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전반 비대면 리테일 채널 경쟁력 확보 위해 과감한 결단 및 대규모 투자 확대 필요"
이르면 올해 말부터 핀테크 증권사 2호 토스증권이 주식거래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토스증권이 시장에 제대로 안착한다면 업계에 미칠 영향은 카카오페이증권보다 더 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증권 : 토스증권이 곧 온다' 보고서를 통해 "토스증권이 공식 출범할 경우, 자체 보유한 플랫폼과 UX(User Experience·사용자 경험)의 강점을 앞세워 출범 초기부터 주식 브로커리지 시장에 진출할 것"이며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의욕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핀테크 플랫폼 'TOSS'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증권업 진출을 차분히 추진해왔다. 2019년 100% 자회사 토스준비법인의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를 신청, 올 3월 승인받았으며 8월에는 본인가를 신청해 현재 증선위에서 의결한 상태다.
정 연구원은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토스증권이 이달 금융위원회에서 본인가 승인을 받아 빠르면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토스증권이 출범하게 된다면 카카오페이증권에 이어 국내 증권업계에 2호 핀테크 증권사가 등장하는 것이다. 토스증권은 출범 초기에는 브로커리지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할 계획이다.
정 연구원은 토스증권의 자기자본 수준이 현재 300억원대 수준인 점, 모기업 비바리퍼블리카로부터 장기간 지속적으로 증자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일찌감치 브로커리지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신생업체로서 많은 가입자 수, 주식 위탁매매 매출 등 가시적 성과가 필요한 만큼 핵심 마케팅 포인트로 UX(User Experience·사용자 경험)를 내세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모회사 비바리퍼블리카가 핀테크 결제 플랫폼 'TOSS(토스)'를 선보여 서비스 가입자 수 1천700만명, 월간 활성화 사용자수(MAU) 1천만명을 바탕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선례도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 연구원은 토스증권이 향후 브로커리지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자 자사 MTS를 통해 지금껏 다른 증권사들의 MTS가 보여주지 못한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바리퍼블리카 또한 "기존 증권사에서 볼 수 없었던 고객 친화적 인터페이스와 투자정보 서비스를 초보 투자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정 연구원은 토스증권이 공식 출범 시 '2030' 세대를 주 공략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핀테크 결제 플랫폼 '토스'를 통한 쉬운 주식투자를 표방하는 만큼, 젊은 고객들을 적극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들에 대한 시장 선점 효과를 고려한다면 기존 증권업계 특히 그중에서도 리테일 채널의 비중이 높은 증권사가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 연구원은 향후 토스증권이 안착한다면, 기존 증권사들이 비대면 리테일 채널 강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 전망했다. 현재 증권회사들은 자체 MTS에 대한 투자 규모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무엇보다 카카오뱅크의 출범과 성공을 지켜본 만큼 대형증권사들은 MTS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품질 향상을 도모하고 있는 중이다.
동시에 플랫폼 및 기타 서비스 측면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만한 핀테크 기업과 지분 투자 제휴 강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데 이는 특히 대형증권사에서 두드러진다.
일례로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와,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파이낸셜과 지분 투자를 겸한 제휴 관계를 맺었다.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 및 레이니스(뱅크샐러드), KB증권은 디셈버(핀트) 및 줌인터넷(프로젝트바닐라), 삼성증권은 두나무 등과 제휴를 강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연구원은 "올 연말 토스증권을 시작으로 핀테크 기반 주식 브로커리지 서비스는 계속 시장에 나올 것"이라며 "향후 이들이 주식거래를 넘어 종합 자산관리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리테일 채널을 유지해야 하는 증권사라면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결단과 대규모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