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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돈 원장 "미중 무역갈등 전 세계 기술전쟁으로 번질 것"

이유담 기자 | 기사입력 2018/07/25 [11:52]

정규돈 원장 "미중 무역갈등 전 세계 기술전쟁으로 번질 것"

이유담 기자 | 입력 : 2018/07/25 [11:52]

[파이낸셜신문=이유담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이면은 '기술전쟁'으로 이들의 기술 패권 다툼이 격화되는 흐름에 대비해 한국도 기술의 차별성을 구축해 격차를 줄여 가야 합니다."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미-중 무역에 대해 "무역수지 불균형 해소를 위한 대중 관세 부과를 넘어 미국이 중국의 기술 산업 고도화 방안인 '중국 제조 2025' 전략을 견제하는 차원"이라며 "트럼프 정부가 중국의 기술 성장을 관망하진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원장은 "과거 미국이 중국의 물건을 수입해주면서 미국의 질서에 편입시키려 했다면 앞으로는 중국을 위한 대외적 명분을 철회하고 러시아나 대만, 한국, 북한 등 여타 국가들을 제 편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며 "그 사이에서 한국은 우선 기술보호 차원에서 미국과, 보호무역주의에 있어선 중국과 협력하는 등의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원장은 ZTE 사태를 언급하며 "양국은 기술패권을 두고 분쟁을 벌이면서도 교환 가능한 아이템이 있다면 협상을 거쳐 주고 받을 수도 있는 관계임을 유념해야 한다"면서 "전 세계가 첨단산업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추세가 되고 있고 한국도 반도체기술과 같은 대표 기술에서 따라 잡혀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 (사진=이유담 기자)

 

중국이 미국 반도체기업 퀄컴의 기술을 들여와 핸드폰 제조기업 ZTE를 통해 북한 등으로 불법거래한 데 미국은 ZTE에 7년간 부품 공급 거래를 막는 제재 조치를 내렸다.

 

이후 2차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미국산 수입을 늘리고 지식재산권 보호도 강화하겠다고 나서면서 무역갈등이 잠잠해지듯 했으나 미 의회는 사이버 보안 위협 등을 이유로 중국 제재를 유지했다. 

 

미국 입장에서 국가가 직접 시장에 개입해 자국에 유리한 기술이 거래되도록 시장질서 왜곡을 일으키는 중국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지난 6월 북미회담 개최에 앞서 5월 북중회담이 열리고 북한의 태도가 돌변하자 미국은 중국의 북한 배후 조정을 차단하기 위해 철회했던 중국 관세 부과 카드를 다시 집어 들었다. 

 

중국은 '중국 제조 2025'를 견제하려는 미국을 의식한 듯 관련 보도를 자제하는 언론지침을 마련하면서 미국과의 정면대결을 피해 왔다. 미국은 중국 제품 5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부과와 유럽연합(EU)과의 자동체 관세 협상을 준비 중이다.

 

정 원장을 만나 미중 무역분쟁의 향배와 우리나라의 대응 방안 등을 심도 있게 다뤄보았다. 

 

-미국이 중국의 기술 성장을 견제하고 있는 배경은. 

 

"관세부과 대상 중 2000억 달러가 자본재이며, 고관세를 매겨진 제품들은 IT, 로봇공학, 항공 등 첨단 기술 제품이 대다수다. 이는 미국이 글로벌 제조강국으로 도약하려 하는 중국에 본격 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그간 하이테크 분야 특허 국제출원건수에서 선두권을 차지한 양국의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이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미국 국가 안보전략(NSS)을 보면 중국은 이제 미국의 전략적 경쟁자, 잠재적 적대세력이나 다름없다. 미국 입장에서 중국이 세계 최대의 제조업 공장이나 소비시장으로 성장한 점은 용인되지만 하이테크 산업의 선두주자가 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이 자동차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인데 고관세 부과가 시행될지. 한국에 미칠 파장은.

 

"EU가 미국자동차 관세율(10%)을 미국 수준(2.5%)으로 낮춘다면 미국이 극단적인 무역전쟁을 벌일 가능성은 적다. 골드만 삭스도 최근 자동차 고관세 부과 가능성을 35%로 예상한 바 있다. 한국의 경우 FTA 재협상을 통해 관세를 낮추기로 했지만 미국은 한국 수익의 70%가 자동차로부터 발생되는 점을 빌어 무역수지를 맞춰주길 바라는데 적자가 날 경우 관세 적용도 어떻게 될지 확신할 수는 없다." 

 

-대중 관세부과에 대해 미국에서 이견은 없는지. 

 

"중국 견제는 단순히 트럼프 행정부나 공화당의 인식을 넘어 미국 사회 전반의 흐름으로 봐야 한다. 중국과는 패권과 직결된 기술 보호, 특히 안보의 생명인 디지털기술이 걸려 있어 중국이 미국의 기술보호를 해주지 않는 한 적대적 관계는 지속될 것이다. 미 정부의 목표는 자국 제조업을 살려 떠나간 공장들을 제자리로 불러들이는 것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정책을 반대하는 움직임도 있고 중간선거 후 무역전쟁 스탠스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대중 관세부과에 대해서는 지지여론이 높다. 미국은 보복관세를 우려해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보호무역주의를 협상용으로 생각하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중국 견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어 무역갈등이 완전히 해소되긴 어렵다."

 

-무역시장 혼란에 금리상승이나 또 다른 위험신호가 겹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

 

"현재 500억달러 이상의 관세는 협상용 카드로 보는 시각이 다수이지만, 추가로 2000억 달러에 대한 10% 관세와 자동차 관세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시장에 상당한 불안이 미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미국이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는 한 무역리스크는 장기화되고 글로벌 시장은 그만큼 높은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다. 심지어 가파른 금리상승이나 강달러, 고유가 등의 불안요인들은 트럼프 정부의 정치적 아젠다와도 관련이 깊어 불확실성이 크고 앞으로 변동성이 반복될 우려가 있다." 

 

-미중 무역전쟁 등 세계경제 환경 속에서 한국이 취할 수 있는 대응은.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중 최종 귀착지가 미국인 비중이 약 5~7%인데, 생산공정이 복잡한 산업 이를테면 가공무역 비중이 높은 전자‧통신‧기계 등의 분야는 간접적 피해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지재권 등 기술보호 측면에서 미국과 협력하고 보호무역주의에 대해서는 중국 등 여타 국가와 협력하면서 수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나아가 미중 분쟁이 아시아 벨류체인 등 국제무역질서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점을 명시해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과 수출전략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 미 통상압력으로 중국의 시장개방이 가속화될 전망도 있어서 향후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강화해 기회요인을 극대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국제금융센터는 무역전쟁 위험이 확대됨에 따라 대외의존도가 높고 경제구조가 취약한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관련 추이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정 원장은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경제와 금융의 구조적 취약성이 노출돼 문제가 발생될 수 있지만 분쟁으로 인한 G2의 전환 수요 및 중국의 시장개방 확대 등 긍정적 요소도 있는 점을 고려해 우리나라도 그에 맞는 균형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정 원장은 "우리나라는 앞서 북한으로 인해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했던 바와 같이, 미국과 중국이 상반된 입장에 놓이게 되는 일에 대해 직접적인 문제제기나 지지를 내놓는 데 신중해야 한다"면서 "CP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검토 등 다자 채널을 통한 문제해결에 집중하면서 일본, 호주, 베트남, 인도를 비롯해 러시아 등 다른 나라들과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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