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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공익법인... ‘총수 2세 자금줄’ 손본다

임권택 기자 | 기사입력 2018/07/02 [09:18]

무늬만 공익법인... ‘총수 2세 자금줄’ 손본다

임권택 기자 | 입력 : 2018/07/02 [09:18]

보유 자산의 21%가 주식, 전체 공익법인의 4배에 육박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대기업 집단 소속 공익법인이 상증여세 감면을 받는 등 많은 혜택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본래 목적보다는 총수 2세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집단 A의 총수 2세가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甲 공익법인의 경우 계열사 간 합병으로 인해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지분을 공익법인 재산으로 매입했다.  

 

또 대기업집단 B의 총수가 이사장인 소속 乙 공익법인은 다수 계열사로부터 45억 원의 현금을 증여받아 다음달 계열사 C의 유상증자(52억 원)에 참여했다.  

 

계열사 C의 경우는 지난 5년 간 배당 내역이 없는 회사이다.  

 

▲공정위는 공인법인 실태 조사결과 총수의 자금줄 역할 등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사진=sbs cnbc)

  

대기업집단 D의 총수가 이사장인 소속 丙 공익법인은 계열사 E의 경영권 분쟁 당시 총수의 E의 지분 매입대금 제공을 위해 총수일가가 매각한 계열사 F의 지분을 매입해 주었다.

  

이후 E의 경영권 분쟁에서 총수 측이 실패하자 丙 공익법인은 F의 지분을 전량매각하고 해당 대금으로 워크아웃 진행 중인 계열사 G의 지분을 매입했다.

  

대기업집단 H의 총수는 사익편취규제 시행(2014년 2월) 이후총수일가 지분이 많으면서(2014년 기준 80.0%, 43.4%) 내부거래 비중도 높은(2014년 기준 45.7%, 24.7%) I와 J에 대한 본인 소유 지분 일부를 소속 丁 공익법인에 출연했다.

  

그 결과 I와 J에 대한 지배력은 유지하면서 총수일가 지분율을 29.9%로 감소시켜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서 벗어났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이 공익법인은 본래의 목적보다는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 경영권 승계 등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공정위는 밝혔다.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소속 ‘상증세법상 공익법인’ 165개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 따르면,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은 총수일가가 세제혜택을 받고 설립한 뒤 이사장 등의 직책에서 지배하고 있으며, 그룹 내 핵심·2세 출자회사의 지분을 집중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산구성 중 주식의 비중이 21.8%(계열사 주식은 16.2%)에 달하여 전체 공익법인 대비 4배에 이르나, 수익에 대한 기여도는 1.15%(계열사 주식은 1.06%)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총수일가 및 계열회사와의 주식·부동산·상품·용역 거래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현재 내부통제 및 시장감시 장치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이 설립취지와 다르게 세금부담 없이 총수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대, 경영권 승계, 부당지원·사익편취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국회에서도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 보유 계열사 주식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다. 

 

그러나 공익법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경우 기부문화 위축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 법인에 대한 경제력 집중 억제시책의 수립에 앞서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본 실태조사 및 분석을 실시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7년 9월1일 지정된 57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이하 “대기업집단“) 가운데 51개 집단이 165개 공익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공익법인 미보유 집단은 신세계, 한국투자금융, 대우건설, 한진중공업, 금호석유화학, 넥슨 등 6개사이다. 

 

총 공익법인 수는 171개이나, 2017년 신설 공익법인(3개) 및 결산서류 미공시 공익법인(3개) 등 2016년말 재무자료가 없는 공익법인 6개는 분석대상에서 제외했다. 

 

대기업집단 가운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28개) 소속 공익법인이 69.7%(115개)에 달하고 기타 집단(23개) 소속 공익법인은 30.3%(50개)이다. 

 

대기업집단을 총수 유무를 기준으로 구분하면, 총수있는 집단(44개) 소속 공익법인이 대부분(149개, 90.3%)이다. 

 

2016년말 기준 165개 공익법인의 평균 자산규모는 1천229억 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의 평균 자산규모(1,649억 원)는기타 집단 소속 공익법인(263억 원)은 물론 전체 공익법인(261억 원) 대비 6.3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증세법에 따른 결산서류 의무공시대상 공익법인(총자산가액 5억원 이상 또는 해당 사업연도 수입금액과 출연재산 합계가 3억원 이상인 공익법인)으로 2016년 기준 총 9천82개이다. 

 

상위 10대 집단 소속 공익법인(75개)의 평균 자산규모는 2천21억 원으로 나타났다. 

 

공익법인 설립 시 출연자는 계열회사→동일인→친족→비영리법인·임원 순으로 출연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만 출연하여 설립한 법인이 105개(63.6%)로 가장 많았고 설립 당시 주식이 출연된 경우(38개, 22.8%)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공익법인 설립 시 주식이 출연된 경우(38개 공익법인) 주식 출연자는 대부분 총수일가(30개, 78.9%)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계열회사가 주식을 출연한 공익법인은 4개(10.5%)에 불과했다.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에서 동일인‧친족‧계열사임원 등 특수관계인이 이사로 참여하는 경우가 83.6%(138개)에 달했다.

 

현직 임원만 포함된 것으로, 전직 임원이 이사로 참여하는 경우도 상당한 점을 고려할 때, 동일인의 영향력이 미치는 이사의 비중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특수관계인이 전체 공익법인 이사회 구성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19.2%(동일인 및 친족은 7.9%)이다. 

 

동일인‧친족‧계열사 임원 등 특수관계인이 공익법인의 대표자(이사장 또는 대표이사)인 경우가 59.4%(98개)에 달했다. 

 

특히, 동일인·친족 등 총수일가가 대표자인 경우도 41.2%(68개)에 달했다. 

 

공익법인은 2016년의 경우 총 수입의93.5%를 비용으로 지출했는데, 전체 공익법인의 지출 비중(98.1%)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사업내용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은 고유목적 사업을 위한 수입·지출이 전체 수입·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 수준에 불과하여 전체 공익법인(60% 수준)의 절반에 불과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에서 뚜렷이 나타났다.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의자산 구성에서계열사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나(16.2%)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1.06%)하여 수익에의 기여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공익법인(36개 집단 소속 66개) 중 2016년도에 계열사로부터 배당을 받은 공익법인은 35개(53%)이고 평균 배당금액은 14억1천만 원이었다. 

 

계열사주식 배당금액을 수익률로 환산해 보면, 보유계열사 주식의 평균 장부가액(538억 원) 대비 2.6%였다.

 

이러한 주식 배당금액이 공익법인의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5%,특히, 계열사 주식 배당금액의 경우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6%로 나타났다.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21.8%)은 전체 공익법인(5.5%)에 비하여 자산구성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4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고 보유 주식의 대부분(74.1%)이 계열사 주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165개) 가운데 66개(40%) 공익법인이 총 119개 계열사 주식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66개 공익법인은 대부분 총수있는 집단 소속(59개, 89.4%)으로서 총 108개 계열사 주식을 보유 중이었다. 

 

특히, 대표자가 총수일가인 경우가 많은 것(38개, 57.6%)으로 나타났다. 

 

반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공익법인(99개)은 대표자가 총수일가인 경우가 29개(29.3%)에 불과하였다.

 

공익법인들은 기업집단 내 계열사 가운데 상장회사, 자산규모 1조 원이상 대형 회사, 해당 기업집단의 대표회사, 총수2세가 주식을 보유한 계열사 등의 주식을 집중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익법인이 보유한 119개 계열사 중 상장사(63.9%) 및 자산규모 1조 원이상 대형 회사 비율(68.1%)이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계열사 평균적인 분포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익법인이 보유한 119개 계열사 중 57개사(47.9%)에 대해 공익법인 외에 총수 2세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4월 지정된 자산합계 5조 원 이상 민간 대기업집단 소속 계열사 1천274개사 중 총수 2세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164개사(12.9%)이다.

  

공익법인이 해당 집단의 대표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현상이 51개 기업집단 중 31개 집단(60.8%)에서 나타났다.

  

대표회사는 공시대상기업집단 기업집단현황 공시에서 기업집단의 대표로 지정된 회사로서 주로 당해 집단의 주력회사(예: 삼성전자), 지주회사(예: 롯데지주) 등이 담당한다.

 

공익법인이 주식을 보유한 119개 계열사 중 112개(94.1%)의 주식에 대해 상증세 면제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증세를 납부한 나머지 7개 계열사 주식은 모두 면세 한도를 초과하여 증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의 경우 롯데제과 주식을 롯데장학재단에 출연(지분율 6.8%→8.7%)했으며, 금호아시아나는케이지·케이아이 지분 각각 100%를 죽호학원에 출연, 케이에프·케이에이·케이알·케이오 지분 각각 100%를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 출연했다. 

 

공익법인은 보유 계열사 주식에 대해 의결권 행사 시 모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계열사 보유 주식의 경우에도 모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계열사 주식과 비계열사 주식 간 의결권 행사 비율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계열사 주식의 경우 1천507회 중 1천410회 행사(93.6%), 비계열사 주식의 경우 416회 중 316회 행사(76.0%)를 했다. 

 

또165개 공익법인 중 2016년도에 동일인 관련자와 자금거래, 주식 등 증권거래, 부동산 등 자산거래, 상품용역 거래 중 어느 하나라도 있는 공익법인은 100개(60.6%)로 나타났다. 

 

특히, 상품용역거래가 있는 공익법인은 92개(55.8%)였으며, 공익법인들의 동일인관련자와의 평균 상품용역거래 비중은 18.7%로 나타났다. 

 

내부거래는 대부분 계열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나, 동일인의 친족과 부동산거래 또는 상품용역거래를 한 경우도 발견되었다. 

 

이번 공정위가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의 운영실태를 종합적으로 살펴본 결과, 그간 사회공헌사업을 통해 공익증진에 기여해 왔으나, 총수일가의 지배력확대, 경영권 승계, 부당지원·사익편취 등에 이용될 가능성도 상당했다. 

 

총수일가가 세제혜택을 받고 설립한 뒤 이사장 등의 직책에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가운데, 보유 주식이 총수2세 출자 회사 등 기업집단에 대한 지배력과 관련된회사에 집중된 반면, 계열사 주식이 공익법인의 수익원으로서 기여하는 역할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공익법인이 총수일가 또는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하는 경우도 상당히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익법인과 동일인관련자 간 내부거래에 대한 통제장치는 미흡한 실정이다. 

 

현재 공익법인과 계열회사 간 대규모내부거래는 계열회사만 이사회의결 및 공시의무가 있고 공익법인은 이사회 의결 및 공시 의무가없으며 동일인・친족과의 거래는 양쪽 모두 공시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현행 상증세법상 공익법인 관련 공시 항목도 회계투명성 측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을 뿐 내부거래 등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집중 억제 측면과는 관련성이 적다. 

 

따라서,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이 공익증진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벗어나서 악용되지 않도록 제도개선 필요성이 있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공익법인은 사회공헌사업을 통해 공익 증진에 기여했지만, 총수 지배력 확대 등에 이용될 가능성도 상당하다"면서 "의결권 행사 제한에 따른 지배력 변화 효과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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