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중 국내 대기업 4개사 중 1개사는 작년 동기대비 채용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한 명도 뽑지 않을 전망이다.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기업도 3개사 중 약 1개사 꼴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종업원수 300인 이상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0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기업 126개사 중 27.8%는 올해 상반기 채용을 축소하거나 한 명도 채용을 하지 않을 것으로 응답했다.
이 중 채용을 줄이는 기업은 19.0%이고 한 명도 뽑지 않는다는 기업은 8.8%다. 상반기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기업은 32.5%이며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5.6%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대기업 채용 조사가 실시된 기간은 2월5일~2월19일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직전 이었다”며 “최근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대기업 고용시장은 이번 조사결과보다 훨씬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업들이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는 국내외 경제·업종 상황 악화(43.6%), 회사 내부 상황 악화(34.6%), 신입사원 조기퇴사·․이직 등 인력유출 감소(24.4%), 인건비 부담 증가(19.2%), 신규채용 여력 감소(10.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올해 채용시장 특징에 대해서는 경력직 채용 증가(62.7%), 대졸신입 수시채용 증가(51.6%), 정규직 전환형 인턴제도 도입 증가(26.2%), 인공지능(AI)을활용 신규채용 확대(26.2%), 블라인드 채용 확산으로 전형과정의 공정성 강화(15.1%), 채용연계형 산학협력 장학생 확대(7.1%) 등을 꼽았다.
한편 대졸 신입채용에서 수시채용을 이미 도입한 기업은 52.4%, 도입할 계획인 기업은 14.3%로 조사됐다.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인원은 올해 전체 대졸 신규채용인원의 절반을 넘는 58.6%로 나타났다. 또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 인원 중 이공계 선발비중은 평균 61.5%를 보여 지난해 상반기(57.5%)보다 이공계 선호가 4.0%p 증가했다.
4차 산업혁명 12가지 기술 중 기업들이 가장 인력이 필요한 분야는 빅데이터(63.5%), 인공지능(38.9%), 사물인터넷(24.6%), 첨단소재(21.4%), 로봇(20.6%), 신재생에너지(20.6%) 순으로 응답했다.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적인 연봉은 3999만원(월 333만원)으로 조사됐다. 응답 구간별로는 ‘4000~4500만원’ 32.5%, ‘3500~4000만원’ 27.7%, ‘3000~3500만원’ 18.3%, ‘4500~5000만원’ 13.5%, ‘5000~5500만원’ 4.0%, ‘5500~6000만원’ 1.6%, ‘3000만원 미만’ 1.6% 순으로 나타났다.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할 정책에 대해서는 규제완화를 통한 기업투자활성화 유도(50.0%), 고용증가 기업에 세제혜택 등의 인센티브 확대(49.2%), 신산업‧신성장동력 육성 지원(35.7%),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31.7%), 미스매치 해소(19.0%) 순으로 지적됐다.[파이낸셜신문=정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