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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과 한국경제

권호근 교수 | 기사입력 2018/07/25 [08:44]

소득주도성장과 한국경제

권호근 교수 | 입력 : 2018/07/25 [08:44]

                                                                                      

[파이낸셜신문=권호근 칼럼니스트]한국경제는 1960년대 이래 정부의 주도하에 연 10% 수준의 고속성장을 하다가 1997년 IMF 외환위기가 도래하면서 경제의 체질이 변화되기 시작했다.

 

▲  국제사이버대학 권호근 교수

 이후 한국경제는 선진국들이 보여주고 있는 전형적인 성숙형 경제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 경제성장이론에 의하면 노동, 자본의 투입과 기술진보 등 3가지가 경제성장의 주요 독립변수이다.

 

경제성장을 시작하는 초기에는 유휴 노동력이 생산과정에 투입되고, 자본의 투자수익률이 높은 부분이 많아 기업의 투자활동이 활발해 경제성장률이 상당히 높다.

 

경제성장이 지속되면서 유휴 노동력이 감소하면서 임금이 상승하고, 자본의 투자 수익률이 높은 부분은 이미 선점한 기업이 있어 신규로 진입하는 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져 수익률도 점차 낮아진다.

 

그러면서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고속 경제성장의 시대가 가면서 저성장이 계속되는 성숙형 경제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저성장 시대를 탈피하고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혁신에 의한 기술진보가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른다. 케인즈는 1929년 발생한 대공황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확대 재정정책으로 경제의 총수요를 증가시켜야 한다고 하였다.

 

총수요에는 가계부문의 소비, 기업부문의 투자지출, 정부부문의 재정지출 그리고 무역으로 인한 순수출을 합한 것이다.

 

이중 폐쇄경제를 가정해 순수출을 제외하면 민간부문의 소비와 투자지출 그리고 정부문의 재정지출이 있다. 그런데 대공황과 같은 불황시기에는 민간부문의 총수요가 자발적으로 증가하기가 곤란하므로 정부의 재정지출을 증가시켜 불황을 탈출하는 단기적 처방을 케인즈는 제시했다.

 

소득주도성장은 국제노동기구(ILO)가 주창한 임금주도성장에 근거하고 있다. 최저임금 수준을 상승시켜 임금이 오르면 사람들의 소득이 증가한다. 늘어난 소득으로 민간의 소비가 증가하면 기업의 생산물 판매가 늘어난다.

 

기업들은 생산한 물건의 판매가 시장에서 증대하면 물건의 생산을 증대시키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그러면서 고용도 증가하고 경제가 성장한다는 논리다.

 

소득주도성장에서 임금을 상승시켜 소득을 증대시키자는 게 임금주도성장이다. 칼렉키(Kalecki)가 처음 주장했다고 알려져 있다. 소득주도성장은 앞서 논의한 케인즈의 이론과 흡사하다.

 

경제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불황의 늪에 빠지면 정부가 인위적으로 총수요를 자극하여 경제를 활성화 시킨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차이점은 케인즈는 정부의 재정지출에 의한 총수요 증대를 주장했으나 소득주도성장은 임금상승을 통한 소비의 증대로 총수요 증가를 주장한다는 것이다.


소득주도성장은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점이 있다. 첫째, 불황시기 정부의 재정지출 증가는 정부의 적자 재정 편성으로 가능하나, 임금상승은 민간의 수많은 기업들이 동참해야 실현이 가능하다. 그런데 기업들의 경제활동의욕이 저조한 불황시기에 어느 기업이 과감하게 종업원들의 임금도 올려주고 고용도 늘리겠냐는 것이다.

 

다음으로, 케인즈의 논리는 장기가 아니라 단기에 성립한다는 것이다.

 

침체되어 있는 경제상황에서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시켜 도로나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을 늘리면 민간 건설 회사들은 정부의 공사발주로 놀고 있는 건설 장비를 이용할 수 있고, 건설 현장에 투입할 사람들 채용도 서두를 것이다.

 

그리고 시멘트, 철근 등 건설자재 주문도 늘어나고 이런 선순환 과정이 경제 여러 부문에 파급됨으로써 불황을 탈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파급효과는 장기간 지속되기 어렵고 케인즈도 이런 처방은 불황기에 단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며 경제가 완전고용 수준에 도달하면 원래의 시장가격 기구에 의한 자원배분체제로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였다.


한국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고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과 같이 부존자원이 빈약한 국가는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제고시키고 이를 신상품 개발이나 신기술 개발로 연결시켜 기술진보를 가속화하는 것이 장기적 경제성장의 열쇠가 된다.

 

엄밀하게 보면 소득주도성장은 경제성장정책이라기 보다는 소득분배정책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단기적 효과에 치우치는 정책인데 그것도 정부는 뒷짐 지고 민간 기업에 부담을 전가시켜 단기적 효과도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사회적 갈등만 유발시키고 있다.

 

정부는 기업 활동에 족쇄를 채우는 규제를 우선 철폐해야 한다. 5년 마다 신정부가 들어서면 항상 규제를 과감하게 없애겠다고 하였으나 제대로 시행된 적은 없었다. 이런 보여주기 식  규제개혁은 그만해야 한다.

 

진정한 실천의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최저임금제도나 과거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도입한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같은 최고가격제도는 이제 역사의 유물이 되어야 한다.

 

원래 시장경제체제는 정부가 직접 시장의 가격 기구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서민의 주거생활안정을 기하고 과다한 아파트 분양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였다.

 

개입취지는 좋으나 나타나는 결과는 신규 아파트 가격과 기존 아파트 가격의 이원화 그리고 이로 인한 전매차익의 발생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부작용이 나타나 이를 제거하기 위해 또 다른 규제가 양산된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도 마찬가지다. 저소득 근로자의 생계를 보장한다는 취지는 좋으나 시행한 결과 고용의 축소, 자영업자의 경영위기 등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 이를 치유하기 위해 근로장려세제 도입 등 결국 정부의 재정투입이 불가피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지적할 점은 정부는 앞에서도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시장의 가격기구에 직접 개입하기 보다는 경제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득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최저임금제도는 폐지하고 소득불균형은 정부의 복지정책으로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는 경제활동이라는 운동장에서 선수로 뛰기보다는 심판으로서의 본분을 다하는 자세가 지금 이 시점에서 무엇보다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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