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져 가는 코스피 3000…대외악재 곳곳 산재

황병우 기자 | 기사입력 2018/06/18 [17:42]

멀어져 가는 코스피 3000…대외악재 곳곳 산재

황병우 기자 | 입력 : 2018/06/18 [17:42]

대외 악재 영향 이유로 증권사 연달아 전망치 하향…"2분기 실적 발표 뒤 상승 시동"

 

▲ 올해 초 코스피 3000선을 전망했던 증권사들이 최근 대외 악재를 이유로 코스피 전망치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거래소 전광판 모습 (사진=파이낸셜신문자료)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지난 주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코스피3000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했으나, 최근 증권사들이 눈높이를 일제히 낮추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금리 인상, 미중 무역갈등, 신흥국 위기 등 대외 악재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지수 상승을 쉽사리 예단하기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꿈의 코스피 3000 도달이 '일장춘몽'에 그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내비치기도 한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올해 2분기 실적을 확인한 뒤 다시 지수가 오르기 시작해 최고치 도전에는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증권사들 장미빛 전망에서 먹구름 전망으로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3000 시대’를 전망했던 증권사들이 최근 들어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코스피 예상 범위(밴드)를 2400~3200으로 한동안 유지했지만 최근 들어 하반기 증시 전망 밴드 상단을 2930으로 내렸다. 

 

삼성증권도 2400∼3100인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를 조만간 재조정해 상단을 3000 이하로 낮출 방침이다. 

 

이들 증권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업계에서는 다소 우회적으로 "코스피 3000은 어렵다"는 의견으로 해석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올해 초 코스피 전망 최고치로 2919로 제시하면서 여건에 따라 3000도 돌파할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지만, 그나마 최근엔 목표치를 2887로 하향 조정했다.

 

대신증권은 이미 지난 4월 2500∼3000이던 기존 전망치를 2350∼2750으로 내려 잡았다.

 

이밖에 NH투자증권(2850→2750), 메리츠종금증권(2900→2800), 하나금융투자(2900→2850, 하이투자증권(2830→2750) 등 주요 증권사 거의 전부가 코스피 밴드 상단을 하향 조정했다.

 

그나마 신한금융투자 정도가 올해 밴드 상단을 2800으로 유지하고 있다. 대신, 올해 하반기 밴드 하단을 2250에서 2350으로 올려잡았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신임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

 

> 미국 금리인상·무역분쟁 등 대외 악재로 빗나간 예측

 

연초 증권사들은 대부분 올해 증시가 상반기는 우호적이고 하반기에는 불안한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런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돈줄을 조이고 있기 때문이다.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인한 미중 무역 갈등은 자칫 한국을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신세로 전락시킬 가능성마저 내비치고 있다. 이탈리아 위기 역시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여건) 방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나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와 미중 통상마찰 등 외적 문제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기업의 이익 전망은 괜찮은데 대외 변수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심해 추세 상승에 대한 신뢰가 약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상장사의 이익 기대치가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반도체는 40%대의 탄탄한 수출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나 자동차 등 나머지 주요 수출 품목은 여전히 어렵고 조선이나 중화학 공업은 회복세가 예상에 못 미친다"고 분석했다.

 

박형중 대신증권 마켓전략실장은 "전반적인 경기 여건이 둔화하고 기업 이익 증가세도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여기에 글로벌 무역분쟁과 미국 금리 인상 등 이슈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도 약해져 하반기 증시 상승여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12일 싱가포르의 센토사섬에서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고 지난 1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 평양 조선중앙통신)

 

> "3∼4분기에 전고점 돌파 시도할 듯"

 

그러나 하반기 증시를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우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당장은 신흥국 자금 이탈 우려를 낳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호조세를 확인해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이후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역시 근본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호조'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코스피 3000이라는 상징적 지표는 달성하기 힘들지 몰라도 증시 전망 자체를 비관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고 정리했다.

 

관건은 2분기 국내 주요기업들의 실적 발표 시즌이다. 이때 국내 경기의 펀더멘탈이 어느 정도 확인되면 지수가 바닥을 다진 뒤 상승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 반도체를 제외한 자동차 및 다른 분야의 수출이 부진한 만큼 실적이 얼마나 개선되는지에 따라 코스피 3000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평택항에서 기아차의 수출차량이 선적을 기다리는 모습. (사진=산업통상자원부)

 

홍춘욱 팀장도 "연준은 하반기에 금리를 두 차례 더 올려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경기 전망이 밝다고 본 것"이라며 "미국의 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달러화 강세는 한국 수출의 강한 선행변수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 이익을 고려하면 한국 주식은 여전히 싸다"면서 "코스피는 6월 말을 전후로 바닥을 찍고 7월 들어 2분기 실적이 발표되기 시작하면 다시 올라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팀장은 “3분기 말∼4분기 초에 코스피가 전고점에 다시 도전할 것으로 본다”고 전제하면서 “북한 관련 이슈도 북미정상회담 이후 합의 수준을 높여간다면 지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박형중 실장은 "선진국의 통화 긴축 속도가 생각보다 강해 신흥국 증시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며 "달러화 강세와 중국 경기의 둔화, 무역분쟁 이슈 등으로 하반기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실장은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기에는 내년까지 낙관할 만한 요소가 많지 않다"면서 "7월 말∼8월을 전후로 지수가 오르면 주식을 정리하고 안전자산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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