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상법 개정, 찬반 공개토론 제안…얼마든지 타협 가능"

이재명 대표는 22일 "지배 경영권 남용으로 인한 주식 시장의 악화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국민적 여론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법 개정과 관련하여 양 입장의 공개토론을 제안드란다"며 "민주당과 제가 직접 토론을 함께 참여해 보고, 또 정책위 의장 등을 포함한 쌍방의 입장들을 다 취합해 본 다음에, 우리 당의 입장을 확실하게 정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30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확대간부회의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경제를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어제 경제인협회에서 국내 여러 대기업 사장단과 함께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내용은 상법 개정에 문제가 있어 기업 경영에 애로가 예상되니 자제해 달라는 내용으로 보여진다"고 언급했다.

한편으로 "개인 투자자들, 소액 투자자들은 신속한 상법 개정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2015년의 삼성물산 합병, 2021년의 LG화학의 물적 분할, 2024년의 SK이노베이션 합병, 그리고 두산밥캣 포괄적 주식교환, 이런 사례들을 통해서 소액주주들의 실질적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우량주인 줄 알고 샀는데, 이런 여러 가지 '기술 발휘'를 통해서 갑자기 우량주가 불량주로 전락하니, 주식 시장에 대한 신뢰가 생길 수가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저는 언제나 사람이 만든 문제는 사람이 해결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 소액 투자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며 "다만 그 방법을 두고 어떤 길로 가야 될지 이론이 있을 뿐이다. 얼마든지 타협할 수 있고, 합리적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보니 기업계에서도, 투자자 측에서도 신속하게 공개토론에 응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삼권 분립, 이것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기본 질서"라며 "특히 이 중에서도 사법부의 독립성 보장이야말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가장 근간"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행정부와 입법부 내의 정치세력이 다툰다고 할지라도, 사법부의 독립성은 철저히 보장되어야 한다"며 "저는 헌법에 따라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켜온 대한민국 사법부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한때 조봉암에 대한 판결, 인혁당 사건 판결,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판결처럼 흑역사도 없지는 않았지만, 민주주의 체제가 수립된 이후, 소위 민주화 이후에는 이 모든 사건들에 대해서도 사법부의 재심 판결들이 있었다"며 "한때 잘못 가더라도, 반드시 제 길을 찾아왔고, 이런 사법부의 독립성과 양심, 또 정의에 대한 추구가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지금까지 이끌어 왔다"고 확신했다.

실제적으로 "문재인 정부에서도 무도한 검찰들이 2018년 12월에 저를 네 건의 허무맹랑한 사건으로 기소한 바가 있다. 여러분이 이제는 어쩌면 잊어버렸을지도 모르겠는데, 제가 멀쩡한 친형을 강제 입원시켰다는 있지도 않은 사실을 가지고 저를 기소했다"고 언급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대장동 개발에서 5천503억 원을 벌었다고 제가 주장하고 공보물에 실었다는 이유로 "왜 '벌었다'라는 과거 표현을 썼냐? 아직은 100% 들어온 것은 아니고 들어오는 중 아니냐?"라고 하는 이런 해괴한 이유로 과거형 표현을 문제 삼아서 기소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왜 억울하다고 말했느냐? 검사 사칭 사건에 대해서 유죄 판결이 난 것을 인정했다고 해도 아무 소리 말아야지, 누명 썼다, 억울하다, 이렇게 말한 것 자체가 허위사실 공표다"며 무려 2년 동안 법정에 끌려다녔지만, 결국 사필귀정해서 제자리를 찾아준 것도 대한민국의 사법부였다"고 밝혔다.

또 "작년에 터무니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국회가 체포동의안을 가결하여 구속해도 좋다고 하는 국회의 입장 표명이 있었지만, 역시 구속영장 기각을 통해서 제자리를 잡아준 것도 사법부였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제가 수십 년 법조인으로 종사해 왔지만, 그 수천 건의 사건을 처리하면서도 상식과 법리에 명백하게 어긋나는 그런 결론이라고 하는 것은 제 기억으로는 거의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했다"며 "법관은 독립돼 있다. 그래서 법관들마다 다른 판단을 내릴 수가 있다. 그래서 3심제가 있다. 고등법원, 대법원이 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햇다. "제가 현실의 법정이 두 번 남아 있다"고 말했던 이유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판결에 대해서 비판할 수 있다.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 이것이 민주주의이다. 정당한 의견 표현"이라며 "이를 벗어나서 사법부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이런 일들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심적이고 정의감이 투철한, 유능한 법관들이 훨씬 더, 압도적으로 많다"는 말을 하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인권과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로서 정의를 발견하고, 실체적 진실에 따라서 인권과 민주주의가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계시는 대다수 법관들에게, 그리고 사법부에 감사와 존중의 마음을 전해 드린다"고 말했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