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 26주년] 한중교역 급증...사드로 ‘인식의 대전환’ 가져와
[한중수교 26주년] 한중교역 급증...사드로 ‘인식의 대전환’ 가져와
  • 임권택 기자
  • 승인 2018.08.2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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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4일)로 한중수교 26주년을 맞았다. 지난 26년간 양국관계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발전했다. 
 
그러나 2016년에 터진 사드문제는 양국 관계를 전혀 다른 양상으로 변화시켰다. 이제 한중관계는 사드이전과 이후로 확연하게 구분해서 봐야 될 정도로 전 부문에 걸쳐 변화됐다.
  
2016년 사드이전 양국관계를 한마디로 말하면 ‘송무백열(松茂柏悅)’이라고 할 수 있다. '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뜻의 송무백열(松茂栢悅)은 진(晉)나라 육기(陸機)가 쓴 '탄서부(歎逝賦)'에 나오는 글이다.
  
벗이 잘 되는 것을 기뻐할 때 비유적으로 쓰는 말이다.
  
지금은 사드문제가 해빙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양국관계는 예전만 못하게 됐다. 양국 국민이 받은 상처는 그 어느때 보다도 크고 깊었기 때문이다.
 
▲  지난해 12월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사진=청와대)
 
◇ 송무백열(松茂柏悅)에서 매경한고(梅經寒苦)로
 
이제는 양국 국민이 양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지 않으면 갈등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지난해 11월1일 베트남 다낭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난 문 대통령은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한국 속담이 있으며, 매경한고(梅經寒苦)라고 ‘봄을 알리는 매화는 겨울 추위를 이겨낸다’는 중국 사자성어도 있다”며 사드를 비유적으로 언급했다.
  
또 그해 12월14일 시진핑 주석은 문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최근 모두가 알고 있는 이유로 양국 관계에 시련이 찾아왔지만 어떻게 상호 핵심이익 존중을 토대로 양국 관계를 열어가야 할지에 대한 귀감이 되었다”고 언급했다.
  
또한 “중국은 한국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더불어 양국 수교의 초심을 잃지 않으며, 양국 국민의 행복을 바탕으로 상호 핵심이익과 중대한 관심사를 존중하는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은 물론, 진실된 태도를 이웃 간 도리로 삼고 호혜윈윈을 중심으로 한 협력 취지로 양국의 전략적 협력 파트너 관계가 시종일관 안정적으로 올바른 발전궤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추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12월15일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 칭와대에서 연설을 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왕안석의 시 명비곡의 “인생락재 상지심(人生樂在相知心 서로를 알아주는 것이 인생의 즐거움이다)”를 인용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과 한국의 관계가 역지사지하며 서로를 알아주는 관계로 발전하기를 바란다”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처럼, 나라 사이의 관계에서도 어려움은 항상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수천 년간 이어진 한·중 교류의 역사 또한 양국 간의 우호와 신뢰가 결코 쉽게 흔들릴 수 없음을 증명한다”며 “저는 ‘소통과 이해'를 국정 운영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으며, 이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시진핑 주석에게 ‘통(通)’이라는 글자를 선물로 드렸다”며 “양 정상 간, 양 국가 간, 양 국민 간에도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관계 개선을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양 정상의 말속에서 양국 관계는 사드로 인해 상처와 이해를 동시에 받았음을 알 수있다.
  
이제부터는 한국은 중국을, 중국은 한국을 이해와 협력을 하지 않고는 아시아시대를 열수 없게 됐다.
  
◇ 작년 한중 교역규모 2천809억달러...韓, 중국 수출 비중 33.8% 차지
  
지난 26년간 양국의 경제관계는 엄청난 발전을 거듭해왔다.
  
한중교역을 보면, 작년말 홍콩포함 수출입은 2천809억달러로 수출 1천812억달러, 수입 997억달러, 815억달러 수지를 기록하고 있다.
 
교역순위를 보면, 한국의 교역대상 1위는 중국이며, 중국의 교역 대상 중 한국은 5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전체의 대중 교역 비중은 2017년에 22.8%, 올 1~3월까지 22.9%를 차지했으며 수출비중은 작년말 24.8%, 올 1~3월중 26.5%로 차지했다. 
 
중국의 한국 교역 비중은 2017년 6.9%이며, 수출비중은 4.5%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국별 수출비중(2018년 1~3월)을 보면, 중국 26.5%(홍콩포함 33.8%)로 미국 11.0%, 베트남 8.3%, 일본 5.3%에 비해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대중투자는 2017년까지 596억4천만달러에 이른다. 반면 중국의 한국 투자는 올1분기투자 포함 120억달러로 우리보다 훨씬 적다.
  
인적교류도 엄청난 성장을 거듭해왔다. 중국인이 한국을 방문한 숫자를 보면 2016년만해도 806만8천명에 달했으나, 이후 사드로 인해 20017년에는 416만9천명으로 감소했다.
  
올 들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을 보면, 1월 30만5천명, 2월34만5천명, 3월 40만3천명으로 조금씩 늘고 있다.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도 2015년 444만4천명에서 2016년 365만1천명으로 감소했으며, 올 1월 14만5천명, 2월 18만9천명으로 감소했다. 
 
항공편 운항을 보면, 올 3월말 현재 한중 20개 항공사가 100여개 노선에 주당 1천205회 정기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다. 
 
◇ 보완협력관계에서 경쟁관계로 전환...中 질적성장 거듭 
 
이렇듯 26년만에 엄청난 경제협력을 발전 시켜온 양국을 동아시아는 물론 세계 많은 나라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는 양국이 각자 지역 및 국제무대에서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이 크고 상호 협력을 통해 지역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잠재력도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양국 경제관계에서 많은 변화가 있다. 무엇보다도 중국의 기술수준이 우리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한국은 중간재를 수출하고 중국은 최종재를 만들어 미국 등에 수출해왔다. 
 
중국은 ‘중국제조 2025’를 통해 첨단기술을 끊임없이 투자하고 있고 질적성장을 거듭하여, 이제는 반도체 등 몇 개 분야만을 제외하고 앞서가고 있다.
  
반도체 또한 내년 하반기부터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제는 모든 부문에서 중국이 경쟁상대로 부상하고 있다. 오히려 우리가 뒤처지는 부문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재영 원장은 지난 6월29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한 ‘제1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고위인사 대화’에 참석하여 “산업협력 부문에서 중국과 한국의 미래 육성산업이 상당히 겹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한·중 양국은 글로벌 4차 산업혁명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두 나라의 비교우위를 접목하여 차세대 정보기술, 신에너지, 바이오의약, 스마트 제조, 로봇, 신에너지 자동차, 신소재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방적인 기술 공여나 수용을 넘은 ‘한·중 공동기술개발’, 미래산업 표준·인증 및 창업·벤처 투자 부분에서의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한국의 신북방정책과 중국의 육상 실크로드, 신남방정책과 해상 실크로드가 추구하는 정책의 방향 및 협력 대상 지역이 유사하다”며 “이 두 정책을 연계하여 양국이 공생·공영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이제는 사드에서 벗어나 한중 경제협력은 물론 아시아경제공동체 구축 필요 
 
지난해 한중 정상 회담이후 사드라는 냉각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여기에다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해 한반도를 둘러싼 새로운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북미, 남북, 북중 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 긴장 완화가 이뤄지고 한중간 경제교류 중요성도 여전해 한중간 협력이 상생의 길이라는 데는 양국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중수교 26주년 행사가 소리 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올해는 작년과 다르게 교류협력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는 지난 23일 베이징 아동복리원을 방문해 장애아동을 직접 돌보고 생활용품도 전달하며 봉사활동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더욱 친근한 한국의 모습을 심어주는 데 주력했다.
  
노 대사는 선양(瀋陽) 등 중국 각지도 방문하며 현지 정부와의 협력 및 교민 애로사항 청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간사단이 방중해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전인대 외사위원회 주임 등과 한중관계 개선에 대해 논의했으며,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지난달 비공개로 방한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나는 등 한중 당국간 교류는 활발해진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제2차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이 이뤄지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西安)의 반도체 공장에 2기 생산라인 건설을 시작하는 등 경제 협력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중간 문화 교류 또한 한중 수교 26주년을 맞아 주중 한국문화원 주최로 '한중 시가(詩歌)의 밤' 행사가 치러지고 한중 화가들의 전시회, 소설가 박범신의 '한중 소설 대담' 활동도 있었다. 
 
또한, 중국에서 한류 연예인의 중국 방송 출연이나 한국 드라마 시청은 여전히 금지돼 있지만 휴대전화나 인터넷 등을 통해 접하는 드라마 '김비서가 왜 이럴까'나 방탄소년단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중국 당국은 사드 보복 조치에 따른 중국인의 한국인 단체관광 중단 조치 또한 베이징, 산둥(山東)성, 후베이(湖北)성, 충칭, 상하이(上海) 지역은 해제하며 일부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지난해 한중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한국에 초청했으나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올해 성사가 된다면 한중간은 그동안 가졌던 묵은 감정을 벗어내고 교류협력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중무역전쟁과 북한을 두고 벌어지는 한반도 평화문제가 잘 해결될 경우에는 한중간에도 순풍이 예상되나 그렇지 않을 경우 사드문제가 다시 거론될 가능성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도 미중무역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한중일 경제협력은 물론 아시아 각국과 경제협력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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