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성격 다른 쌍둥이 형제" 르노삼성 QM3 vs 르노 클리오
[시승기] "성격 다른 쌍둥이 형제" 르노삼성 QM3 vs 르노 클리오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8.12.10 0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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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부진 외관에 의외로 겁많은 형 'QM3'…앙증맞지만 악동같은 동생 '클리오', 우수한 연비는 공통점
 
▲ 르노삼성 QM3(왼쪽)와 르노 클리오(오른쪽)는 마치 한 배에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와 같은 느낌이다. 성격이 달라도 너무 다른 형제 QM3와 클리오를 한 번에 비교 시승할 기회가 생겼다. (사진=황병우 기자) 
 
최근 가볍게 읽는 소설 '라이트노벨'이나 만화 또는 애니메이션을 보면, 듬직한 형과 개구쟁이 동생이 등장하는 내용의 작품들을 보게 된다. 이른바, 상투적인 요소를 의미하는 '틀에 박힌 표현'을 '클리셰'라고 하는데, 이와 비슷한 것이 실제 자동차 중에도 있다. 
 
르노삼성 QM3와 르노 클리오는 마치 한 배에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와 같은 느낌이다. 성격이 달라도 너무 다른 형제 QM3와 클리오를 한 번에 비교 시승할 기회가 생겼다.
 
서울에서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까지 장거리 시승은 QM3를, 영암 KIC에서 서울까지는 클리오를 각각 시승했다. 
 
두 모델은 쌍둥이 형제를 단적으로 드러내 듯, 같은 피워트레인을 탑재하고 있다.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kg.m의 성능을 내는 5세대 1.5리터 dCi 디젤엔진과 독일 게트락사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똑같이 얹고 있다.
 
▲ 르노삼성 QM3는 높은 지상고와 SUV스런 옆모습으로 다부진 인상을 준다. 'ㄷ'자형 주간주행등은 높아보이는 지상고를 오히려 낮아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는 듯 하다. (사진=황병우 기자) 
 
먼저 시승한 QM3의 외관은 다부진 느낌이 더 강해보였다. 동급 세단 모델 대비 높은 지상고, 역시 그보다 높은 루프라인은 QM3의 성격을 세단이 아닌 SUV 또는 크로스오버를 나타내는 요소라 할 수 있다. 
 
범퍼 하단 안개등 주변을 감싸고 있는 'ㄷ'자형 주간주행등은 다소 높아 보일 수 있는 지상고를 낮아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주는 듯 했다.
 
사이드미러 커버는 유광블랙으로 한껏 멋을 부린 점이 눈에 띄는 요소다. LED헤드라이트롤 적용한 것은 경쟁모델과 비교해서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QM에 탑승하면, 생각보다 버튼이 많지 않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어찌보면 군더더기가 없는 것이고, 또 다른 시각으로는 많은 부분이 숨겨져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버튼이 꽤 있는 경쟁차종들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다소 당황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운전에 집중하게 하는 환경이라는 것을 조금만 운전해 보면 알 수 있다.
 
▲ 르노삼성 QM의 실내에는 물리적 버튼들이 적은 편이다. 운전에 집중하게 하는 환경을 추구한 듯 하다. (사진=황병우 기자)  
 
QM3에 시동을 걸면, 디젤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을 단번에 느낄 수 있지만, 크게 거슬리거나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가속페달을 조작해 보니, 최고출력 90마력이라는 수치가 무색할 정도로 경쾌한 움직임을 보였다. 수치적으로 다소 부족한 출력을 저RPM에서도 비교적 두둑하게 뿜어내는 토크와 DCT가 만회하는 듯 했다.
 
고속도로를 기준으로 제한속도 이내에서는 꽤 좋은 가속감을 선사했다. 국도로 접어든 이후 와인딩 코스에서도 탄탄한 주행성능을 보였다. 조향감각도 유럽 출신을 자랑하는 듯 꽤 괜찮았다.
 
그러나, 다소 거칠게 밀어붙이는 운전에는 다소 힘겨운 모습을 보였다. 엔진 출력 때문은 아니었고, 전자장치가 조향에 빈번하게 개입하는 듯 했다.
 
특히, 무스테스트와 유사한 급차선 변경에서는 속도를 빠르게 줄이는 등 전자장치의 개입이 강하게 들어오는 느낌을 단번에 받았다. 
 
▲ 르노삼성 QM3는 높은 지상고와 다소 커진 루프라인으로 넉넉한 공간을 제공했다. 창문 아래를 가로지르는 캐릭터라인은 볼보 XC40 등 최근 소형SUV들에게서 찾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사진=황병우 기자)
 
마치 드라마나 소설 속에서 "어허 위험해, 조심해야지"하는 듬직한 큰형 같기도 했고, "어이쿠 무서워, 그만하자"하는 겁많은 형을 보는 듯 했다.
 
QM3에서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로터리 식으로 좌석 등받이를 조절하는 부분이 많이 불편했다. 자주 조절하지 않는 경우에는 괜찮을 수도 있지만, 차를 두 사람 이상 교대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번거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M3를 시승해보니, 운전을 굉장히 능숙하게 운전하는 사람들 보다는, 비교적 조심스럽게 운전하는 이들에게 더 적합한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넉넉한 공간과 다양한 옵션, 풍성한 소리를 들려주는 BOSE 오디오 사운드 등은 매력적이었다. 도심지를 중심으로 근거리를 오가는 용도로서 실용성에 중점을 둔 최적의 차량을 고른다면, QM3를 추천할 수 있겠다.
 
▲ 르노 클리오는 기존 소형차와는 전혀 다른 탄탄한 주행성능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사진=황병우 기자)     © 황병우 기자
 
영암KIC에서 TCR코리아 경기가 끝난 후 르노 클리오에 몸을 실었다. 이전에도 클리오를 시승할 기회가 있었는데, 시승할 때마다 "운전이 재미있는 차"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QM3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탑재하고 있음에도 가벼운 차체를 기반으로 꽤 경쾌한 운전을 즐길 수 있었다. 디젤 엔진으로 이런 운전재미를 즐길 수 있다면, 가솔린 엔진으로는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는 기대가 절로 생겼다.
 
클리오의 와관은 작고 앙증맞아 보이면서도, 옹골찬 느낌이 든다. QM3와 마찬가지로 소형차급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LED헤드램프를 장착하고 있다. 주간주행등은 헤드라이트와 일체형이라는 것이 QM3와 차이점이다.
 
실내는 QM3와 큰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다소 낮은 천장으로 좁아보일 수 있지만, 운전석과 조수석에 앉아보니, 좁다는 느낌보다는 안정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센터페시아 등 버튼이 적은 것은 QM3와 형제차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게 했다.
 
시트에는 스웨이드 또는 극세사 재질의 소재를 일부 적용해 몸을 상당히 잘 잡아준다. 어지간한 거친 운전에서도 시트와 몸을 잘 붙들어 준다. 
 
▲ 르노 클리오의 실내는 이른바 '대동소이'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QM3와 유사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조작하니, QM3보다 더 경쾌한 가속감이 인상적이다. 스티어링 감각도 QM3와 비해 더욱 날카로왔다. 낮은 지상고와 더불어 탄탄한 하체도 매력적인 주행감각을 뒷받침하는 듯 했다.
 
국도 구간과 영암KIC 인근 한적한 도로에서 거칠게 밀어 붙였는데, QM3와 달리 전장장치 개입이 적다. 마치 '더 밀어붙여 봐, 다 받아줄테니'라는 메시지를 운전하는 내내 던지는 듯 했다. 
 
정말 위험하다는 순간이 아니라면, 전자장치의 개입이 적은 듯 했다. 급차선 변경 테스트에서도 전자장치는 어지간한 상황 하에서는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 속도를 줄이는 등 강하게 개입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90마력에 불과한 출력에서 이런 운전재미를 느낄 수 있는 차는 정말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50마력 정도 내주는 가솔린 엔진을 얹는다면 어떨까하는 기대감이 강하게 남는다.
 
클리오는 소형차로서는 다소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지만, 주행성능 만큼은 경쟁 모델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심지어 준중형급에서도 이런 운전재미를 느낄 수 있는 차는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탄탄한 하체 셋팅은 장거리 운전에서도 피로감을 적게했다. QM3와 비교해서는 장거리에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클리오가 정말 궁금하다면 일단 타보라고 권하고 싶다.
 
▲ 탄탄하다는 말이 생각나는 르노 클리오 하체는 장거리 운전에 더 적합다는 생각이다. (사진=황병우 기자)
 
두 차의 시승을 마치고 나니, 오히려 비교가 더 쉬웠다. 그런데, 재미 있는 것은 두 차의 연비가 거의 비슷했다는 점이다. 특히 클리오의 연비는 다소 거칠게 밀어붙였음에도 리터당 17km의 꽤 우수한 연비를 보였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두 차량 모두 공통적으로 구글 안드로이드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지 않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지만, T맵을 기반으로 하는 내비의 성능은 꽤 괜찮았다. 실용성은 QM3, 주행감각은 클리오가 각각 우수했다.
 
만약 누군가가 클리오와 QM3를 공짜로 준다고 하면, 단언컨데 클리오를 선택하겠다. 아직은 악동같은 마음이 남아 있어설까. 유럽 감성을 온전히 느끼고 싶은 능숙한 운전자라면 단언컨데 르노 클리오를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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