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접입가경’... 화폐전쟁으로 확대
미중 무역전쟁 ‘접입가경’... 화폐전쟁으로 확대
  • 임권택 기자
  • 승인 2018.06.2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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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간 무역전쟁이 통화전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 행정부가 주중에 중국 지분이 25% 이상이 넘는 기업은 미국 IT 기업을 인수할 수 없는 투자제한 소식 때문이다. 
 
이는 ‘중국제조 2025’를 무력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제조 2025'에 속하는 10개 업종에 속하는 미국 기업들에 투자하거나 이들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제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 미국은 '중국제조 2025'를 무력화 하기 위해 25% 투자제한을 들고 나왔다.(사진=sbs cnbc)
 
'중국제조 2025'는 중국이 2025년까지 이들 업종에서 세계적 선도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전략적 구상이다.
 
반면, 미국은 기술력 있는 기업을 인수하여 이를 토대로 외국 기업에 기술 이전을 강요하고 벌칙을 가하는 등 불공정 관행을 일삼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의 '차이나 머니'를 겨냥한 대대적 규제조치가 현실화한다면 양국의 경제관계에는 장기적으로 관세 보복을 훨씬 넘는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올해 1∼5월 중 중국의 인수·투자 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92%나 급감한 18억 달러였다.
 
중국의 대미 직접투자는 2016년 사상 최고인 460억 달러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정치적 여건의 변화로 인해 290억 달러로 급격히 위축된 상태다. 
 
중국은 24일 지준율 인하를 전격 발표했다.
 
대미 수출 급감 등으로 중국 실물 경제에 큰 충격을 사전에 흡수하기 위해서 120조 유동성을 확보한 것이다.
  
올해 들어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인하하는 것은 지난 1월과 4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인민은행은 공상은행 등 5대 국유상업은행, 주식제 상업은행, 우정은행, 도시 상업은행, 농촌 상업은행, 외국계 은행의 지준율을 7월5일부터 0.5%포인트씩 인하한다고 24일 밤에 밝혔다.
  
이로써 5대 국유상업은행을 비롯한 대형 은행의 지준율은 기존의 16%에서 15.5%로, 중소은행의 지준율은 기존의 14%에서 13.5%로 각각 하향 조정된다.
  
인민은행은 이번 지준율 추가 인하로 시중에 7천억 위안(약 119조7천억원)의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갈수록 미중 무역전쟁이 극대화 되면 미중은 물론 세계 가국에 큰 타격이 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은 대미 수입규모보다 수출규모가 월등히 크다는 점에서 보복 관세로 정면 대응하는 것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 국채매각, 위안화 절하, 대북 제재 완화 같은 수단도 동원할 수 있다고 미 CNBC 방송이 1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바 있다.
  
만일 화폐전쟁까지 확대된다면 미중은 물론 전 세계에 큰 타격이 올 것으로 전망된다.
  
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한 규모는 1천299억 달러로, 미국으로 수출한 규모인 5천55억 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따라서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미국과 맞붙는다면 직접적 무역 보복 효과가 빠르게 소진될 것이며,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이 거론되는 만큼 도덕적 우위는 미국 차지가 될 것이라고 LPL리서치는 진단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무역전쟁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다.
  
오안다의 애널리스트인 크레이그 얼람은 "중국이 무역전쟁을 원하지는 않지만, 무역전쟁에 연루되는 것을 무서워하지도 않는다"라면서 "이 때문에 무역전쟁이 언제 어떻게 끝날지 알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런 점에서 중국이 우선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를 상대로 관세 부과, 수입 제한 등 대응 조치를 내리면서도 또 다른 선택지를 검토할 수 있다고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인 알렉 필립스는 내다봤다. 
 
여기에는 애플·구글 보이콧, 위안화 절하, 미 국채매각, 대북 제재 완화를 통한 지정학적 판세 전환 등이 거론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중국이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는 보복관세 부과와 함께 비(非)무역 부문에서 다양한 대응 조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지난 24일 국제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세계 중앙은행들의 협력체인 국제결제은행(BIS)은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세계 경기의 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에 나섰다.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BIS 사무총장은 보호무역 조치의 증가가 세계 경제의 주요 취약요인 가운데 하나로, 성장을 저해하며 금융시장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도 미국발 무역전쟁이 전면화하면 경제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피터 후퍼 도이체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이미 취한 조치만으로도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0.1%포인트가량 하락하는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추산했다. 
 
또 2천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 부과, 유럽연합(EU)산 자동차에 20% 관세 부과 등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당초 예상했던 3%보다 0.3∼0.4%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신흥국들은 미 금리인상 가속화, 달러 강세, 유가상승 기조 하에서 최근 G2 무역갈등이 가시화 되면서 아시아 신흥국의 통화절하와 자본이탈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2일 국제금융센타에 따르면, 지난 4~5월 외국인의 신흥국 증권투자 유입이 순유출($126억)로 전환된 가운데 권역별로는 아시아에서의 유출폭(주식 $68억, 채권 $92억)이 최대를 기록했다. 
 
또 4월 이후 태국(-4.7%), 인도(-4.3%), 말레이시아(-3.4%), 대만(-3.2%)의 통화절하 압력이 확대됐다.
  
4월에는 경상적자와 물가불안, 외자의존도가 높은 취약국을 중심으로 환율불안이 나타났으나 최근에는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물가수준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신흥국에도 불안이 확산되는 조짐이라고 국제금융센타는 밝혔다.
  
국제금융센타는 당분간 미국과 여타국과의 경제상황 및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의 차별화가 지속되고 무역 분쟁도 격화할 가능성이 높아 대내외 취약국 이외에도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 25% 투자제한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 금융시장에도 곧바로 요동쳤다. 달러당 원화값 추이가 지난 4월3일 1,054.2에서 25일 현재 1,117.2로 하락했다.
  
 주요 미국 투자은행들은 글로벌 경제가 2020년부터 경기침체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되고 있으나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 될 경우 더 빨라질 공산이 크다. 
 
따라서 정부는 이에 대한 주도면밀한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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