 삶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그 후 la 한인들을 위해 인생의 희망을 주는 라디오 방송을 하면서 la의 관광명소, 소문난 맛집 등을 소개하는 코너를 맡게 되었고, 한인들의 손과 발이 되어 준 게 커다란 인연이 됐다. 그동안 ‘la에 가면 어디가 좋으냐’는 시청자들의 열화 같은 문의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두 아들을 잘 길러준 la에 대한 보답으로 소중한 마음을 담아 책을 출간했다.

그녀는 이미 중학교 2학년 문예반 시절 전교생이 모인 자리에서 시낭송으로 화제를 모으는 등 일찌감치 끼를 과시하기도 했으며, 미국으로 이민을 가기 전 그녀는 희곡 쓰는 일에 두각을 나타낸 재원이기도 하다.

한국일보 신춘문예에서 ‘茶’로 등단하는가하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지빠지빠빠’로 화려한 정점을 달린 그는 ‘외로운 별들’, ‘주목받고 싶은 생’등을 무대에 올려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이중 ‘지빠지빠빠’는 dmz의 통일을 염원한 작품으로 이장호 감독의 부친으로부터 작품에 대한 살아 있는 감성으로 극찬을 받았다. 유씨는 또 지난 80년대 말 코미디 프로그램 ‘쇼 비디오자키’ 드라마 ‘tv손자병법’등의 작가로도 왕성한 활동을 했다.

▲ 문학에 대한 열정과 여행 매니아로서 진가를 책으로 낸 그녀는 'la에 반하다'를 통해 la의 구석구석을 맛깔스럽고 정감 넘치는 이야기들을 담아냈을 뿐 만 아니라 아름다운 언어로 우리의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90년 초, 미국으로 떠날 결심을 한 건 오로지 두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서였다고 한다. “한국의 입시 등 교육문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키우고 싶었습니다. 미국의 교육은 남을 배려하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녀의 여행에 대한 숨은 끼는 지난 1986년부터 1996년까지 방송국 팀과 120여개 나라를 2번이나 순회할 정도로 세계 각국을 유람한 실력파 여행 작가로 통한다. 한때 기네스북에 올라 화제가 됐던 여행 전문가 서진근씨가 그의 외삼촌이다.

한편 유씨는 한국의 날 축제가 펼쳐지던 10월2일 올림픽과 놀만디 코너에서 ‘la에 반하다’의 북사인회를 가진데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영등포 교보문고 티움에서, 11월 12~13일에는 모교인 돈암초등학교에서 사인회를 가졌다. 여기에서 나온 수익금은 그동안 자신에게 소중한 문학소녀의 꿈을 키워 준 보답으로 학생들의 장학금이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작지만 소중하게 쓰여 질 계획이다.

현재 스탠퍼드 대학 옆 실리콘 밸리 서니베일에 살고 있는 그녀는 내년에 ‘라스베이거스에 반하다’는 책을 시작으로, ‘샌프란시스코에 반하다’, ‘시애틀에 반하다’ 등 매년 새로운 도시의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는 등 북 집필에 전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