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주파수 3.6조원 낙찰…삼성전자·화웨이 '장비시장' 격돌

황병우 기자 | 기사입력 2018/06/19 [11:10]

5G 주파수 3.6조원 낙찰…삼성전자·화웨이 '장비시장' 격돌

황병우 기자 | 입력 : 2018/06/19 [11:10]

격전지 3.5㎓ 대역서 막판 80㎒폭 선택…SKT·KT 최대 대역폭 확보, LG U+ 미래 주파수 확장성 가능

 

▲ 18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브리핑룸에서 류제명 전파정책국장이 5G 주파수 경매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최대 4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 이동통신 5G 주파수 경매가 3조원 중반대에 낙찰되면서 끝이 났다.

 

지난 이틀에 걸쳐 이동통신 3사 사이에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지만, LG유플러스가 명분보다 미래를 위한 실리를 선택하면서 비교적 조기에 마무리됐다.

 

이를 통해  차세대 이동통신 5G 주파수 경매에서 SK텔레콤과 KT가 나란히 최대 대역폭을 확보하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주파수 경매 2일차인 18일, LG유플러스를 포함한 3사의 총 낙찰가는 시작가보다 3423억원 늘어난 3조6183억원에 종료됐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대로 4조원을 밑돌은 가격에서 경매가 끝난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경매에는 3.5㎓ 대역 280㎒폭과 28㎓ 대역 2400㎒ 폭이 매물로 나왔는데 접전지는 3.5㎓ 대역이었다. 3.5㎓ 대역은 28㎓보다 전파의 휘어지는 성질이 강하고 도달 범위가 넓어 전국망 구축에 유리하다. 

 

▲ LG유플러스는 5G통신 1단계 경매에서 실리에 따라 일부 양보를 했지만, 미래를 위한 전략적 선택을 했다는 평이다. (사진=파이낸셜신문 자료)

 

> LG유플러스, 미래를 위해 실리 선택

 

경매는 주파수 대역폭(블록 개수)을 정하는 1단계와 위치를 정하는 2단계로 진행됐다.

 

1단계 경매는 공급과 수요가 맞을 때까지 이어지는데, 경매 첫날 3사는 3.5㎓ 대역에서 6라운드까지 공급폭(280㎒폭)을 맞추지 못했다. SK텔레콤과 KT가 시작부터 100㎒폭을 포기하지 않고 고수했다.

 

결국 LG유플러스가 이날 80㎒폭으로 물러나며 경매를 마무리했다. 블록당 가격이 948억원에서 968억원으로 20억원 오르자 더 이상의 가격 상승은 부담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통신시장 상황을 고려해 무리한 주파수 확보 경쟁보다는 실리주의를 택했다"면서, "해당 대역은 추후 100㎒로 확대할 수 있어서 결과적으로 미래 주파수 확보 차원에서도 전략적인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최소 대역폭 확보는 처음부터 예상됐던 결과였다. 매출과 이익 규모 모두 3사 중 가장 작은 데다 가입자당 주파수 보유량은 가장 많아 무리하게 주파수를 확보하지 않을 것이라 내다보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첫날 경매에서 예상과 달리 90㎒폭을 고수했던 데는 20㎒폭 격차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0㎒ 폭은 속도로 치면 500Mbps 가까운 차이가 난다.

 

그러나 라운드를 거듭하며 가격이 오르자 결국 물러서기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2단계 위치 경매에서 LG유플러스는 확장성이 좋은 왼쪽(3.42∼3.5㎓) 대역을 낙찰받으며 미래를 기약할 수 있게 됐다.

 

▲ KT 광화문 사옥 (사진=황병우 기자) 

 

> 이동통신 3사, 5G 경매 결과 만족해

 

이어 실시한 2단계 위치 경매에서는 LG유플러스 3.42∼3.5㎓, KT 3.5∼3.6㎓, SK텔레콤 3.6∼3.7㎓ 대역을 가져갔다. LG유플러스는 351억원, SK텔레콤은 2505억원에 해당 위치를 확보했고, KT는 0원에 중간 대역을 손에 넣었다.

 

3.5㎓와 함께 매물로 나온 28㎓ 대역(총 2400㎒폭)은 3사가 똑같이 800㎒폭씩 나눠 가졌다. 28㎓ 대역은 경매 첫날인 15일 1라운드에서 최저경쟁가인 블록(100㎒폭)당 259억원, 총 6천216억원에 낙찰됐다.

 

2단계 낙찰가는 총 7억원이다. KT가 6억원에 26.5∼27.3㎓ 대역을 가져갔고, LG유플러스는 0원에 27.3∼28.1㎓, SK텔레콤은 1억원에 28.1∼28.9㎓ 대역을 차지했다.

 

3사별로 보면 SK텔레콤과 KT가 두 대역을 합해 각각 900㎒폭씩 가져갔고, LG유플러스는 880㎒폭을 확보했다. 1단계와 2단계를 합한 총 낙찰가는 SK텔레콤 1조4258억원, KT 1조1758억원, LG유플러스 1조167억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류제명 전파정책국장은 "입찰 유예가 있었고, 최종적으로 금액선택입찰로 경매가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금액선택입찰은 이통사가 희망 대역폭을 줄이는 조건으로 정부 제시가보다 금액을 낮춰 입찰하는 것을 말한다. LG유플러스가 막판 대역폭을 낮추며 금액선택입찰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3사는 경매 결과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SK텔레콤은 "핵심인 3.5㎓ 대역에서 최대 총량과 함께 주파수 확장이 용이한 C대역을 확보해 세계 최초 5G 상용화 선도의 초석을 마련했다"며 "가장 빠른 속도의 5G 서비스를 가장 많은 가입자들에게 가장 안정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는 "경매 결과에 만족하며 시장 원리에 따른 합리적 경매였다"며 "확보한 대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될 5G 주파수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빠르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LG유플러스는 "국내 통신시장 상황을 고려해 단순히 주파수량이나 속도경쟁 중심의 마케팅을 지양하고, 할당받은 5G 주파수를 최대한 활용, 선도적으로 장비를 구축해 차별화된 서비스 발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SKT는 이번 5G주파수 경매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SKT 직원들이 기지국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SKT)

 

> 5G 이동통신 장비 경쟁 본격 점화, 화웨이 채택 여부는?

 

국내 이동통신 5G 주파수 경매가 마무리되면서, 5G 통신장비 업체들 간의 장비 공급을 둘러싸고 불꽃튀는 치열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통신장비 시장은 시장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LG와 손잡은 스웨덴 에릭슨과 핀란드 노키아도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통신시장에서 가성비를 앞세워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중국 화웨이가 5G 이동통신 경매가 마무리된 국내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 삼성전자와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19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5G 주파수 경매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5G 통신장비 선정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통3사는 이미 LTE 구축에 20조원을 투자한 바 있어, 5G는 최소 20조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전망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중국 화웨이 장비의 채택 여부다.

 

화웨이 장비는 3.5㎓ 대역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가격도 다른 글로벌 업체들보다 30%가량 저렴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화웨이 장비를 쓰면 중국산 장비 채택에 대한 비난 여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LG유플러스가 2013년 국내 최초로 화웨이의 LTE 통신장비를 도입하자 미국과 국내에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던 전례가 있다.

 

세계 최초 상용화를 두고 해외 통신사와 경쟁하는 시점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다면 과거보다 더 큰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 올해 MWC2018에 마련된 화웨이의 부스 (사진=연합)

 

> 우려되는 통신보안 & 국내 업체 상생

 

보안 우려도 무시하기 어렵다. 2012년 미국에서 화웨이의 장비가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의회 보고서가 나오면서 화웨이는 사실상 미국 통신장비 시장에서 배제된 상태다.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장비 도입 당시 미군 기지 근방에서는 중국산 장비로 구축한 기지국을 설치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고 화웨이 장비 도입을 추진했다.

 

SK텔레콤과 KT도 이를 추진하려했지만, 정부의 보안상 우려를 전달받고 화웨이 장비 기지국 도입을 철회했다.

 

최근에는 호주 정보기구가 화웨이의 장비가 스파이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로 화웨이의 입찰참가에 반대했다면서 향후 수주내 이뤄질 5G 입찰에서 화웨이가 배제될 수 있다고 프랑스 라디오 방송에서 보도하기도 했다.

 

화웨이의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관계 역시 국내 이통사로서는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미 3사 모두 화웨이 장비를 일부 채택해 쓰고 있지만, 세계 최초를 두고 경쟁 중인 5G에서 중국산 장비를 전면에 내세우기는 어렵다"며 "국내 업체와 상생도 무시 못 할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가성비를 앞세운 화웨이 5G 장비를 통신 3사가 앞다퉈 채택할 경우 국내 통신 장비시장을 독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화웨이는 상생을 하자면서 2013년 LG유플러스를 통해 국내에 들어왔지만, 국내 업체에 단 한번도 하청을 준 일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통 3사는 일단 정부의 계획에 맞춰 내년 3월 세계 최초로 5G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목표다.

 

변수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5G 단말 출시 시기다. 칩세트 등 핵심 부품 개발 속도를 고려하면 5G 스마트폰은 내년 1분기에나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망 구축보다는 단말 출시 시점이 중요하다"며 "스마트폰 출시가 지연될 경우 B2C(소비자) 서비스보다는 다른 형태의 단말을 이용한 B2B(기업용) 서비스가 첫 상용화 대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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