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A/S 전문회사로 설립…7년만에 지속적인 성장으로 상장기업 도약
이기동 사장 " 차세대 선박 디지털 기술 발전은 조선 산업에 기회 창출할 것"
이달 중 상장을 앞두고 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친환경 선박 개조 기술과 AI기반 디지털 플랫폼을 앞세워 글로벌 1위 마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입지를 공고화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2일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언론사 산업부를 대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유 기술력과 연구 시설을 공개하고 미래 친환경 선박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고 3일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 이기동 사장을 비롯해 윤병락 전무, 조성헌 전무, 김정혁 상무, 박후식 상무, 최봉준 수석 등 주요 부서를 담당하는 임원이 함께 참석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2016년 11월 HD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 엔진기계사업부, 전기전자사업부 등 선박 관련 유무상 서비스 담당 조직을 통합해 출범했다. 당시 HD현대마린솔루션은 건조 후 인도된 선박과 엔진 등 주요 기자재에 대한 정비, 수리 개조 등 선박 생애주기 전반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박 A/S 전문회사로의 포지셔닝을 시도하고, 사명을 '현대글로벌서비스'로 정했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네트워크 확충과 해외 영업력 강화가 필수였던 만큼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17년 4월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시작으로 미국, 싱가포르, 중동 지역에 법인을 설립해 선박 A/S 전문회사로서의 기틀을 갖춰 나갔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출범 이후 AM(After Market:선박 유지·보수) 솔루션 사업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현재는 AM 사업뿐만 아니라 친환경 개조, 디지털 솔루션, 벙커링 선박 연료유 공급으로 사업영역을 확대 총 4개 군의 핵심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 이기동 사장은 "이처럼 선박 전 생애주기에 걸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전 세계에서 HD현대마린솔루션이 유일하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6년부터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17년 2월, KSS해운과 배기가스 탈황 장치(EGCS) 설치를 위한 MOU를 체결하며 친환경 선박 개조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해양 생태계 교란을 막기 위한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TS), 선박용 육상전원 공급장치(AMP), LNG 운반선의 운송 효율을 높이는 재액화 시스템 개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혀 나갔다.
2018년 6월에는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벙커링 서비스 사업에 진출했다. 이는 선주 및 선사의 니즈를 고려한 것으로 이를 통해 HD 현대마린솔루션은 원스톱(One Stop)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그룹사인 HD현대오일뱅크와의 협업을 통해 고품질의 선박유를 공급하고 있으며 현재는 탄소중립에 대비해 친환경 선박유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장은 "강화된 환경 규제로 인해 선박 추진 연료는 LNG, LPG, 에탄, 메타놀, 암모니아 및 수소 등으로 변경될 것이고, 이는 고부가가치 부품 및 서비스의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런 고부가가치 산업은 기술력의 차이로 인해서 당분간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지는 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2050년 경까지 탄소 배출 제로 필수 등 강화된 규제로 인해 친환경 대체 연료 추진 선박으로의 교체 수요는 점차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규제 변화에 따른 수요 증가에 대한 대응은 신조선 발주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이해를 하시면 되겠다"며 "HD현대마린솔루션은 암모니아 수소 이중 연료 시스템 및 탄소 포집 시스템 개발을 비롯한 차세대 친환경 기술 고도화를 통해서 친환경 개조 시장을 선도하는 것은 물론 전 세계 조선, 해양 빅데이터를 보유한 독보적인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19년 1월 부산에 디지털관제센터를 세계 최초로 개소하면서 선박 디지털 사업에 착수했다. 디지털관제센터는 2018년 6월 신설한 디지털환(DT) 사업 부문을 모태로 하고 있었다. 이후 2020년 6월 그룹사 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선박제어사업을 HD현대중공업으로부터 양수하면서 디지털솔루션 사업을 미래 핵심사업으로 삼게 됐다.
이 사장은 "HD현대 건조 선박이 아닌 다양한 선박에 HD현대마린솔루션의 플랫폼 제품을 탑재하고, 데이터 연결망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메타 옵션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해 플랫폼 솔루션 고도화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이런 미래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HD현대마린솔루션의 향후 5개년 목표는 압도적 글로벌 1위 포털 마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의 입지를 공고화 하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설립 이후 가파른 성장 흐름을 지속 이어왔다. 설립 초기(2017년) 2천403억원과 546억원에 불과했던 매출과 영업이익은 연평균 복합성장률(CAGR)를 기록하며 2023년 각각 1조 4천305억원과 2천15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매출로만 놓고 보면 6년 만에 6배 증가한 셈이다.
사업 영역이 확대되고 매출 규모가 증가하면서 기존 사명(HD현대글로벌서비스)이 미래 가치를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회사 내부에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해 11월 친환경·디지털 솔루션 사업 확대를 통한 신성장 동력의 확보 의지를 담아 사명을 HD현대마린솔루션으로 변경하고 해양 분야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기동 사장은 "2024년은 HD현대마린솔루션에 아주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 같다"며 "2016년 과거 현대중공업이라는 거대한 기업에서 분사하여, 불과 7년이 되지 않은 시간 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고, 기업공개를 통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펜데믹과 지정학적 분쟁 등으로 거시경제 상황은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HD현대마린솔루션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면서 "우리는 이제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으며, 현재 준비하고 있는 우리의 미래 성장전략을 달성하고, HD현대가 지향하는 바다의 무한한 가능성을 선도하는 초일류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 이후에는 HD현대마린솔루션 최봉준 수석과 장민성 책임의 안내로 HD현대 GRC 내 디지털 인사이트센터 및 디지털 융합센터를 둘러봤다. 각 센터에서는 HD현대마린솔루션과 HD현대 그룹사에서 이미 상용화를 했거나 현재 연구 중에 있는 디지털 선박 기술들이 공개됐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디지털관제센터는 HD현대 GRC 6층 정면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 당초 디지털관제 센터는 2019년 1월 스마트십 모니터링을 위해 부산에 설립됐다가 HD현대 GRC가 완공되면서 지난 2022년 12월 현재의 위치로 이전해 왔다 .
디지털관제센터에는 55인치 대형 모니터 12개를 연결한 300인치 초대형 화면이 자리해 있다 . 초대형 화면에는 HD현대마린솔루션에서 직접 공급한 스마트솔루션(ISS, HiEMS, DATS)이 장착된 선박 430여척의 실시간 운항 정보가 화면 전체에 표시되고 , 모니터링 되고 있다 .
아울러 디지털관제센터는 HD현대의 전문가 150여명과의 협업을 통한 다양한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우선 각 항차 별로 실제 운항 경로·거리·속도·연료 소모량 등의 상세 정보와 실제 운항과 최적 운항과 비교한 운항 분석을 제공한다 .
또한 선박 주요 기기의 정비 관리, 성능분석 및 운전 패턴 진단 등의 기기 분 석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 아울러 보증 서비스 정보, 최신 서비스 뉴스 등 고객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필수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