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세 경영 수순"…정의선 부회장, 그룹 총괄수석부회장 올라
"현대차 3세 경영 수순"…정의선 부회장, 그룹 총괄수석부회장 올라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8.09.17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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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몽구 회장 보좌 역할" 확대해석 경계…재계·업계 "3세 경영 준비 위한 첫걸음" 분석
 
▲ 현대차그룹은 지난 14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사진은 정의선 부회장이 7일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이 본격적인 3세 경영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의 총괄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차그룹 및 계열사 전체를 총괄하는 수석부회장이 되면서 그룹 내 발언권이 커질 것으로 보이며, 일각에서는 현대차 일가의 3세 경영을 준비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4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그룹을 총괄하는 수석부회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9년 만에 그룹 총괄부회장에 오른 셈이다. 이에 재계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 일가에서도 '3세 경영'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정 수석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경영 업무 전반을 총괄해 정몽구 회장을 보좌하게 될 것이라고 현대차 그룹은 밝히면서 일각의 3세 경영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번 인사는 글로벌 통상문제 악화와 주요 시장의 경쟁구도 변화 등 경영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이에 대한 그룹의 통합적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몽구 회장의 결정이라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그룹은 또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산업 패러다임 전환기에 현대차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그룹 차원 역량 강화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사옥 (사진=황병우 기자)
 
> 3세 경영 아니라지만, 그룹 내 영향력 확대 분명
 
이번 인사가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본격적인 3세 경영은 아니라는 것이 현대차의 공식적인 이야기가 있지만, 그럼에도 정 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 또는 영향력이나 발언권이 더 강화될 것은 불가피 하다는 의견이 많다.
 
정 부회장은 기아자동차 사장직을 수행하다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다른 직함은 맡아오지 않았다. 현대모비스 등 일부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지만 공식적인 직책을 맡고 경영에 관여해온 계열사는 현대차가 유일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로 현대차는 물론 기아차와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차증권, 현대라이프,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 이노션월드와이드, 해비치호텔&리조트 등 완성차·철강·건설·자동차부품·금융·유통·서비스 등에 이르는 전 계열사 경영을 총괄하는 자리에 오르게 됐다.
 
그간 현대차그룹 내에는 정 부회장을 포함해 모두 7명의 부회장이 있었으나 이번에 정 부회장이 수석에 오르면서 나머지 6명의 부회장보다 한 계단 높은 위치를 차지한 셈이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이 명실상부한 그룹내 2인자에 올라 MK의 가신 역할을 했던 다른 부회장의 빠른 퇴진을 압박하려는 복안이 깔려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런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현대차그룹의 부회장은 정 부회장을 포함해 윤여철·양웅철·권문식·김용환 현대·기아자동차 부회장과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있다.
 
여전히 정몽구 회장을 보좌하는 역할이라고는 하지만 정 회장을 제외하면 그룹 내 누구보다 높은 자리에서 그룹을 통할하는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경영 승계가 언제 이뤄지더라도 차질이나 혼란 없이 이행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 최근 1∼2년 새 정몽구 회장이 공식적인 외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정 부회장의 행동 반경은 상대적으로 확장돼 왔다.
 
정 부회장은 주요 신차 발표 행사나 글로벌 산업 전시회 등에 참석하면서 존재감과 위상을 확장해왔다. 
 
올해 5월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던 지배구조 개편안이 시장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해 좌초됐을 때도 정 부회장이 입장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의 의미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 지난 2월 27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서밋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오른쪽)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왼쪽)이 수소전기자 '넥쏘'의 영상이 담긴 태블릿을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주한 인도 대사관 트위터 캡처) 
 
> 현대차 그룹의 미래라는 큰 부담 지게 될 듯
 
이번 인사로 정 부회장은 변화하는 미래 산업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는 현대차그룹을 경쟁력 제고와 함께 패러다임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이끌고 가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현대차 그룹은 정 부회장의 승진 이유로 미국과 중국 간 통상 현안과 주요 시장의 경쟁 심화, 구도 변화 등에 그룹의 유기적이고 통합적인 대응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정 회장의 인식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또 4차 산업혁명과 모빌리티(이동성) 등 미래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조응해 그룹 차원의 민첩하고 효율적인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는 판단도 인사의 배경이라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통상 이슈와 관련해 완성차·부품·철강 등 굵직한 사업 분야에서 현안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미국·중국 등 주요 시장의 판매 회복과 신흥시장에서의 판매 확대 등도 시급하다"며 "정 수석부회장이 정 회장을 보좌해 이런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가 강화되면서 그가 관심을 보여왔던 미래차 관련 사업 추진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자율주행차와 모빌리티(이동성) 서비스 쪽에 상당한 관심을 보여왔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에서 인텔, 모빌아이, 엔비디아 등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잇달아 만났고 최근 인도에서 개최된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는 기조연설자로 나서 현대차를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정 부회장이 현대모비스를 독일 보쉬와 일본 덴소, 미국 델파이처럼 미래기술 중심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한 '모비스 프로젝트'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 현대자동차 북미법인 본사 사옥 전경 (사진=현대차) 
 
한편, 정 부회장은 이번 주 예정된 평양 남북정상회담 수행 방북단 대신 미국 출장길에 나선다. 미국 행정부가 추진 중인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버 로스 상무부 장관 등 미 행정부와 의회 고위인사들과 접촉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 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이용해 자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최대 25%의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최대 25%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현대·기아차 연간 영업이익과 유사한 수준인 3조5000억원 에 달하는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난 수년 간 미국 시장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는 와중에 최대 25%의 관세는  현대·기아차에게 상당히 커다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현재 미 정부는 자동차 관세 부과를 확정하기 전 자동차 수출업체 등으로부터 의견을 듣는 중인데 정 부회장이 상무장관과의 면담에서 관세 예외국으로 인정받거나 관세율을 크게 낮춘다면 다른 수출업체에 비해 큰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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