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도이치뱅크와 코메르츠뱅크...양대은행 합병 부상
위기에 빠진 도이치뱅크와 코메르츠뱅크...양대은행 합병 부상
  • 임권택 기자
  • 승인 2018.09.0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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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대표적인 은행인 도이치뱅크(Deutsche Bank)와 코메르츠뱅크(Commerzbank)가 심각한 경영상황에 빠졌다.
  
6일 국제금융센타에 따르면, 도이치뱅크가 3일 유로존 대표지수인 EURO STOXX50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9/24일 공개) 5일 코메르츠뱅크도 DAX지수에서 제외됐다.
  
양 은행은 장기간의 실적악화 누적, 자기자본 약화 우려, 경영전략의 불확실성 등으로 시가총액이 큰 폭으로 감소해 지수 편입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
 
▲ 도이치뱅크 홈페이지 캡처
 
도이치뱅크는 2007년 이후 88%, 연중 38% 하락. 코메르츠뱅크는 2000년 이후 96%, 연중 33% 하락을 보였다.
 
4일 한국은행 프랑크푸르트사무소는 ‘독일 양대 은행의 경영상황 부진 배경 및 향후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독일 실물경기 호조에도 불구하고 양대 시중은행의 경영실적은 매우 부진한 양상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이치뱅크(Deutsche Bank.자산규모 1위)는 최근 3개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코메르츠뱅크(Commerzbank. 2위)도 2015년 이후 수익성이 계속 낮아지는 추세이다.
  
수익성 부진을 반영하여 양대 은행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신용위험 및 부도위험이 증대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년 1~8월중 양대 은행 주가 하락폭(Deutsche Bank -39.0%, Commerzbank -35.1%)은 유로지역 은행 평균(-20.2%)을 크게 상회했다.
 
▲  코메르츠뱅크 홈페이지캡처
 
양대 은행의 경영상황 부진 배경에 대해 보고서는 먼저 경영전략 실패를 꼽았다.
 
도이치뱅크(Deutsche Bank)의 경우 무리한 투자금융 사업 확대, 거액의 벌금 부과로 대규모 손실을 입고 투자자의 신뢰를 상실했다. 2012~15년 중 미국계 투자은행에 대척할 유일한 유럽계 투자은행을 표방하면서 개인 기업 금융을 축소하고 투자금융 사업을 무리하게 확대하다가 2015년 사상 최대의 순손실(-67.9억유로)를 기록했다.
  
반면 대다수 유럽 은행들은 리만 브라더스 사태 이후 금융감독당국의 파생상품 규제강화에 따라 투자금융 사업을 축소했다.
  
또 영‧미식 비즈니스모델 도입으로 단기성과에 치중하면서 MBS 불완전판매, 금리 조작과 같은 운영리스크가 현실화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다음으로 저금리에 따른 순이자마진 축소를 들었다. 저금리에 따라 양대 은행의 주된 수입원인 순이자마진(Net Interest Margin)이 저조한 수준을 지속했다. 
 
양대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1% 초 중반대로 미국 및 유럽계 대형은행보다 낮은 수준이다. 
 
다음으로 독일 은행권의 제도적 특수성을 꼽았다. 지역밀착형, 관계형 금융을 지향하는 소형은행이 밀집한 독일 은행권의 제도적 특성도 대형은행의 수익성 개선을 제약한 것으로 파악했다. 
 
독일 은행권은 과다한 은행 수(2017년말 현재 1,631개)로 인해 포화상태에 다다랐으며 유럽 내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은행권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주립은행, 저축은행 및 협동조합은행의 비영리 공익적 속성으로 인해 대형은행의 이자 및 수수료 수익 확대가 제한이다. 
 
여기에 독일법상 지역원칙에 따라 대형은행과 저축은행 협동조합은행 간 합병이 금지됨에 따라 대형은행의 지역적 수익 기반 확대도 제약받는 여건이다. 
 
디지털 환경 변화에 미흡한 대처도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독일 양대 은행이 디지털 뱅킹으로의 환경 변화에 뒤쳐지면서 수익 대비 비용 비율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디지털 뱅킹으로의 전환에 발빠르게 대처한 스페인 BBVA의 경우 효율성 비율(비용/수익)이 49.5%, 미국 JP Morgan은 57.9%에 불과한 반면 도이치뱅크(Deutsche Bank)는 94.0%, 코메르츠뱅크(Commerzbank)는 86.3%에 달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양대 은행은 자구노력에 들어갔다. 
 
양대 은행은 해외 투자은행 영업을 축소하고 전통적으로 비교우위를 지닌 독일 내 수익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및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도이치뱅크는 새 CEO 취임(Christian Sewing, 2018년4월) 이후 미국과 영국의 투자은행 영업부문을 축소하고 유로지역 내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1만명(현 직원수의 약 10%)의 인력을 감축하고 2015년부터 추진중인 전략계획에 따라 2020년까지 인력을 약 30%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코메르츠뱅크는 수익 기여도가 낮은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2020년까지 200만명의 신규고객을 유치하기로 하는 등 개인고객 사업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1만명(현 직원수의 약 20%)의 인력을 감축할 전망이다. 
 
그 결과 2015년 이후 악화추세를 지속하던 양대 은행의 수익성은 금년 2분기 들어 다소 개선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대형은행 부진의 근본적 원인의 하나인 overbanking(은행 수 과잉) 문제 해소를 위해 양대 은행 간 합병 논의가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이와관련, 다수 시장참가자들은 도이치뱅크와 코메르츠뱅크의 합병은 시기의 문제일 뿐이며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Financial Times는 지난 8월28일자에서 도이치뱅크가 자구노력을 통한 경영 정상화의 한계에 봉착하거나 여타 유럽계 대형은행이 코메르츠뱅크 인수를 먼저 제안할 경우 독일 양대 은행간 합병이 급진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독일 양대 은행 간 합병 추진은 경영환경 악화에 직면한 유럽 대형은행 간 합병 논의를 촉진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아울러 양대 은행의 유동성, 자본 적정성에 비추어 볼 때 파산 및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국제금융센타는 이번 벤츠마크지수 탈퇴에 대해 그간 유럽 은행권 중에선 남유럽 은행들의 불안 여부만이 강조되었으나 이번 양대 은행의 지수 제외는 유럽 중심국 은행권도 잠재적인 위험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평가했다.
  
또 지난 2016년 코코본드 사태 영향 등을 감안할 때 獨 은행권의 불안시 역내뿐만 아니라글로벌 전체적인 파장이 상당할 소지가 잇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유럽 중심국의 은행권 실적 변화, 경영 전략 변화 및 영향 등에 대한 모니터링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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