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산분리 완화' 인터넷 은행, 시중은행 '디지털화' 촉진할까
'은산분리 완화' 인터넷 은행, 시중은행 '디지털화' 촉진할까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8.11.12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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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 '올해 디지털화 원년' 선언 봇물…그러나, ICT 개발자 출신 임원 아직 없어
 
▲ KB국민은행은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며 2025년까지 디지털 관련 분야에 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사진은 허인 국민은행장 (사진=KB국민은행)  
 
발목을 잡고 있던 은산분리 규정이 완화되면서, 인터넷 은행들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의 디지털화 선언이 최근 잇다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시중은행들의 디지털화 원년 선언이 말 그대로 선언적인 의미에 그칠 것이라는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11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KT는 내년 1월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이 시행되는 것이 따라 케이뱅크 지분을 34%까지 확대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다.
 
이미 지난달 12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한데 이어서 은산분리 규정 완화로 KT의 추가 증자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윤경근 KT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2일 진행된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시행에 따라 KT는 케이뱅크 소유지분을 34%까지 확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시장 혁신을 선도하기 위해 새로운 한도까지 지분을 확대하겠지만, 구체적인 것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 KT의 지분확대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케이뱅크의 사업은 더욱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카오뱅크 대비 적은 대출액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중금리 대출이 주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뱅크도 은산분리 규정 완화로 기존 대출상품을 더욱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은산분리 완화로 인해 제3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인터파크는 진작 제3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선언한 상태며, 키움증권도 진출을 저울질 하고 있다.
 
네이버는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제3 인터넷전문은행을 준비하는 여러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3 인터넷전문은행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처럼 시장에 안착하게 될 경우, 제4, 제5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할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시중은행들이 디지털화 원년 선언을 잇달아 발표 하는 것은 그만큼 다급하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 지닌달 30일 하나금융그룹 통합 데이터센터에서 개최된 '디지털 비전 선포식'에 참석한 관계사 CEO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 디지털화 원년 선언 봇물…시중은행들, 아직 ICT 출신 임원 없어
 
KB국민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하나금융그룹) 등은 최근 각각 올해를 디지털화 원년으로 선언하고 조직 재정비와 인력 확충 및 투자를 제각기 발표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일 여의도 본점에서 창립 17주년 기념식을 갖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디지털 혁신 조직으로 변신(Transformation)하겠다고 선언했다.
 
KB국민은행은 이를 위해 은행의 모든 업무 절차를 디지털 관점으로 재해석하고 금융권 최고 수준의 신기술 역량을 확보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또한, 다양한 글로벌 디지털 기업 및 핀테크 기업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2025년까지 2조원 규모의 투자와 4000여명의 디지털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라고 KB국민은행은 전했다.
 
하나금융도 지난달 30일 '디지털 비전 선포식'을 열어 2018년을 디지털 전환 원년으로 하겠다고 선언했다. 금융회사를 넘어 고객중심 디지털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변신하겠다는 것이다.
 
통합 데이터센터가 가동된 이후에도 연간 5000억원 규모의 디지털 분야 투자도 줄이지 않는 것은 물론, 대대적인 투자와 함께 IT인력을 3500명까지 확충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도 CDO(최고디지털책임자)로 외부에서 전무가를 수혈하기로 결졍하는 한편, 빅데이터를 다루는 데이터센터를 새로 만들고 IT조직을 새로 꾸렸다. 신한은행도 디지털 퍼스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원년을 선언하며, 인력보강 및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것은 은산분리 규정완화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에 더욱 승승장구하는 것을 가만히 두고만 보면, 뒤쳐질 수 밖에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이 계속해서 진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전통적인 금융회사 틀 안에 머무르면, 결국 다른 산업에 먹힐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생존의 몸부림을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같은 야심찬 선언에도 일각에서는 '디지털화 선언'이 선언에 그칠 수도 있다는 비관섞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한 예로 은행 임원들 중에 IT개발자 출신이 없다는 것을 꼽고 있다.
 
ICT기업들이 주축이 된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거의 모든 은행일을 IT개발자들이 담당하고 있으며, 은행의 중심적인 역할을 개발자 출신 임원들이 담당하고 있다.
 
▲ 지난해 2017 인사이드 핀테크 두번째날 기조연설에 나선 카카오뱅크 정규돈 CTO가 카카오뱅크 성공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인사이드핀테크 사무국) 
 
지난해 '2017 인사이드 핀테크'에서 기조연설을 한 정규돈 카카오뱅크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카카오뱅크는 개발자가 고객을 직접 상대한다"면서 "이것이 카카오뱅크의 또다른 성공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시중은행들 임원들을 살펴보면, 경영학이나 경제학을 전공한 임원이 많았다. 나머지 임원들도 법학이나 행정학, 회계학 등 디지털과 관련이 있는 분야를 전공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공개된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의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총 99명의 임원들 중에서 51%는 경영학 또는 경제학을 전공했다.
 
이런 이유로, 은행업계 일각에서는 영향력 있는 IT개발자 출신 임원을 영입하더라도 부여된 권한이 제한적이면, 시중은행의 디지털화 선언은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편, 케이뱅크는 은산분리 규정이 완화된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으로 KT의 지분 비율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케이뱅크의 사업 확대 속도에 따라 추가 증가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증가가 이뤄질 경우, 그동안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던 대출상품 판매가 원할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며, 대출과 관련한 영업활동이 강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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