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여전히 은행지주 내 단기성과·온정주의 문화 만연"
금감원장 "여전히 은행지주 내 단기성과·온정주의 문화 만연"
  • 임영빈 기자
  • 승인 2024.11.2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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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 주재…"이사회가 감시·견제 역할 충실해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에게 "사내 온정주의적 조직문화가 아직도 광범위하게 존재한다"고 일침했다.

28일 금감원은 이복현 원장이 서울시 중구 소재 은행회관 16층 뱅커스클럽에서 은행지주 이사회의장 간담회를 주재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KB 권선주, 신한 윤재원, 하나 이정원, 우리 정찬형, NH 이종백, BNK 최경수, DGB 최용호, JB 유관우) 등이 참석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서울 중구 연행연합회관에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를 마친 뒤,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서울 중구 연행연합회관에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를 마친 뒤,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그간 금감원 감독·검사업무 과정에서 확인한 은행지주의 경영관리상 취약점 중 가장 먼저 단기성과에 치중하는 경영문화를 꼬집었다.

그는 "은행권이 고객 자산관리 및 자산운용 등 측면에서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판매, 부동산 및 담보·보증서 대출 위주의 여신운용, 점포·인력축소 등을 통한 비용절감 등 손쉬운 방법으로 당기성과를 올리는데 집중해왔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이로 인해 은행의 고객보호, 내부통제 기능이 약화되고, 이익 규모에 걸맞는 사회적 역할 이행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대외적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며 "이제는 이사회를 중심으로 미래지향적인 중장기 전략과 혁신노력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동력 확보에 힘써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이 원장은 "온정주의적 조직문화와 구성원의 윤리의식 저하가 금융사고 보고 지연, 은페시키는 요인이 되거나 내부고발 등을 억제하고 있다"며 "반복되는 위규행위에 대한 징계 강화, 귀책 직원에 대한 엄정한 양정기준 적용 등 준법·신상필벌 강조의 조직문화 확립될 수 있도록 이사회가 큰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이사회 기능의 강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해외진출, 자회사 인수 등 은행지주 경영상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업무집행 과정에서 이사회의 감독 기능이 미흡하게 작동될 경우, 회사의 리스크관리·내부통제 기능이 형식화되고 경영진 궈한 집중 및 단기실적 위주의 경영 관행이 공고화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작년부터 지속해 온 지배구조 선진화 노력 취지에 맞춰 '경영진에 대한 감시·견제 강화'라는 이사회 본연 기능의 강화될 수 있도록 이사회 차원의 관심과 노력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관련해 이 원장은 내년 은행지주가 당면한 현안과 관련해 유의사항도 함께 전달했다.

먼저 이 원장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은행지주별 상황에 맞는 장기적 성장전략을 수립하고, 불확실성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와 역량을 동시에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내년도 그룹 경영계획 심의시 자회사들의 리스크 익스포져 관리, 조달·운용. 자본관리 계획의 적정성 등을 면밀히 살펴줄 것을 주문했다.

더불어 이 원장은 "그룹 차원 가계대출 취급계획이 명목 GDP 성장률 내에서 자회사 리스크·자본관리 계획을 고려해 수립되어야 한다"며 "중기·소상공인 자금공급 여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은행 등의 손실흡수능력 확추엥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첨언했다.

이 원장은 책무구조도 도입에 따른 내부통제 강화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책무구조도 시행으로 지주회장이 그룹 전체의 내부통제의 총괄책임자로서 자회사 내부통제의 작동 여부까지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며 "지주회장이 책임의식을 갖고 총괄책임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사회에서 적극적인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준법·감사인력 보강, AI 상시감시시스템 개발·고도화 등 자회사의 내부통제 업그레이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은행권 여신 프로세스 개선사항의 안착, 임원 친인척 특혜대출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개선 방안 마련 등도 지주 차원에서 함께 고민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이 원장은 "작년부터 은행권에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2023년 기준 1조6천억원 규모)과 민생금융지원방안(2조1천억원+α)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사회적 책임 이행에 앞장서 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내년에도 은행지주가 상생금융·사회공헌을 위한 자율적인 노력을 지속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사회 의장들은 "은행 지주가 일관된 혁신 노력 등을 바탕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이사회 기능 강화, 준법·신상필벌 중시의 조직문화 확립이 필요하다는 감독당국 인식에 공감을 표한다"며 "미래지향적인 중장기 전략과 혁신노력 등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동록 확보에 보다 힘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이사회가 은행지주의 건전하고 올바른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감시·견제 역할에 충실하겠다"며 이사회와 감독당국간 정례적 소통을 통해 은행지주 발전을 위한 의견을 지속 교환하길 바란다는 뜻을 함께 전했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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